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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돈침대 사태 1년' 할 일 많은데… 원안위 반쪽운영 장기화되나

2019년 04월 23일 17:40
이미지 확대하기지난 12일 열린 제100회 원자력안전위원회 회의에서 엄재식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과 한은미 위원이 안건을 듣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제공.
지난 12일 열린 제100회 원자력안전위원회 회의에서 엄재식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과 한은미 위원이 안건을 듣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제공.

원전 안전과 생활 방사선 안전규제 업무를 담당하는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의결 정족수만 간신히 채운 채 반쪽짜리로 운영되고 있다.  위원장과 사무처장을 포함한 9명의 위원 중 공석이 4명에 이른다. 위원장을 도와 사무처 업무를 관장하는 상임위원인 사무처장 자리가 4개월째 비어 있어 원안위 활동과 규제 업무가 소홀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원안위는 이와 관련해 규정에 따라 주요 안건을 심의·의결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원자력 안전과 관련된 중요한 결정을 다양한 분야 전문가 9명이 균형감 있게 해야 하는 상황에서 공석 사태는 원안위 설립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원안위에 따르면 현재 원안위원은 엄재식 위원장을 포함해 한은미 전남대 교수, 김호철 변호사, 김재영 계명대 교수, 장찬동 충남대 교수로 5명이다. 원안위 사무처장이었던 엄재식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17일 위원장으로 취임했다. 

 

원안위 위원 구성에 균열이 일어난 것은 전임 강정민 위원장이 지난해 국감 때 최근 3년 내 원자력 관련 단체 사업에 관여한 경우 결격 사유 논란으로 사임하면서부터다. 비슷한 사유로 4명의 비상임위원이 잇따라 사임했다. 9명의 위원 중 5명이 사임한 뒤 지난해 11월 6일 장찬동 교수와 김재영 교수가 신규로 위촉되면서 6명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위원 중 한명이었던 김혜정 환경운동연합 원전안전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지난해 12월 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으로 옮겨가며 4개월째 5명의 위원으로 운영중이다. 

 

당장 시급한 것은 엄재식 위원장과 함께 원안위 업무를 총괄할 사무처장 선임이다. 위원장은 국무총리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고 사무처장은 위원장이 제청해 대통령이 임명 또는 위촉한다. 4개월 넘도록 사무처장 선임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적임자가 없는 것인지, 청와대가 결정을 못내리는 것인지 혼란을 주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미지 확대하기′라돈 매트리스′ 사태 당시 당진항 야적장에 매트리스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라돈 매트리스' 사태 당시 당진항 야적장에 매트리스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이와 관련 엄재식 위원장은 지난 1월 간담회에서 “4명의 위원이 공석인데 조만간 새로운 위원들이 합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지만 3개월이 지나도 아직 신규 위원이 위촉되지 않고 있다. 원안위 관계자는 “내부에서 사무처장 선임 절차가 진행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국회 추천 비상임위원 선임 과정에서 야당과의 갈등도 불거졌다. 원안위는 위원장과 사무처장 상임위원 2명과 비상임위원 7명으로 구성된다. 비상임위원은 정부 추천 3명, 국회에서 여야 추천 2명으로 이뤄진다. 자유한국당이 이경우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와 이병령 박사를 추천했지만 청와대와 원안위가 위촉을 거부했다. 

 

청와대와 원안위는 공정성과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최근 3년간 원자력 이용자 또는 단체로부터 연구개발 과제를 수주하거나 이들의 수행사업에 관여한 사람의 위원 임명을 제한하는 원안위 설치법에 근거 한국당 추천 위원이 결격 사유에 해당한다고 했다. 그러나 한국당은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반발,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전문가를 배제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을 폈다. 

 

결격 사유 논란과 관련해 엄재식 위원장은 지난 1월 간담회에서 “원안위 위원 중 원자력 전공자들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원자력 전공자들이 합류하려면 위원 자격요건과 결격사유를 좀 더 명확하고 객관적으로 다듬어야 한다”며 “올해 안에 자격요건과 결격사유에 관한 법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이미지 확대하기울산 울주군 새울원자력본부 신고리 3·4호기의 모습. 신고리 3호기는 2016년 12월부터 정상 가동 중이고, 신고리 4호기는 2월 1일 운영 허가를 받았다. 연합뉴스 제공.
울산 울주군 새울원자력본부 신고리 3·4호기의 모습. 신고리 3호기는 2016년 12월부터 정상 가동 중이고, 신고리 4호기는 2월 1일 운영 허가를 받았다. 연합뉴스 제공.

위원 5명으로 운영되다 보니 회의가 성사되지 않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통상 2주 간격으로 진행됐던 위원회가 이번주로 예정된 회의에서 2명의 위원이 불참을 통보해 미뤄졌다. 원안위는 3명으로만 회의를 꾸릴 수 있지만 구색을 갖추기 어려워 연기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르면 5월 건설허가 승인을 받을 것으로 기대됐던 기장연구로 사업이 예상했던 일정대로 진행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다수 위원 공석 장기화로 중요한 심의의결 안건이 제때에 심의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새롭게 위원이 위촉된다 하더라도 새 위원이 안건에 대한 판단을 제대로 하려면 몇 차례의 보고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 2월 1일 문재인 정부 첫 신규원전 운영허가를 받은 신고리 4호기는 원안위 위원 구성 등과 맞물려 탈원전 정책으로 허가가 늦어지고 있다는 불필요한 오해를 사기도 했다. 

 

원안위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원안위 입장에서는 속도를 내야 할 일에 속도를 내야 하는데 비상임위원이 부족한데다 자주 바뀌다 보니 노력을 들이는 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아 답답한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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