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에선 포항 지열발전 방식 통했다

2019.05.03 06:00
핀란드 헬싱키에 설치된 심부지열발전(EGS) 지열정의 모습이다. 핀란드가 한국이 관리에 실패한 지열발전을 실시간 관측과 운영에 반영하는 실시간 관리를 통해 규모 2 이상이 유발지진이 일어나지 않게 통제하는데 성공했다. 에스티원 딥 히트 오와이 프로젝트 제공
핀란드 헬싱키에 설치된 심부지열발전(EGS) 지열정의 모습이다. 핀란드가 한국이 관리에 실패한 지열발전을 실시간 관측과 운영에 반영하는 실시간 관리를 통해 규모 2 이상이 유발지진이 일어나지 않게 통제하는데 성공했다. 에스티원 딥 히트 오와이 프로젝트 제공

핀란드가 포항 지역에 설치된 지열발전소와 같은 방식을 이용해도 지진을 유발하지 않고 지열발전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하는데 성공했다. 포항에선 물 주입이 지진을 촉발했지만 실시간 관측과 정교한 관리를 통해 규모 2 이상의 지진을 유발하지 않도록 통제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핀란드 헬싱키에서 지열발전소를 짓고 있는 ‘에스티원 딥 히트 오와이’(St1 Deep Heat Oy) 프로젝트 연구팀은 실시간 모니터링과 피드백을 통해 지열 발전으로 발생하는 유발지진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1일 공개했다. 핀란드 당국이 규모 2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경우 프로젝트를 중단할 것을 조건으로 걸었는데 세심한 관리를 통해 이를 지킨 것이다.


지열발전은 지구의 열 에너지를 이용하는 지속가능한 발전 방법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뜨겁다. 문제는 포항 사례에서 보듯, 지열발전이 유발 지진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포항 지열발전소에 채택된 심부지열발전(EGS)은 고압으로 다량의 물을 주입해 지각 내부에 물줄기를 만들어 열을 받게 하는데, 물줄기를 내는 과정에서 지각에 압력이 가해지며 이를 해소하다 유발지진이 발생한다. 국내에선 물 주입 과정에서 규모 3.1 이상의 유발지진이 발생했고, 지난 2017년 규모 5.4의 포항지진이 지열발전으로 인한 ‘촉발지진’으로 밝혀지면서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EGS가 상업적으로 성공하기 위한 핵심은 일어날 수밖에 없는 유발 지진을 얼마나 조절할 수 있느냐다. 연구팀은 지열발전으로 인한 최초의 유발지진 발생 사례인 스위스 바젤과 최초의 촉발지진 사례가 된 포항을 언급하며 유발지진을 관리할 전략을 찾는 것이 도시에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EGS 개발에 필수 조건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핀란드 헬싱키 인근 알토대 캠퍼스에 내부에 6.1㎞ 깊이의 지열정을 만들고 2018년 6월부터 7월까지 49일간 1만 8160㎥의 물을 주입했다. 지진 모니터링을 위해 물 주입을 위한 시추공과 별도로 모니터링용 시추공을 3.3㎞ 깊이로 하나 더 뚫었다. 여기에 2.20~2.65km 깊이에 지진계 12개를 설치했다. 보완을 위해 반경 6㎞ 내 주변부에 0.3~1.15㎞ 깊이의 시추공을 뚫고 추가로 12개 지진계 네트워크를 설치했다.

 

연구팀은 지진의 발생 빈도와 위치, 규모 등을 고려해 물 주입시의 압력(빨간색 선)을 조절해가며 실시간으로 관리했다.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제공
연구팀은 지진의 발생 빈도와 위치, 규모 등을 고려해 물 주입시의 압력(빨간색 선)을 조절해가며 실시간으로 관리했다.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제공

지진계의 목적은 유발지진을 정확히 판단하고 이에 따라 물 주입 정도를 조절하는 것이다. 발생 빈도, 위치, 규모와 지진 및 유압 에너지의 변화에 대한 정보가 거의 실시간으로 운영 시스템에 전달됐다. 시스템은 자료를 분석해 신호등 방식으로 규모 1.7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면 물 주입을 즉각 멈추는 등의 방식으로 물 주입을 조절했다. 이런 식으로 시추공 상단에서 60~90MPa의 압력과 분당 400~800L의 유량 사이에서 주입 조건을 조절해가며 지진이 나지 않도록 했다.

 

물 주입 과정에서 관측된 지진은 총 8412회였지만 유발지진의 최대 규모는 1.9로 2를 넘는 지진은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다. 규모 2는 핀란드 당국이 제시한 프로젝트를 중단할 조건이었다. 이번에 관리에 성공하며 프로젝트는 핀란드 당국으로부터 발전을 위한 추가 시추공을 뚫는 것을 허가받았다. 물을 빼내게 될 두 번째 시추공을 뚫어야 지열 발전소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그르제고즈 키와텍 GFZ 독일지구과학연구소 연구원은 “EGS마다 지각의 구조와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여기서 성공적으로 적용한 정량적 결과가 그대로 적용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연구에서 개발된 방법론과 개념은 다른 EGS 프로젝트에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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