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나무, 빨리 크고 빨리 죽는다는데…

2019.05.09 17:40
′제74회 식목일 기념 나무심기 행사′에 참가한 한 어린이가 마스크를 쓰고 나무를 심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제74회 식목일 기념 나무심기 행사'에 참가한 한 어린이가 마스크를 쓰고 나무를 심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도시에서 자라는 나무가 시골에서 자라는 나무보다 빨리 크고 빨리 죽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기후변화와 대기질 같은 환경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지자체와 정부가 앞다투어 나무심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공원과 녹지에 심어질 나무에 대한 전략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루시 후티라 미국 보스턴대 지구환경과 교수 연구팀은 도심의 나무가 시골의 나무보다 빨리 성장하고 빨리 폐사한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플로스원 8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성장 지역에 따른 나무 생장과 폐사 간의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미국 보스턴의 나무와 인근 시골 나무를 비교했다. 도시 내 다양한 생육환경을 고려해 여러가지 상황에 따른 나무의 성장과 죽음 , 재식 비율을 살폈다. 그런 다음 관련 비율을 시골 지역의 나무와 비교했다.


연구팀은 도시 지역인 보스턴에서 자란 나무가 근처 매사추세츠 시골에서 자란 나무보다 평균적으로 4배 이상 빨리 자란다는 것을 확인했다. 빨리 자라는 것뿐 아니라 나무 평균 폐사율도 도시의 나무가 시골의 나무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지난 2017년 독일 뮌헨기술대 연구팀도 같은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내놓았다. 대도시에 있는 나무들이 주변 시골에 있는 나무들보다 평균 25% 크게 자란다는 것이다. 

 

도심에 나무를 심는 것은 대기질 개선의 해결책으로 꼽힌다. 나무는 광합성, 증산작용, 토양 내 미생물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오염물질을 제거한다. 잎에 흡수된 오염물질은 식물의 대사산물로 이용돼 일부는 제거되고 일부는 뿌리로 이동해 토양미생물의 영양원으로 쓰인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나무 3000만 그루를 도심에 심을 경우 노후 경유차 6만4000대가 1년간 내뿜는 먼지를 줄일 수 있다. 


국내에서도 도심에 나무를 심는 다양한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3월 26일 서울시는 ‘2022-3000 아낌없이 주는 나무 심기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올해 500만그루를 시작으로 4년간 총 4800억원을 투입해 2022년까지 1500만그루의 나무를 심는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또 지난 2015년 ‘2030 서울시 공원녹지기본계획’을 통해 2030년까지 총 786만8926제곱미터(㎡)의 신규공원과 총 242만6422제곱미터(㎡)의 신규녹지를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현재의 도시 녹지화 계획이 단순히 나무 심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추가적인 전략적 관리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후티라 교수는 “도심 지역에서 여러 녹지화 계획들이 진행되고 있다”며 “도심 지역의 특이한 생태 환경을 고려한 녹지계획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도심 지역에 심은 나무들의 건강을 항상 체크해 심은 나무들을 유지시키는 추가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추가적인 관리 방안은 커녕 도심 녹지가 점점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도시계획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0년 7월 기점으로 전국 도시공원 부지 923.86㎢ 중 367.77㎢가 20년이상 미집행도시계획시설이 되면서 효력을 상실한다. 해제된 토지의 토지주는 땅을 개발할 수 있게 된다. 서울시는 순차적 보상이나 도시자연공원 구역으로 지정해 최대한 도시공원 부지를 지키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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