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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질량·전류·온도·물질량 정의 한층 더 명확해진다

2019년 05월 19일 13:34
이미지 확대하기7가지 기본단위와 관련 상수를 도식화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7가지 기본단위와 관련 상수를 도식화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20일 0시부터 국제단위계(SI)의 7개 기본단위 중 4개 단위의 바뀐 정의가 공식 시행됐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19일 한국도 ‘국가표준기본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이 20일 공포·시행되면서 이를 따르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프랑스 베르사유에서 열린 제26차 국제도량형총회(CGPM)에서 질량의 단위인 킬로그램(㎏), 전류의 단위인 암페어(A), 온도의 단위인 켈빈(K), 물질량의 단위인 몰(mol)의 재정의가 의결, 20일을 기해 이를 본격적으로 따르는 것이다. 한꺼번에 4개 단위의 정의가 바뀌는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이번 재정의로 앞서 재정의됐던 시간(s, 초)과 길이(m, 미터), 광도(cd, 칸델라)를 포함한 7개 기본단위 모두가 불변의 속성을 갖게 됐다.

 

기본단위는 다른 단위의 기준이 되는 중요한 기준이다. 처음 기본단위를 만들 때는 ‘국제미터원기’와 ‘국제킬로그램원기’처럼 단위의 기준이 되는 물질(원기)을 직접 만들었다. 하지만 물질이 변하면서 단위 기준도 흔들리는 문제가 생겼다. 킬로그램원기는 화학 반응으로 인해 질량이 100년 사이 0.05mg 변했다. 머리카락 한 가닥만큼 변한 것이지만 정밀 측정 기술이 발달할수록 이 오차가 문제가 됐다.

 

측정 과학계는 단위를 변하게 하지 않기 위해 변하지 않는 상수인 기본상수를 활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1983년 상수인 빛의 속력을 활용해 길이가 재정의됐다. 이번에 바뀌는 기본단위도 길이처럼 상수를 활용한다. 질량은 양자역학에 등장하는 ‘플랑크 상수’를 이용한다. 

 

전류도 실험으로 얻은 전하의 전하량인 ‘기본전하’ 값을 이용한다. 온도는 몰이 고체와 액체, 기체로 모두 존재하는 온도인 ‘삼중점’을 기준으로 정의했으나 이번에 ‘볼츠만 상수’로 대체된다. 물질량도 ‘아보가드로 상수’를 이용한 정의로 변경된다.


이번 기본단위 재정의에 따라 가장 오래된 정의를 쓰는 단위는 시간의 단위인 '초'로 바뀌게 됐다. 시간 기본단위는 1967년에 '세슘-133 원자의 초미세 전이를 이용한 시간 단위'를 정의로 채택했다. 오래된 단위는 길이를 나타내는 '미터'로 1983년 '진공에서의 빛 속력'을 이용해 재정의했다.

 

길이(m)·전류(A)·광도(cd·칸델라)의 정의에 영향을 미치던 초는 이번 단위 재정의로 그 중요성이 더 커졌다. 물질량 몰을 제외한 나머지 5개 단위 정의에 초가 필수적으로 들어가게 됐기 때문이다. 기본단위 재정의는 과학기술과 산업의 근간이 되는 단위가 시간이 흐르며 나타나는 미세한 오차를 막기 위한 과정이다. 

 

그러나 기존 단위의 값과 거의 일치하도록 바꿨기 때문에 단위가 바뀐다고 일상생활이 바뀔 일은 없을 전망이다. 다만 바이오나 전자 소자 등 미세한 측정이 필요한 과학계와 산업계에는 영향이 있을 수 있다. 박연규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물리표준본부장은 “앞으로는 굉장히 작은 질량도 상수를 활용해 지금보다 100배 이상 정확히 구현되기 때문에 정밀산업의 정확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계와 산업계도 바로 차이를 느낄 순 없다. 원기가 상수로 바뀌는 것일 뿐 표준 기술은 그대로기 때문이다. 질량의 경우 원기를 기반으로 작은 무게추를 만들어 산업계에 보급해 표준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이 시스템이 바로 바뀌지는 않는 것이다. 다만 미래에는 상수를 바로 표준으로 활용할 전망이다. 박 본부장은 “미래에 기술이 발달하면 상수를 바로 활용해 어디에서나 표준을 구현하는 혁신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기본단위 재정의는 미래 과학기술과 산업을 한 단계 앞당길 중요한 변화라는 평이다. 기술표준원은 국제기본단위의 재정의가 법제화됨에 따라 과학기술계와 첨단 산업계의 측정 정밀도가 한층 더 정교해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박상열 표준연 원장은 “과학기술이 빠른 속도로 바뀌는데 구태의연한 표준을 유지하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며 “이번 재정의는 단위가 오히려 첨단기술을 선도하는, 철학을 바꾸는 환골탈태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미지 확대하기변하는 표준단위와 재정의 내용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변하는 표준단위와 재정의 내용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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