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의 사회심리학] 일을 할 때 음악 틀면 효과적일까

2019.04.27 06:00
공부할 때 같은 음악을 들어도 외향적/내향적 등의 차이에 따라  효과가 달라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공부할 때 같은 음악을 들어도 외향적/내향적 등의 차이에 따라 효과가 달라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공부 할 때는 어떤 음악을 틀고 운동 할 때는 어떤 걸 틀면 집중이 잘 된다고 하는 소위 ‘노동요’들이 있다. 음악을 들으면 정말 집중이 잘 되고 일의 능률이 오를까? 

 

1993년 ‘모차르트 효과’로도 불리는 한 실험에서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공간 지각력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이게 정말 모차르트 음악 자체의 효과인지, 아니면 아무런 음악이나 굳이 음악이 아닌 소리의 존재로도 가능한지, 아니면 단순히 좋은 음악을 들었을 때 ‘기분’이 좋아지는 효과 때문은 아닌지 등 다양한 가능성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 실험을 통해 음악이 인지 능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많은 관심이 쏟아진 것은 사실인 것 같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다른 실험들에서 이와 같은 현상이 재현되지 않는 등 아직 논란이 많다고 한다. 


최근 뉴욕시립대 마누엘 곤잘레스 연구원은 음악이 집중력에 미치는 영향이 일의 성격과 사람 성격에 따라서 다르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널리 알려진 음악을 사용하는 데에는 음악뿐만 아니라 익숙함과 인기라는 요소가 개입되기 때문에 연구자들은 전공자의 도움으로 새로운 곡을 작곡했다. 음악의 성격을 달리하기 위해 멜로디는 같지만 단순한 음악과, 새로운 드럼과 베이스를 추가한 복잡한 음악을 만들었다. 음악을 들으면서 수행할 과제의 성격 또한 달리 해서 나열된 단어들에서 ‘A’가 쓰인 단어 찾아내기와 같은 단순한 작업과 단어 연상 퀴즈 같은 복잡한 작업을 준비했다. 


사람의 성격적 특성으로는 쉽게 지루해지는 특성 또는 ‘지루함 취약성’을 측정했다. 사람마다 지루해지는 정도가 달라서 어떤 사람은 별다른 자극 없이도 혼자서 몇 시간 조용히 지낼 수 있는 반면 어떤 사람은 단 몇 분이라도 가만히 있으면 금방 지루해져 계속 뭔가를 하거나 새 자극을 찾아다닌다. 후자가 지루함에 취약한 사람으로 이들은 지루해지지 않으려면, 만족스런 상태를 유지하려면 계속해서 새 외부 자극을 받을 필요가 있는 사람들이다. 일반적으로 외향성이 높은 사람들이 여기에 속한다. 따라서 같은 음악을 들어도 외향적인 사람들은 일의 능률이 오르는 반면 내향적인 사람들은 반대로 능률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일부 연구자들은 반대의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자극 추구성이 높다는 것은 곧 외부 자극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쉽게 휩쓸린다는 부작용을 동반한다. 따라서 음악이 지나치게 복잡할 경우, 지루함에 취약하고 자극 추구성이 높은 사람들이 되려 음악에 마음을 너무 많이 빼앗겨 정작 과제를 수행할 집중력이 부족해질 것이라고 보았다. 


일 자체가 복잡할 경우에도 역시 조금의 집중력만 빼앗겨도 수행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 경우 역시 자극에 마음을 많이 빼앗기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음악을 들으면 수행이 떨어질 것이라고 보았다. 


실제로 각 조건 하의 사람들의 수행을 측정한 결과 이런 경향성이 확인됐다. 음악이 없거나 단순할 때에는 지루함에 취약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서 수행의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음악이 복잡할 때에는 지루함에 취약한 사람들의 수행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반대로 지루함에 취약하지 ‘않은’, 즉 가만히 있어도 별로 심심하지 않고 무탈한 다소 내향적인 사람들은 단순 작업과 복잡한 음악 조합에서 가장 좋은 수행을 보였다. 비슷한 현상은 복잡한 작업에서도 나타났다. 머리를 써야 하는 일을 할 때 지루함에 취약한 사람들은 음악을 들으면 듣지 않을 때에 비해 성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리하면 당신이 평소 조용한 환경을 좋아하고 쉽게 지루해하지 않고 차분한 편이라면 일을 할 때 음악을 듣는 것이 일의 능률을 해치지 않거나 다소 향상시켜줄 수 있겠다. 반면 한시도 가만히 있을 수 없고 신나는 무엇을 찾아 해메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라면 일을 할 때 지나치게 신나는 음악을 듣는 것은 피하는 게 낫겠다. 복잡한 일을 할 때라면 더더욱, 노동요라고 틀어놨으면서 어느 순간 노래에 빠져 흥얼거리다 일을 접어둔 경험이 있다면 더더욱 그렇다.  

 

참고자료

Gonzalez, M. F., & Aiello, J. R. (2019). More than meets the ear: Investigating how music affects cognitive task performance.?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Applied. http://dx.doi.org/10.1037/xap0000202
Rauscher, F. H., Shaw, G. L., & Ky, K. N. (1993). Music and spatial task performance. Nature, 365, 611. http://dx.doi.org/10.1038/365611a0
Steele, K. M., Brown, J. D., & Stoecker, J. A. (1999). Failure to confirm the Rauscher and Shaw description of recovery of the Mozart effect.?Perceptual and Motor Skills,?88, 843-848.

 

※필자소개
박진영. 《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 사람》,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에게》를 썼다. 삶에 도움이 되는 심리학 연구를 알기 쉽고 공감 가게 풀어낸 책을 통해 독자들과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지뇽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에서 자기 자신에게 친절해지는 법과 겸손, 마음 챙김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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