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그 스승의 그 제자' 케미로 똘똘 뭉친 수학계 '특별한'사제지간

2019.05.15 08:48

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스승과 제자가 뛰어난 '케미'를 보인 사례가 주목을 받고 있다. 수학계에선 유독 사제간의 돈독한 관계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한경택 미국 펜실베이니어주립대 수학과 명예교수(왼쪽)와 김강태 포스텍 수학과 교수. 수학동아 제공
한경택 미국 펜실베이니어주립대 수학과 명예교수(왼쪽)와 김강태 포스텍 수학과 교수. 수학동아 제공

수학계에선 한경택 미국 펜실베이니어주립대 수학과 명예교수와 김강태 포스텍 수학과 교수를 그런 대표적 사례로 꼽는다. 두 사람은 1978년 서울대 방문 교수와 학부생으로 인연을 맺었다. 지금까지 40년을 훌쩍 넘긴 인연답게, 서로가 ‘가족 같은 관계’라고 소개했다. 김 교수는 스승인 한 교수를 ‘떠올리는 것만으로 마음이 벅찬, 아버지 같은 분'이라고 말한다. 한 교수 역시 제자인 김 교수를 ‘자랑스러운 큰아들 같은 제자’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미국에 방문할 기회만 있으면 한 교수를 찾아 안부를 묻고, 한 교수는 내일 한국으로 떠나야하는 김 교수의 손에 과일 한 박스라도 들려서 보낸다. 그야말로 아버지와 아들 같은 깊은 정이 느껴지는 관계다.


김 교수는 “수학에도 사대주의가 뿌리 깊다”며 “학생들은 존경하는 수학자가 누구냐고 물으면 외국인 이름만 말하는데, 존경할 만한 한국인 수학자도 많이 있다”고 말했다. 그중 한 사람이 스승 한 교수다. 한 교수 역시 “김강태 군이 초석이 돼 한국 수학이 더 발전하고 수학자를 꿈꾸는 한국 학생들이 더 많아진다면 더 바랄 게 없다”고 했다.

 

'여성 수학자 짝꿍' 이혜숙 교수와 최영주 교수

 

이혜숙 이화여대 수학과 명예교수와 최영주 포스텍 수학과 교수
이혜숙 이화여대 수학과 명예교수(왼쪽)와 최영주 포스텍 수학과 교수. 수학동아 제공

1970년대 말에도 여성이 수학을 공부하는 일은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교수가 되거나 다른 경력을 쌓기에는 여전히 환경이 척박했다. 이혜숙 이화여대 수학과 명예교수는 이런 환경에서 제자들과 후배들이 막히지 않고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활동했다. 여성 수학자들을 모아 이화여대에서 최초로 한국 여성 수학자 학술대회를 개최하는가 하면 경력 단절 여성 수학자를 지원하고 여성 과학자들이 활동할 수 있는 길을 개척했다. 


제자인 최영주 포스텍 수학과 교수는 이런 스승의 희생으로 혜택을 봤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교수는 오히려 최 교수가 세계적인 석학과 협업하고 프로젝트를 선두에서 이끄는 점이나 여성 수학자 최초로 대한수학회 학술상을 받은 점을 들며 수학계에 입문하는 젊은 여성 수학도에게 역할 모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스승에 대해 “항상 가까이 계시고 어떤 주제라도 함께 의논할 수 있는 분”이라며 “선생님이 쉬지 않고 끊임없이 후배들과 제자들을 위해 활동하시니 게으름을 피울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최 교수는 연구현장에서 도전적인 과제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는 수학자"라며 "서로 좋은 의논 상대이자 조력자"라고 밝혔다. 


최 교수는 국제학술대회 조직과 국제학회 기조강연자, 국제학술지 편집위원 등 해외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최 교수가 먼저 도움될 만한 정보를 얻으면 먼저 이 교수에게 말해 주기도 하고 역으로 이 교수가 되묻기도 한다. 이 교수는 "최 교수는 청출어람한 '존경하는 제자'이자 언제나 현장의 연구 주제를 논의할 수 있는 수학자"라고 평가했다. 

 

'선후배이자 사제지간' 

한 해 마지막 날 등산을 함께 한 구교석 대구광역시교육청 장학사(왼쪽)와 박원택 대구 심인고 교사(오른쪽). 수학동아 제공
한 해 마지막 날 등산을 함께 한 구교석 대구광역시교육청 장학사(왼쪽)와 박원택 대구 심인고 교사(오른쪽). 수학동아 제공

구교석 대구광역시교육청 중등교육과 장학사와 박원택 대구 심인고 수학 교사는 스승과 제자 사이라고 하기에는 좀더 더 특별하다. 박원택 교사가 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구교석 장학사는 담임이었고 두 사람은 같은 대학에서 공부한 선후배 사이이기도 하다.

 

어릴 때부터 선생님이 꿈이었다는 박 교사는 담임 선생님이던 구 장학사를 보며 ‘저런 선생님이 돼야겠다’고 생각했다. 수학 선생님을 꿈꾸는 박 교사를 위해 구 장학사는 따로 학습능력에 맞는 문제들을 찾아서 풀게 하고 수업 시간 외에도 수학을 가르쳤다.  박 교사는 “어려운 문제가 정말 많아서 ‘설마 선생님도 이건 못 푸시겠지?’ 생각하고 질문하러 가면 한 번도 막힘없이 다 가르쳐 주시곤 했다”며 "자신이 자만하지 않게 이끌어 준 구 장학사에게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학에 입학한 뒤에도 구 장학사와의 연을 이어나갔다. 당시 대학원에 구 장학사가 다니고 있어서 강의가 끝나면 종종 식사를 함께 한 덕분이다.  구 장학사는 "제자가 교사가 된 뒤로도 계속 노력하고 시도하는 모습을 보면 흐뭇하다”며 “초심을 잃지 않고 시대의 흐름을 잘 읽고 부단히 연구하여 두 세대를 연결하는 훌륭한 교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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