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른아른’ 화면 빛반사 줄일 기술 나왔다

2019.04.23 12:22
ETRI가 화면의 빛 반사를 줄여줄 새로운 나노소재를 개발했다. 다양한 색상의 빛을 흡수해 반사를 줄여준다. 사진제공 ETRI
ETRI가 화면의 빛 반사를 줄여줄 새로운 나노소재를 개발했다. 다양한 색상의 빛을 흡수해 반사를 줄여준다. 사진제공 ETRI

노트북의 액정디스플레이(LCD)나 전자책 화면은 햇빛이 너무 강한 곳에서는 쓰기 어렵다. 가시광선이 화면에 반사해 시야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이를 막으려면 가시광선에 해당하는 빛의 반사를 막는 흡수소재가 필요하다 국내 연구팀이 이렇게 빛 반사를 막아 원하는 색을 선명하고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새로운 나노소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홍성훈 ETRI ICT소재연구그룹 선임연구원과 이헌 고려대 신소재공학부 교수, 김수정 고려대 신소재공학부 연구원팀이 작고 가벼우면서도 다양한 방해 가시광선을 흡수해 색 재현성을 높인 새로운 디스플레이용 나노소재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홍 선임연구원팀은 눈을 아른거리게 하는 주범인 빛 반사를 잡기 위해 ‘메타물질’이라는 새로운 물질에 눈을 돌렸다. 메타물질은 자연에 있는 나노 물질의 구조와 배열을 새롭게 바꿔 자연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한 특성을 발휘하게 만든 물질이다.


원래 자연의 모든 물질은 특정한 색의 가시광선을 흡수하고, 나머지 가시광선은 반사한다. 이렇게 반사되는 가시광선이 그 물질의 ‘색’이 된다. 연구팀은 이 성질을 극대화해, 되도록 넓은 영역의 가시광선을 흡수할 수 있도록 물질의 재료와 구조를 바꿨다. 


먼저 빛을 흡수할 수 있는 물질의 소재를 바꿨다. 가시광선 가운데 일부 빛만 흡수하던 기존 소재는 금속인 금이나 은을 쓰고 아래에 절연체를 더해 3층의 흡수체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 흡수체는 흡수하는 빛의 파장 영역이 28nm(나노미터, 1nm는 10억분의 1m)에 불과해, 아주 일부 색의 가시광선만 흡수했다. 연구팀은 기존 금속 대신 은의 결정 구조를 바꾼 메타물질을 써서 흡수 파장 영역을 10배가 넘는 300nm까지 늘렸다. 방해되는 빛을 제거할 확률이 높아진 것이다.


홍 선임연구원팀은 이 소재를 응용해 실제로 다양한 색을 구현하는 실험에도 성공했다. 연구팀은 메타물질의 두께를 조정하는 방법으로 흡수하는 빛의 파장을 바꿔 표현할 수 있는 색의 버위를 최대 34%까지 높일 수 있었다.  

 

홍성훈 ETRI 선임연구원(왼쪽)과 김수정 고려대 연구원이 메타물질의 박막두께를 조절하고 있다. 사진제공 ETRI
홍성훈 ETRI 선임연구원(왼쪽)과 김수정 고려대 연구원이 메타물질의 박막두께를 조절하고 있다. 사진제공 ETRI

또 효율적인 제작 공정도 개발했다. 마치 물감을 뿌리듯 용액을 넓은 면적의 기판에 뿌려서 제작하는 방법을 완성해, 적은 비용으로 넓은 소재를 만들 수 있고, 휘어지는 기판이나 고분자 기판에도 응용할 수 있게 했다. 연구팀은 이 방법으로 우표보다 약간 큰 가로세로 2.5cm, 두께 100~200nm인 메타물질을 실제로 제작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연구팀인 새로운 메타물질이 전자책이나 LCD 모니터, 옥외광고판 등의 빛 반사를 줄이고 색상 재현도를 높이는 데 쓰일 것으로 기대했다. 또 고해상도 픽셀을 만들 수 있게 돼 홀로그램이나 태양전지, 위조 및 변조 방지기술 등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홍 선임연구원은 “미래에는 원할 때마다 마음대로 특성을 변경할 수 있는 ‘능동 메타물질’을 연구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흡수 대역을 넓혀 색 재현율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2월 나노 분야 국제학술지 ‘응용재료 인터페이스’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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