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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천 서울대 교수 복제견 연구를 둘러싼 미해결 논란들

2019년 05월 11일 09:00
이미지 확대하기김우식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 장관(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22일 서울대 수의대를 방문해 이장무 서울대 총장(오른쪽)과 이병천 교수(왼쪽에서 두 번째)의 안내로 복제개 스너피(검정 개)와 보나를 살펴보고 있다. 박영대 동아일보 기자
김우식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 장관(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서울대 수의대를 방문해 이장무 서울대 총장(오른쪽)과 이병천 교수(왼쪽에서 두 번째)의 안내로 복제개 스너피(검정 개)와 보나를 살펴보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이병천 서울대 수의대 교수가 동물 복제 연구 과정에서 실험에 사용해서는 안 되는 동물을 실험에 동원하고 이 과정에서 동물실험에 관한 연구 윤리를 위반했다는 주장이 4월 중순 제기된 가운데, 서울대 동물실험윤리위원회가 주축이 된 ‘복제견 동물실험 조사특별위원회’가 9일 최종 보고서를 통해 “동물 학대 사실을 직접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정황상 합리적 의심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사로도 의혹이 해소되지는 않은 상황이다. 주요 쟁점과, 남은 의혹을 짚어봤다.


1. 연구 과정에 학대 있었나


지난달 15일, KBS 보도를 통해 지난해 11월 찍힌 복제견 ‘메이’의 심하게 마르고 허약해진 모습이 공개되며, 이 교수팀이 연구 과정에서 실험동물을을 학대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다. 메이는 2018년 3월 서울대로 온 뒤 2018년 10월부터 체중감소가 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조사특위는 ‘합리적 의심’이 가능하다고 결론 내렸다. 메이가 체중이 감소하고 외관이 수척해지는 등 증상을 보였을 때 동물병원을 통해 입원치료하는 등 적극적 치료를 했어야 하나, 실제로는 사료를 교체하고 가끔 체중을 측정하는 등 관리를 소극적으로 했다는 것이다.

 

또 복제견 관리를 사육관리사의 보고에만 의존했을 뿐 연구책임자나 수의사의 개입이 적절히 이뤄지지 않았음도 확인했다. 해당 사육관리사는 다른 동물에 대해 24시간 먹이를 주지 않거나 동물을 폭행하는 등 가혹행위를 했다는 사실이 연구관계자 증언과 CCTV 영상을 통해 확인돼 이병천 교수에 의해 고발된 상태다. 조사특위는 “정황상 해당 동물(메이)을 사육하는 중 사료와 물을 주지 않는 행위가 있었다고 추정하는 것은 합리적 의심”이라며 “의도성 여부와 별도로 연구자에 책임 소재가 있다”고 결론 맺었다.


다만 조사특위는 메이의 사체를 조사위원 입회 하에 재부검했지만, 몸에 물리적 학대를 보여주는 흔적도 없었다고 밝혔다. 또 실험실 방문 및 면담, 실험노트 등 각종 기록을 조사한 결과에서 먹이 제공을 제한하는 등의 학대 실험방법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메이는 형질전환 복제견의 대조군으로 훈련과 자질 평가 등을 이용한 행동 분석,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등을 수행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조사특위는 “운동도 3분 운동과 3분 휴식을 6차례씩 반복해 총 7~8km를 달리는 수준으로, 통상적인 동물 운동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정액 채취 역시 기록상 단 두 번 이뤄져 몸에 무리를 주는 수준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문헌 상의 기록만을 점검한 것으로, 만약 실제 실험이 기록과 다르게 이뤄졌을 경우 학대가 있었을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2. 동물보호법 위반


동물보호 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가 지난달 22일 이 교수를 서울 중앙지검에 고발한 것은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 때문이었다. 법에 따르면 애초에 실험동물로 쓸 수 없는 동물이 정해져 있는데, 메이는 그 동물에 해당되므로 법을 위반했다는 뜻이다. 


동물보호법 24조(동물실험의 금지 등)에 따르면, 유실·유기동물과 장애인복지법 제40조에 따른 장애인 보조견 등 국가를 위해 사역하고 있거나 사역한 동물은 동물실험을 해서는 안 된다. 동물보호 단체들은 “메이는 농립축산검역본부 인천공학 지역지부에서 5년 이상 농축산물을 검역해 왔기에 국가를 위한 사역을 한 동물로 동물실험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대해 서울대 조사특위는 유보적 입장을 밝혔다. 조사특위는 “동물보호법에 사역동물의 실험을 금지하는 조항이 있지만, 같은 법 시행규칙 제23조에 따르면 동물실험윤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면 사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조사특위는 또 메이가 검역탐지견 ‘예비견’이므로 동물보호법이 정하는 ‘사역견’으로 볼 지 여부에 대해서는 농림축산식품부의 유권해석이 필요한 일이라고 못 박았다.

 

이미지 확대하기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역대 최고의 검역탐지견으로 인정 받는 ‘데니’의 복제견들. 2012년 1월 태어난 이들은 9개월 간 훈련을 거쳐 검역 탐지견으로 투입됐다. 동아일보DB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역대 최고의 검역탐지견으로 인정 받는 ‘데니’의 복제견들. 2012년 1월 태어난 이들은 9개월 간 훈련을 거쳐 검역 탐지견으로 투입됐다. 동아일보DB

3. 실험 기록의 진실성은 믿을 수 있는가

 

조사특위는 연구팀의 실험계획서가 변경 사항에 대한 승인을 누락하는 등 절차를 제대로 준수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 이 교수팀은 실험 과정 중 사육장소를 변경하는 등 구체적 내용을 일부 바꿨지만, 이에 대해 변경 승인을 받지 않았다. 이와 함께 수의학적 관리가 철저하지 못한 점 등에 대해 본부 연구운영위원회에 검토 및 처분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실험 절차에 일부 누락 또는 오류가 있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도 문제다. 하지만 전반적인 연구의 신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이번 조사특위 활동 과정에서 주요한 조사가 기록을 통해 이뤄졌는데, 만약 구체적 실험 절차가 바뀌었을 경우 그 과정에 학대가 있었는지 여부를 정확히 평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조사특위는 연구팀 및 연구관계자 면담 등을 통해 이런 가능성을 함께 조사했고, 실제로 사육관리사의 다른 동물에 대한 가혹행위를 일부 확인했다.

 

4.  그밖의 의문들 - 복제견 연구를 둘러싼 논란


일각에서는 이번 논란으로 이 교수의 복제견 연구 자체의 진실성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나타내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 논란은 검역탐지견으로 활약하다 은퇴한 복제견을 추후 실험에 이용한 사실이 법적으로 적절했는지 여부와, 해당 실험 과정이 학대 없이 동물 복지 원칙에 맞게 이뤄졌는지 여부가 핵심이다. 


서울대 수의대의 한 교수는 “수많은 연구자와 함께 수행한 이 교수의 복제견 연구 자체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수의학계 및 서울대 내부의 분위기”라며 “다만 절차 상의 크고 작은 문제들은 이번 기회에 부각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병천 교수에게 개와 관련한 굵직한 연구사업이 집중되는 데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지난 수년간 진행돼 온 개 복제 관련 연구를 둘러싸고 동물단체 등의 문제 제기가 잇따르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음에도 굵직한 과제가 이 교수에게 몰린다는 비판이다.


동물권 운동단체인 ‘카라’는 8일 전북 전주시 농촌진흥청 앞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2018년, 농촌진흥청은 개들을 실험동물로 이용하거나 불필요한 증식 기술을 연구하는 사업 등을 포함한 ‘반려동물산업 활성화 핵심기반기술 개발사업’에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연간 43억의 예산을 투입한다고 발표했는데 연구단장이 이병천 교수”라며 “이 교수는 2013~2017년, 정부의 특수목적견 복제사업의 일환으로 열악한 개농장의 개를 난자를 채취하는 용도나 대리모견 용으로 쓰는 등 부도덕한 방법으로 61마리의 복제견을 탄생시킨 정황이 있는 연구자다. 61마리 복제견의 안위는 정보공개청구에도 밝히지 않고 있는데, 정부는 220억 원에 달하는 국민 혈세를 다시 자격없는 연구자에게 지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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