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조류 모두 감염…'악질' 독감 잡는 백신 나올까

2019.04.30 18:57
H3N2 바이러스를 현미경으로 관찰한 사진.
H3N2 바이러스를 현미경으로 관찰한 사진. 요시히로 카와오카 제공

사람과 조류를 모두 감염시킬 수 있는 '악질' 독감을 막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요시히로 카와오카 미국 메디슨-위스콘신대 병리생물학과 교수팀은 독감(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중 하나인 H3N2 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백신을 만드는 데 필요한 숙주역할을 하는 세포(hCK)를 개발해 국제학술지 '네이처 미생물학' 29일자에 발표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매년 3월말 올 겨울 어떤 유형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주가 유행할 것인지 선정한다. 전 세계 백신회사는 이 바이러스 주를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을 개발한다. 

 

이때 바이러스 표면에 나 있는 수용체 종류에 따라 H와 N뒤에 숫자를 붙인다. 예를 들어 2009년에 한국에서 유행했던 신종플루는 H1N1 바이러스, 2014년 홍콩에서 유행했던 독감은 H3N2 바이러스였다. 

 

이 중 H3N2 바이러스는 사람과 조류를 모두 감염시킬 수 있고, 돌연변이도 많이 발생해 전염율이 높은데다, 사람이 감염됐을 때 증상이 더욱 심각하다. 게다가 백신을 만들 때 바이러스를 키우는 용도로 쓰이는 달걀이나 MDCK 세포(개의 신장세포를 변형시킨 것)에서는 잘 증식되지 않아 백신을 만들기도 까다롭다. 

 

바이러스는 자기 수용체를 숙주의 세포에 있는 수용체에 붙이는 방식으로 감염시킨다. 연구팀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CRISPR-Cas9)를 이용해 MDCK 세포에서 조류의 세포에 붙을 수 있는 것을 없애고, 사람의 세포에 붙을 수 있는 것만 늘린 변형세포(hCK)를 만들었다. 사람의 호흡기 세포와 흡사하도록 변형시킨 것이다.

 

연구를 이끈 카와오카 교수는 "hCK 세포는 H3N2 바이러스를 MDCK 세포에 비해 100배 이상 더 많이 증식시킨다"며 "더욱 효율적인 백신을 개발하는 데 활용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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