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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 첫 관측]우주의 검은 구멍 찾아 한 세기, 주목할 도전들

2019년 04월 10일 22:13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EHT) 연구팀이 이달 10일 세계 최초로 초대질량 블랙홀의 증거와 모습을 공개했다. 전 세계 협력에 기반한 8개의 전파망원경으로 구성된 EHT를 통해 관측한 것이다. 이번에 공개한 영상은 처녀자리 은하단의 중심에 존재하는 거대은하 M87의 중심부에 있는 블랙홀을 관찰한 것이다. M87의 사건의 지평선이 왜곡된 빛에 의해 드러나는 블랙홀의 그림자보다 2.5배가량 작은 것을 밝혀내는 등 블랙홀의 정체에 한 걸음 다가섰다는 평이다.

 

아인슈타인이 1915년 일반상대성이론을 발표하며 블랙홀의 존재 가능성을 보인 이래로 과학계는 블랙홀 관측에 힘써왔다. 하지만 지금까지 블랙홀을 관찰한 방법은 블랙홀과 주변 천체와의 상호작용에서 비롯되는 간접 증거를 모으는 것뿐이었다. 인류가 발견한 최초의 블랙홀은 지구에서 약 6100광년 떨어진 ‘백조자리 X-1’이다. 우주 X선을 관측하기 위해 띄웠던 고층 기상 탐측 로켓에 실린 가이거 계수기에 의해 1964년 백조자리 X-1에서 강한 X선이 방출되는 현상이 발견됐다. 하지만 망원경으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이미지 확대하기백조자리 X-1의 상상도. 유럽우주국(ESA) 제공
백조자리 X-1의 상상도. 유럽우주국(ESA) 제공

백조자리 X-1이 발견될 수 있었던 이유는 주변에 HDE 226868이라는 별이 있었기 때문이다. 블랙홀이 주변 별과 쌍성으로 서로를 공전하면서 엮여 있다면 두 천체 간 상호작용을 관찰해 블랙홀의 존재를 가늠할 수 있다. HDE 226868은 청색초거성으로 백조자리 X-1과 거리는 지구와 태양 거리의 5분의 1이다. HDE가 항성풍으로 내뿜는 물질은 눈에 보이지 않는 동반성인 백조자리 X-1으로 흡수되는데 이로 인해 블랙홀 주변에는 물질의 흔적인 강착원반이 생겨난다. 강착원반은 블랙홀에 흡수되며 마찰로 인해 수백만도로 가열되며 X선을 방출한다. 이 X선을 측정하면 블랙홀의 존재를 유추할 수 있다.

 

NASA는 1970년 X선 천체 연구를 위해 우후루 위성을 발사했다. 여기서 관측된 정보를 통해 백조자리 X-1은 좁은 공간에서 에너지를 일으키는 블랙홀임이 드러났다. 블랙홀 연구로 유명한 스티븐 호킹과 2017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킵 손은 1974년 백조자리 X-1이 블랙홀인지 아닌지를 두고 내기를 하기도 했다. 호킹은 ‘아니다’에, 손은 ‘맞다’에 걸었다. 호킹은 1990년에 패배를 인정했고, 내기에서 이긴 손은 미국 성인 잡지 ‘펜트하우스’ 1년치를 받았다.

 

이미지 확대하기찬드라 X선 관측선이 관찰한 궁수자리 A* 의 모습. NASA 제공
찬드라 X선 관측선이 관찰한 궁수자리 A* 의 모습. NASA 제공

비슷한 시기 우리 은하 중심에도 블랙홀이 존재함이 확인됐다. 은하 중심에 위치한 초대질량 블랙홀 궁수자리 A*는 1974년 미국국립천문대의 천문학자 브루스 발릭과 로버트 브라운의 관측에 의해 그 존재가 예측됐다. 이 블랙홀은 이후 천체의 운동을 통해 간접적으로 증명됐다. 2002년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연구팀은 궁수자리 A* 근처 별의 운동을 관측해 은하 중심에 반경 0.002 광년 속에 태양 질량의 약 430만 배의 천체가 있음을 밝혀냈다. 은하 중심에 숨겨진 초대질량 블랙홀의 정체가 간접적으로 드러난 것이다.

 

지난해에는 은하계 중심 거대 블랙홀 주변에 작은 블랙홀들도 있음이 밝혀졌다. 미국 컬럼비아대 연구팀은 궁수자리 A* 주위에 12개의 작은 블랙홀들이 존재하는 것을 확인해 지난해 4월 ‘네이처’에 발표했다. NASA가 1999년 쏘아 올린 인공위성 찬드라 X선 관측선을 통해 블랙홀이 주변과 상호작용할 때 나오는 X선 신호를 찾았다. 궁수자리 A* 주위 3광년 이내 거리에 12개의 블랙홀이 있음을 확인했다.

 

2012년에는 인류 역사상 최초로 블랙홀을 시각적으로 확인하기도 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연구팀은 1년간 관찰을 통해 블랙홀이 별을 삼키는 전 과정을 관찰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하와이에 있는 가시광선망원경 팬스타스(Pan STARRS)와 NASA의 은하수 진화 탐사선의 발견한 장면을 모아 20억 광년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섬광을 관찰했다. 찬드라 X선 관측선을 통해 검증도 완료해 블랙홀이 적색 거성을 삼키는 과정이었음을 확인했다. 하지만 이때도 블랙홀 자체를 시각적으로 보여준 것은 아니었다.

 

이미지 확대하기두 블랙홀이 병합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중력파가 퍼져나가는 모습의 상상도.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두 블랙홀이 병합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중력파가 퍼져나가는 모습의 상상도.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2015년에는 두 개의 블랙홀이 합쳐지면서 방출되는 ‘중력파’의 존재가 처음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미국 라이고(LIGO)가 세계 최초로 중력파를 검출해내는 데 성공했다.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라 질량이 있는 물체는 가속운동을 하면 시공간을 휘어지게 하는데 이때 발생하는 시공간의 일렁임이 중력파다. 아인슈타인은 일반상대성이론을 발표하면서 중력파의 존재 또한 예측했으나 100년 만에야 그 존재가 드러났다.

 

인류는 블랙홀의 이론과 증거를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모아왔다. 하지만 이번 연구처럼 사건의 지평선이 드러날 정도로 관측한 경우는 없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인류는 블랙홀의 존재와 우주의 신비에 그 어느 때보다 가깝게 다가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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