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역 확산을 계기로 살펴 본 성인이 꼭 챙겨야 할 백신 10종

2019.04.11 16:25
대한감염학회에서는 독감과 간염, 대상포진, 폐렴사슬알균 등 10개 병원체에 대해서 성인도 반드시 예방접종을 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대한감염학회에서는 독감과 간염, 대상포진, 폐렴사슬알균 등 10개 병원체에 대해서 성인도 반드시 예방접종을 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가 공공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뉴욕시에 홍역 환자가 급증함에 따라 이뤄진 긴급 조치다. 올 들어 미국 전역에서 발생한 홍역 확진자가 365명에 이른다. 국내에서도 지난 10일까지 129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전국적인 대유행을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고 하지만, 국내외에서 홍역이 최근 증가하고 있는 만큼 안심만 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백신 기피 현상으로 ‘집단면역’ 무너져

국내에서 홍역이 유행했던 지난 1월 말 전국 곳곳에 홍역선별진료소가 설치되기도 했다. 연합포토 제공
국내에서 홍역이 유행했던 지난 1월 말 전국 곳곳에 홍역선별진료소가 설치되기도 했다. 연합포토 제공

최근 홍역이 증가하고 있는 지역은 선진국과 대도시들이다. 홍역은 백신을 한 번 맞으면 예방률이 95%가 넘는다. 그런데도 유행하고 있는 원인으로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백신 공포증'을 꼽았다. 홍역뿐만 아니라 최근 일본에서 풍진 환자가 급증한 원인도 백신을 맞지 않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사회적으로 백신 접종을 꺼리면 집단면역이 무너져 대유행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거의 완전하게 예방 가능한 백신이 이미 개발돼 호미로 막을 수 있는 일을 가래로 막아야 할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유아나 어린이는 개월이나 나이에 따라 반드시 맞아야 하는 백신을 챙겨주지만, 성인의 경우에는 본인이 어떤 백신을 맞아야 하는지 알기 어렵다. 게다가 어릴 때 백신을 맞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예방 효과가 떨어지기도 한다.

 

대한감염학회는 2012년 홈페이지(http://www.ksid.or.kr)를 통해 성인이 반드시 맞아야 할 백신 10종을 선정했다. 국내에서 감염률이 높거나, 감염됐을 때 합병증이나 사망 위험 등 영향력이 큰 전염병 중에 효과적이고 안전한 백신이 개발된 것들이다. 대한백신학회에서는 이 중 특히 독감 백신과 폐렴 백신, 대상포진 백신, 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Tdap) 백신 등 4대 백신은 필수적으로 맞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① 독감 백신

 

인플루엔자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는 백신이다. RNA 바이러스로 돌연변이가 많은 만큼 매년 다른 바이러스가 유행한다. 그래서 WHO는 매년 그 해 겨울에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플루엔자바이러스 주를 선정한다. 이에 따라 제약회사들은 해당 독감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을 개발한다.

 

대한감염학회에서는 독감백신을 모든 사람이 매년 1회씩 맞도록 권장하고 있다. 어떤 바이러스가 유행할지 예측이 어렵고, 예측하더라도 100% 예방하기 어렵다. 다만 전문가들은 다수가 백신을 맞으면 집단 내 면역력이 강해져 그만큼 전염률이 떨어진다고 강조한다. 

 

최근에는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알레르기및감염병연구소(NIAID) 전문가들은 인플루엔자바이러스에서 비교적 돌연변이가 적은 부위를 타깃으로 하는 만능 백신을 개발해 임상시험을 시작하기도 했다. 한 번 접종으로도 오랫동안 독감을 예방할 수 있을 전망이다. 


② 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

 

한 가지 주사로 세 가지 세균 감염을 막을 수 있는 콤보백신(복합백신)이다. 세 가지 세균을 배양한 뒤 포르말린 등으로 화학적으로 불활성화시킨 백신이다. 불활성화 백신은 살아 있지 않기 때문에 몸 안에 들어와도 병원체가 증식할 수 없다. 또 독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 접종해도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그만큼 완벽한 예방이 어렵다. 그래서 백신을 맞았더라도 시간이 흐르면서 면역효과가 점점 떨어진다. 대한감염학회에서는 세 가지를 모두 예방하는 백신(Tdap)을 맞은 뒤 10년마다 파상풍-디프테리아(Td) 두 가지를 예방하는 복합 백신을 맞도록 권고하고 있다.
 

③ 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남성에서는 사마귀와 곤지름 등 피부병을, 여성에게서는 자궁경부암을 일으킬 수 있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을 예방하는 백신으로, 18~26세 젊은 여성에게 성 접촉을 통한 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이 발생하기 전에 반드시 맞도록 권고하고 있다. 
 
최근에는 남성들도 이 백신을 맞기도 한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여성에 비해 남성은 감염 증상이 심각하지 않지만, 성 접촉을 통해 전염될 수 있다”며 “넓은 의미에서 군집 면역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④ 홍역-볼거리-풍진(MMR)

 

한 번 백신을 맞으면 이론상 평생 세 가지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는다. 대한감염학회에서는 위험군에 속하거나, 특히 임신을 계획하는 여성이라면 풍진 항체 유무를 검사한 뒤 없는 사람에 한해서 백신을 맞도록 권고하고 있다. 세 가지 바이러스에 대한 위험군은 의료인이나 개발도상국 여생자,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 등이다.

 

최근 백신 거부 현상이 확산되면서 홍역과 풍진이 다시금 유행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예방 효과가 뛰어난 만큼 백신만 잘 챙겨 맞으면 홍역이나 풍진에 걸리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김 교수는 “일찌감치 개발된 홍역 백신은 예방 효과가 뛰어나다”면서도 “하지만 실제로 홍역을 앓고 자연적으로 생기는 면역력에 비해 백신을 통해 얻은 면역력은 약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 번 앓고나서 얻은 항체는 강하고 오래 가지만, 백신에서 얻은(인공면역) 예방 효과는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린 시절에 홍역 등 전염이 흔했던 60~70세와 달리 현재 20~30대들은 백신을 통해 면역력을 얻은 ‘인공면역 세대’”라며 “그래서 이 세대가 낳은 아기들은 모체로부터 얻는 면역력이 비교적 약한 편”이라고 말했다.  

 

⑤ 수두 백신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백신이다. 지난 2월 말 질병관리본부는 올해 1월을 기준으로 수두 환자가 역대 최고치라며 매년 수두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수두라고 하면 어린이들만 걸리는 병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통계적으로 4~6세 어린이가 많이 감염되기는 하지만 성인도 걸릴 수 있는 만큼 백신을 맞을 필요가 있다.

 

특히 수두에 걸렸을 때 폐렴이나 뇌염처럼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잘 알려진 것이 수두 환자가 아스피린을 먹었을 때 발생하는 라이증후군이다. 라이증후군에 걸리면 간의 지방변성과 뇌의 급성부종이 발생하며 심각할 경우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대한감염학회에서는 40세 이하 위험군에 대해 항체 검사 후 2회 접종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수두에 대해 위험군으로 분류되는 사람들은 의료인이나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 교사와 학생, 군인, 임신을 계획하는 여성 등이다. 


⑥ 대상포진 백신

 

수두와 원인 바이러스가 똑같다. 수두를 앓고 난 사람의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재돼 있다가 수년 뒤 면역력이 떨어져 있을 때 대상포진으로 나타난다. 

 

대상포진은 ‘세상에서 가장 견디기 힘든 고통’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엄청난 통증과 발진을 일으킨다. 특히 50대 이상에서 대상포진이 발병할 확률이 높아진다. 그래서 대한감염학회는 50대 이상 성인이라면 대상포진 백신을 반드시 맞도록 권장하고 있다.  

 

⑦ A형간염 백신

 

A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구토나 황달 등 주로 급성 간염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만성 간염이나 간경화 등 심각한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아직 A형 간염 바이러스를 치료하는 약이 없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는 백신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 백신의 예방 효과는 95%가 넘는다. 

 

대한감염학회는 30세 미만 청년층은 2회(한 번 맞은 뒤 6개월 뒤에 2차접종)를, 30세 이상 성인은 항체 검사 후 없을 시에만 접종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김 교수는 “50대 이상은 과거 이미 감염돼 항체를 지닌 경우가 많아 위험군에 대해서만 항체 검사 후 접종하도록 권고한다”고 설명했다. A형간염에 대한 위험군은 만성간질환자와 혈액제재를 자주 투여받는 환자 등이다. 바이러스가 물이나 음식을 통해 전염되는 만큼, 음식물을 다루는 요식업체 종사자도 위험군에 속한다.


⑧ B형간염 백신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B형간염 바이러스를 예방하려면 3번에 걸쳐 주사를 맞아야 한다. 대한감염학회에서는 B형간염 백신을 맞았는지 확실하지 않을 때 항체 검사 후 접종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B형간염바이러스는 이미 감염된 혈액이나 체액을 통해 전염된다. B형간염이 있는 여성이 낳은 아기가 감염될 수 있으며(수직감염) 성 접촉이나 수혈, 오염된 주사기를 재사용 할 때도 감염될 수 있다. 구역, 구토 등 급성 간염 증상뿐 아니라 일부 사람들은 만성 간염이나 간경화, 간암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⑨ 폐렴사슬알균 백신

 

폐렴이나 패혈증, 뇌수막염 등을 일으키는 세균으로 폐렴구균이라고도 부른다. 만성질환자나 노인의 사망률을 높이는 균이다. 국내에서 65세부터는 폐렴사슬알균 백신을 보건소에서 무료로 맞을 수 있다. 

 

대한감염학회는 젊은 성인들은 만성 폐질환(천식 포함)이나 심장질환, 당뇨병, 만성 간질환, 만성신부전을 앓고 있는 위험군에 대해서만 백신을 맞도록 권장한다. 하지만 65세 이상 고령층은 반드시 맞도록 권고하고 있다. 


⑩ 수막알균 백신 

 

질병관리본부의 통계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국내에서 수막알균(수막구균)에 감염된 환자는 총 17명으로 전 해보다 3배 가량 증가했다. 다른 전염병에 비해 적은 숫자지만 최근 증가하고 있는 추세인데다, 감염 후 발병 속도가 빨라 24시간 이내에 생명을 잃을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하다. 10명 중 1명꼴로 사망하며, 생존자 5명 중 1명은 신부전이나 청각 손실 같은 치명적인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수막알균 감염자는 대개 청소년이다. 하지만 대한감염학회에서는 환자와 접촉할 일이 많은 직업이나 수막알균 감염병이 유행하는 지역에 방문할 사람 등 위험군과 65세 이상 고령층은 백신을 반드시 맞도록 권고하고 있다. 

 

대한감염학회 제공
대한감염학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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