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세먼지 줄어도 한국 미세먼지 유입량 줄지 않아"

2019.04.17 06:00
중국의 미세먼지 농도 감소가 한국으로 오는 미세먼지양의 감소로 이어지지는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과 경기, 충청 등 전국 곳곳에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날 서울 세종로사거리 일대이다.  연합뉴스 제공
중국의 미세먼지 농도 감소가 한국으로 오는 미세먼지양의 감소로 이어지지는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과 경기, 충청 등 전국 곳곳에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날 서울 세종로사거리 일대이다. 연합뉴스 제공

중국이 미세먼지 감축 정책을 펴고는 있지만 한국으로 미세먼지 이동량을 줄이는 쪽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따라 한국이 먼저 미세먼지 배출 저감 노력을 시행한 뒤 중국과 국제 협력을 모색하는 쪽으로 미세먼지 감축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석연 인하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16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관에서 전경련 주최로 열린 ‘미세먼지 현황과 국제공조 방안 세미나’에서 "중국이 미세먼지 농도를 줄이고 있다고 해도 도시에 국한되고 있고 한국으로의 이동량도 줄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미세먼지 농도가 줄어들고 있다고 하지만 초미세먼지가 문제되는 봄과 겨울은 농도가 늘고 있다”며 “중국 도시의 대기질 개선에도 불구하고 국내로 들어오는 미세먼지 양은  감소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중국의 미세먼지 배출량을 유심히 살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도심지역의 미세먼지 농도를 공개하지만 국가배경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런 이유로 도시의 영향이 없는 곳에서 측정한 국가배경지역의 농도를 봐야한다는 것이다. 

 

조석연 인하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영국과 스웨덴의 사례를 주목했다. 조석연 교수 제공
조석연 인하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영국과 스웨덴의 사례를 주목했다. 조석연 교수 제공

조 교수는 일례로 유럽의 사례를 소개했다. 조 교수는 “유럽에선 영국 런던에서 방출되는 이산화황이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로 옮겨가 산성비로 이어지는 문제가 있었다”며 “런던의 경우 이산화황 농도를 1980년 연평균 60㎍에서 1985년 40㎍으로 줄였지만 영국에서 이산화황이 날아가는 방향에 있는 스웨덴의 호버겐은 농도가 3㎍으로 그대로 유지됐다”고 말했다. 런던은 당시 강력한 도시 이산화황 저감정책을 실시했다. 하지만 도시의 이산화황 농도만 낮췄을 뿐 배출량을 줄이지는 못했다. 이는 결국 국가간 이산화황 이동량을 줄이는 쪽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조 교수는 “영국은 굴뚝을 높여 오염물질을 멀리 보내는 등 단기적으로 자국내 도시의 미세먼지 농도를 떨어뜨렸지만 스웨덴으로 날아가는 이산화황 양을 줄이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영국과 북유럽 국가들은 1986년 대기질 관련 협정을 맺은 뒤에야 이산화황의 이동량을 줄일 수 있었다. 조 교수는 “협정 이후 1989년 런던의 이산화황 농도가 50㎍으로 늘었음에도 호버겐은 1.5㎍로 줄었다”며 “굴뚝 높이기 정책 대신 배출량을 줄이는 정책으로 변환하도록 한 국제협약이 효과를 냈다”고 말했다.

 

중국은 주요 도시의 농도가 줄고 있다고 홍보하며 도시지역 저감 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유럽의 사례처럼 중국 도시의 미세먼지 농도 감축이 중국발 미세먼지 감축으로 이어진다는 판단 근거는 되지 못한다. 

 

중국의 미세먼지 농도는 줄고 있지만, 한국의 배경지역 측정량을 확인하면 중국의 영향을 확인할 수 있다. 조석연 교수 제공
중국의 미세먼지 농도는 줄고 있지만, 한국의 배경지역 측정량을 확인하면 중국의 영향을 확인할 수 있다. 조석연 교수 제공

중국에서 오는 바람에 영향을 받는 ‘풍상 방향’에 위치한 백령도와 ‘풍하 방향’에 위치한 울릉도는 중국 영향을 많이 받는 지역이다. 조 교수는 “실제로 울릉도와 백령도의 미세먼지 농도 차이를 보면 백령도가 약 30% 높다"며 "이를 보수적으로 환산하면 연평균 30%가 중국으로부터 온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중국의 저감 노력에 지극히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조 교수는 “중국에서 미세먼지가 줄었다는 증거로 제시되는 논문은 크게 두 가진데 둘 다 저자가 거의 같다”며 “제거효율을 조금 바꿈으로써 엄청나게 배출량을 줄이는 방식”고 지적했다. 제거효율을 바꿔서 중국이 근거로 드는 2017년과 2018년에 발간된 두 논문을 보면 12년 대비 15년 배출량이 PM2.5는 변동이 없다에서 24% 감소로, 탄소화합물은 3% 증가에서 17% 감소로 나온다.

 

조 교수는 협상 전략으로는 미국과 캐나다 간 대기질 협정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조 교수는 “캐나다는1984년 미국과 대기오염물질 30% 감축 협상이 잘 되지 않자 협상 전략을 '캐나다를 먼저 감축하고 미국과 협상한다'로 바꿨다”며 “캐나다 사람들이 보기에는 이상한 점이지만 미국에게 당당히 이야기하니 미국이 자존심이 상하는 상황이 돼 협정 체결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중국이 배출량 자체를 줄이는 쪽으로 우선 유도한 후 협정을 좀 더 세세한 방향으로 옮겨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조 교수는 “중국 주요도시의 미세먼지 농도 저감은 아무런 효과가 없다”며 “중국의 미세먼지 배출량을 30% 저감하도록 우선 유도하고, 대화가 전개되면 중국으로부터 미세먼지 이동량을 30% 저감하거나 한국에 영향을 주는 중국 배출원에서 배출량 30% 저감 쪽으로 넘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환경협정 체결은 '중국과 한반도 모두 30% 감축한다' 같은 단순명료한 메시지부터 시작된다”고 말했다.

 

김준 연세대 대기과학과 교수가 한국의 미세먼지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승한 기자
김준 연세대 대기과학과 교수가 한국의 미세먼지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승한 기자

김준 연세대 대기과학과 교수는 우선 한국의 미세먼지 사항이 나빠지고 있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연평균 PM10 농도는 1995년 ㎥당 78마이크로그램(㎍)에서 2017년 46㎍으로, PM2.5 농도는 2006년 ㎥당 30㎍에서 2017년 25㎍으로 줄었다”며 “다만 최근 들어서 감소세가 정체하거나 오히려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짚었다.

 

김 교수는 한국 기상위성인 천리안 위성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계학습을 통해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하고 있다. 이를 통해 평양의 농도를 측정한 자료를 공개했다. 김 교수는 “특이한 점은 북한은 미세먼지 농도가 낮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평양에서 서울보다 미세먼지가 높은 분포를 보인다”며 “북한은 한국보다 중국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 곳”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을 비롯한 많은 연구자가 중국에서 한국으로 오는 미세먼지의 장거리 이동에 관해 연구하고 있다. 대부분 중국 비중이 최대 70%라고 지적하고 있다. 김 교수는 “최근 흥미롭게도 홍콩 학자가 한국 미세먼지 농도의 외부요인을 계산해 중국의 배경은 54.2%고 기타 국의 배경은 16%라는 결과를 발표했다”고 말했다. 2010년 한국 평균 1년으로 분석한 결과다.

 

장거리 이동은 실제 한국의 미세먼지 농도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김 교수는 “위성 자료를 분석해 장거리 이동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날짜에 서울시의 PM2.5 농도를 연평균 농도와 비교했더니 2016년에는 43% 증가, 2017년에는 41% 증가 2018년에는 4분기 데이터가 없지만 61%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단기적 정책과 장기적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미세먼지는 단기적으로는 국내 배출 저감을 우선하고 중장기 대책으로는 장거리이동 오염물질 저감 협정을 체결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국내 3%, 국외 2%씩 매년 줄여나간다면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인 연평균 10㎍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레 예측한다”고 말했다.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조승한 기자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조승한 기자

이날 행사에 참석한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은 “앞으로 출범할 범국가기구는 정부와 학계, 산업계,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합의를 도출해 정부에 제안하고 사회 각계가 실천하도록 권고할 계획”이라며 “국제적 문제인만큼 같은 어려움 겪는 동북아 국가들과도 협력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반 위원장은 이날 범국가기구의 구체적인 형태도 공개했다. “각계 전문가 40여 명을 모아 저감대책, 피해대책, 과학기술, 국제협력 분야로 나눠 구성하겠다 것”이라며 “국민 뜻을 모으기 위해 국민 참여단 500명을 모아 실질적인 여론 반영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계도 자문 역으로 참여한다. 반 위원장은 “문제에 대한 과학적 전문적 지식을 모으기 위해 석박사급 인사로 구성된 별도 자문단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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