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빡이는 빛과 소리 들려주자 치매 증세가 완화됐다

2019.05.08 00:00
 

눈에 특정 주기로 깜빡이는 빛을 비추면 알츠하이머 치매의 증상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알츠하이머 치매를 치료하거나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될지 기대된다.


차이리훼이 미국 매사추세추공대(MIT) 피코워학습기억연구소장팀은 쥐에게 특정한 주기로 깜빡이는 빛을 비춘 뒤 뇌를 관찰한 결과, 알츠하이머 치매의 주요 증세 가운데 하나인 뇌 속 염증이 줄어들고 뇌의 활발한 활동을 나타내는 신경세포 접합부(시냅스)의 기능은 활성화되면서 치매 증세가 개선된다는 사실을 밝혔다. 연구 결과는 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뉴런’ 7일자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치매가 오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두 종류의 실험용 알츠하이머 치매 쥐를 대상으로 1초에 40회 깜빡이는 빛을 하루 한 시간, 총 3~6주 동안 비췄다. 그 뒤 이 쥐와 보통 알츠하이머 치매 쥐를 대상으로 길을 찾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빛을 비춘 쥐가 그렇지 않은 쥐에 비해 공간을 더 잘 기억하고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나이가 더 많은 쥐에게서 효과가 높았다. 


연구팀이 빛 치료를 받은 쥐의 뇌를 살펴본 결과, 몇 가지 변화가 있었다. 먼저 염증과 뇌세포의 사멸이 줄었다. 치매 환자의 뇌에서 발견되는 대표적 뇌 속 노폐물 단백질인 ‘타우 단백질’을 다량 분비하도록 만들어진 쥐의 경우, 치료를 받지 않으면 3주 뒤 신경세포가 15~20% 사멸하며 퇴행성 뇌질환에 걸린다. 하지만 빛 치료를 받은 쥐는 퇴행이 중단돼 건강한 뇌 상태를 유지했다. 


p25라는 단백질이 분비되며 뇌세포가 죽는 또다른  유전자 조작 쥐의 경우도 비슷했다. 6주간 치료를 받자 신경세포 사멸이 멈췄다. 차이 교수는 “p25단백질의 활성 자체는 변화가 없지만 그 결과인 뇌세포 사멸이 줄어들었다”며 “지금까지의 이론으로 설명할 수 없는 새로운 발견”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시냅스의 활성은 이전보다 활발해져 있었다. 차이 교수는 “전반적으로, 깜빡이는 빛이 뇌 속 신경퇴행을 전반적으로 예방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세포에 이런 변화를 가져온 원인으로 연구팀은 빛이 뇌의 회복력을 높였다고 추정된다. 연구팀이 뇌 속 신경세포와 면역세포 ‘미세아교세포(마이크로글리아)’의 활동을 확인한 결과, DNA 수선이나 시냅스 기능 등 세포 기능을 높이고 수선을 하는 유전자의 활동이 늘어났다. 뇌 회복력이 높아진 원인으로는 시각피질에 닿은 깜빡이는 빛이 뇌가 발생시키는 약한 전류인 뇌파 가운데 ‘감마파’를 발생시킨 것이 꼽혔다. 감마파는 집중하거나 기억을 할 때 발생하며, 치매 환자는 감마파 발생에 어려움을 겪는다. 


추가로 같은 주기(40헤르츠)의 소리를 병행하면 효과가 더 좋다는 사실도 이번 연구로 새롭게 밝혔다. 연구팀이 40 헤르츠의 소리를 동시에 들려주자, 아밀로이드 베타 덩어리가 기억을 담당하는 뇌 부위인 해마와, 사고를 담당하는 전전두엽을 중심으로 더 줄어들었다. 차이 교수는 “뇌파 자체가 신경 세포 내에서 어떤 작용을 해 (치매로부터) 뇌를 보호하는 것 같다”며 “이번 연구 결과를 이미 진행된 뇌 퇴행을 치료하는 데에도 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연구팀은 빛과 소리를 이용한 치료를 사람에게도 활용하기 위해 임상1상 시험을 시작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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