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과 ‘고가도로’ 설치해 안전하고 효율적인 고체전지 만든다

2019.04.08 14:04
이번 연구를 주도한 연구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왼쪽부터 정기훈, 박소담, 정관영, 김수환 UNIST 연구원. 교신저자인 이상영·곽상규 교수는 사진에 등장하지 않았다. 사진제공 UNIST
이번 연구를 주도한 연구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왼쪽부터 정기훈, 박소담, 정관영, 김수환 UNIST 연구원. 교신저자인 이상영·곽상규 교수는 사진에 등장하지 않았다. 사진제공 UNIST

리튬 이온 배터리의 가장 큰 약점은 폭발 위험이 크다는 점이다. 큰 충격이 가해졌을 때 내부의 분리막이 찢어져 전해질이 새면 터질 수 있다. 전해질의 누출을 원천적으로 막기 위해 고체 전해질을 쓰는 ‘전고체 배터리’가 널리 연구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연구팀이 전고체 배터리의 성능을 크게 높일 새로운 이온 전달 소재를 개발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이상영·곽상규 에너지및화학공학부 교수와 정기훈 연구원팀이 전고체 배터리나 ‘리튬금속전지’ 같은 차세대 배터리의 소재로 쓰일 새로운 고체 이온 전도체를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전고체 배터리의 가장 큰 단점은 효율이다. 고체 전해질은 전기적 성질을 띤 입자(이온. 여기서는 리튬이온)을 전달할 때 내부에 존재하는 복잡하고 구불구불한 경로를 이용한다. 이는 액체 전해질보다 전도성이 낮아지는 원인으로 꼽혔다.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면 쉽게 갈 거리를, 바다를 메운 뒤 건물을 세운 도시를 관통해 가게 된 것과 비슷하다.


이 교수팀은 이렇게 도시가 세워진 매립지(고체 전해질) 건물에 터널과 고가도로를 갖춘 고속도로를 설치해 통행을 빠르게 만드는 방법을 채택해 문제를 해결했다. 연구팀은 유기분자를 공유결합(전자를 주고 받으며 결합한 화학 결합)을 통해 결합시켜 구멍이 많이 뚫린 구조를 만들었다. 이를 ‘공유결합성 유기골격 구조체’라고 한다. 연구팀은 이 물질 내부에 규칙적으로 배열된 통로가 생기며, 이를 통해 리튬 이온을 이동시키면 마치 고속도로를 통과하듯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연구팀은 이렇게 만든 전해질이 리튬 이온만 통과시키며 다른 이온은 이동시키지 않는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리튬 이온 배터리는 양이온인 리튬 이온이 이동하며 전기 에너지를 방전하거나 충전한다. 따라서 양이온 외에 음이온이 같이 움직이면 성능이 떨어진다. 

 

유기 골격 구조체 채널을 통한 리튬 이온  이동 개념을 설명했다. 마치 복잡한 도심을 관통하는 터널과 고가도로를 통해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것과 같다. 사진제공 UNIST
유기 골격 구조체 채널을 통한 리튬 이온 이동 개념을 설명했다. 마치 복잡한 도심을 관통하는 터널과 고가도로를 통해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것과 같다. 사진제공 UNIST

이 교수는 “전고체전지를 포함한 차세대 배터리의 상용화에 꼭 필요한 ‘고성능 고체 전해질’ 개발의 발판을 마련했다”며 “폭발 위험이 있는 유기용매를 전혀 사용하지 않으면서 리튬 이온만 선택적으로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전고체 배터리의 전해질뿐만 아니라, 반응성 높은 리튬금속전극에서도 우수하게 활용될 수 있는 특성인 만큼, 고에너지 배터리로 주목받는 리튬금속전지에도 활용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화학회지(JACS) 3월 19일자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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