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AI대학원 성공하려면 로봇공학 함께 해야"

2019.04.16 11:45
15일 로보소프트 학회에서 기조강연 중인 다니엘라 러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컴퓨터공학인공지능연구소장. 윤신영 기자
15일 로보소프트 학회에서 기조강연 중인 다니엘라 러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컴퓨터공학인공지능연구소장. 윤신영 기자


“한국은 알파고 이후 머신러닝 열풍이 불고 있는 특이한 곳입니다. 그런데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 로봇공학은 뗄 수 없는 관계인 만큼 이들 사이의 융합 연구가 같이 이뤄져야 합니다.”

 

AI 전문 연구소 겸 대학원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메사추세츠공대(MIT) 컴퓨터과학및인공지능연구소(CSAIL)의 다니엘라 러스 소장은 국내에 불고 있는 AI와 머신러닝에 대한 비정상적인 열풍에 대해 “기계는 결코 인공지능 또는 머신러닝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며 “물리적인 세계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로봇공학과의 결합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서 시도중인 AI 대학원의 성공을 위해서도 이들의 융합은 필수이며, 특히 인재를 불러오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러스 소장은 자율주행을 연구하는 컴퓨터과학과 AI 전문가이자, 공기나 액체 등의 압력에 의해 마치 코끼리 코나 문어 다리처럼 세심한 동작으로 부드럽게 움직이는 로봇인 ‘소프트로봇’ 분야를 10년 이상 연구해 온 이 분야 최고 석학이다. 14~1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되고 있는 소프트로봇 분야 국제학회인 ‘로보소프트 2019’의 기조강연에 참석하기 위해 14일 방한한 그를 15일 학회장에서 만났다. 입국 24시간만에 한국을 떠나야 할 만큼 바쁜 일정 때문에 인터뷰는 강연 전 30분 만에 이뤄졌다.

 

그는 한국을 휩쓸고 있는 AI 열풍에 대해 “머신러닝은 기계가 데이터를 받아들일 수 있게 만드는 분야일 뿐인 만큼, 인공지능(AI), 로봇공학과 함께 상호보완적으로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이 세 분야는 ‘컴퓨터과학’이라는 넓은 학문에 속한다. AI는 의사결정을 하고 감정과 인식 등 ‘인간 같은 특징’을 담당하고 로봇공학은 물리적 세계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머신러닝은 데이터를 보고 예측하며 패턴을 찾는 역할을 맡아 AI와 로봇공학을 연결한다. 

 

러스 소장은 “한국의 초등학교 운동장에 가보니 ‘지, 덕, 체’를 강조한 비석이 있던데, 기계의 지능이 AI, 기계 몸이 체, 그리고 상호작용을 담당하는 ‘덕’이 바로 머신러닝에 해당한다”며 “지덕체가 별도가 아니듯, 이들도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로봇공학에서도 특히 소프트로봇을 10년 이상 연구해 왔다. 왜 소프트로봇이냐는 질문에 "통제하기 쉽고 안전해 AI와 머신러닝의 결과물을 현실 세계에 구현하기 좋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통적인 로봇이 크고 무거워 사라과 분리된 데 반해, 소프트로봇은 사람의 감각에 더 적합하다. 향후 더 각광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AI와 소프트로봇공학계의 스타 답게 기조강연 뒤에는 세계 연구자의 질문이 이어졌다. 가운데 인형을 든 러스 소장과 이번 로보소프트 학회를 주최한 조규진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러스 교수 왼쪽). 윤신영 기자
AI와 소프트로봇공학계의 스타 답게 기조강연 뒤에는 세계 연구자의 질문이 이어졌다. 가운데 인형을 든 러스 소장과 이번 로보소프트 학회를 주최한 조규진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러스 교수 왼쪽). 윤신영 기자

한국에서는 최근 AI 대학원 설립이 화두다. 올해 하반기에 서울대에 데이터 사이언스 대학원(가칭)이 들어설 예정이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선정한 KAIST와 고려대, 성균관대에는 인공지능(AI) 대학원이 내년에 설립될 예정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들은 데이터와 AI를 각각 강조하고 있다.

 

이런 학제는 MIT CSAIL과는 다르다. MIT CSAIL은 연구조직이지만, 500명의 대학원생과 박사후연구원을 거느리고 있는 대학원이기도 하다. 11개 학과는 컴퓨터과학 전반을 아우르며 AI와 머신러닝, 로봇공학이 결합한 독특한 학풍을 만들어가고 있다. 러스 소장은 “교육과 연구 역시 어느 쪽도 치우침 없이 절반씩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AI 대학원이 발전할 방법은 달리 없다”며 “아이디어, 사람, (금전적) 자원을 확충하는 방법뿐”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사람과 자원이 중요하다고 꼽았다. 어떤 조직도 혼자서는 운영할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그는 “열정적이고 뛰어나며 (자신의 연구 활동으로) ‘행복한’ 사람이 있어야 한다”며 “안정적인 금전적 자원 역시 빠질 수 없는 요소”라고 강조했다.

 

2012년부터 CSAIL의 수장을 맡은 러스 소장은 55년 역사의 CSAIL 최초로 여성 소장이다. 그는 “114명의 CSAIL 교수진 가운데 여성은 25명이다"라며 "AI와 머신러닝, 로봇공학 등 과학기술분야는 모두 여성이 새로운 시각을 보여줄 수 있는 분야”라고 말했다. 그는 “다양성은 사람들에게 더 풍부한 답을 제공하고 새로운 능력을 발굴하게 해준다”며 “이를 위해 학교에서 어린 여학생을 대한 교육을 하는 등 아웃리치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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