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석 원자력연구원장 “사용후핵연료 연구할 제3의 장소 찾겠다”…일부 연구기능 이전 시사

2019.04.03 17:13
박원석 신임 원자력연구원장이 1일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박원석 신임 원자력연구원장이 1일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대전시민들이나 국민들이 생각하는 원자력 연구개발(R&D) 및 원자력 안전의 가치 기준이 연구원 입장에서 보는 기준과는 달랐던 것 같습니다. 한국이 당면한 원자력 안전과 해체 기술, 사용후핵연료 처리 실증 기술 등을 연구할 수 있는 제3의 장소를 물색할 계획입니다.”

 

지난 1일 21대 한국원자력연구원장에 취임한 박원석(60) 원장은 3일 서울 광화문에서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올해 60주년을 맞은 원자력연구원이 사용후핵연료 처리와 원자력 안전, 원전 제염 해체, 방사선 등 미래 원자력 R&D에 집중하기 위해 제3의 ‘사이트’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박 신임 원장은 1983년 서울대 원자력공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미국 신시내티대에서 원자력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원자력연구원에 입사해 소듐냉각고속로개발사업단장과 원자로개발연구소장(직무대행)을 역임한 국내 대표적인 원자력 전문가이다.

 

박 원장은 정부의 탈원전 및 에너지전환정책과 기후변화 문제 등 최근 원자력 분야를 둘러싼 상황에 대해서는 “당황스럽긴 했다”고 했다. 그는 “현재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을 보면 안전한 에너지, 환경친화적인 에너지, 경제성 있는 에너지를 국가 주력 에너지로 가져가자는 지극히 상식적인 취지로 진행되고 있다고 본다”며 “다만 지금까지 국내 원자력 R&D가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전력 생산에만 초점을 맞춘 상황에서 당황스러운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 원장은 “국민들은 보다 안전하고 환경친화적이고 경제적인 에너지를 요구하고 있는데 그동안 원자력 분야는 이런 요구 기준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미래 원자력 R&D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 원장이 초점을 맞춘 미래 원자력 R&D는 안전과 원전 해체, 사용후핵연료와 기후변화, 방사선 및 빅데이터·인공지능(AI)을 활용한 융합연구다. 

 

불과 수년 내에 원전에 마련된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이 포화상태에 도달하는 가운데 박 원장은 사용후핵연료 기술 개발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는 “노후화된 원전 제염 해체를 환경친화적으로 해야 하고 사용후핵연료 처리 기술도 개발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박 원장은 또 “사용후핵연료의 경우 폐연료봉 샘플을 연구원으로 갖고 와 연구를 해야 하는데 대전 도심에서 하는 건 쉽지 않은 문제”라며 “임기 3년 동안 해법을 찾아 시민사회와 소통하거나 제3의 장소를 찾아 옮겨 연구 기반을 구축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기후변화와 환경문제의 경우 온실 가스와 대기오염 물질을 많이 내놓는 대형 화물선들의 디젤 엔진을 소형 선박용 원자로로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는 복안이다. 

 

정부가 추진중인 수소경제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고온가스로 개발도 다시 들여다본다는 계획이다. 고온가스로는 물에 900도 이상의 열을 가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로 현재 중국이 2년 내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으며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원장은 “노무현 정부 당시 물로 수소를 경제적으로 생산하는 방안을 연구하다가 만든 게 고온가스로”라며 “고온가스로를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고온에 견디는 재료가 필요한데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융합연구와 방사선 연구도 강화할 뜻을 내비쳤다. 박 원장은 “연구원 내 상당수의 센서들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통해 원자력 연구 수준을 업그레이드하는 방안을 찾을 것”이라며 “다양한 융합연구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정읍 분원에서 진행중인 방사선 연구도 한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박 원장은 “국민 공감대를 기반으로 R&D와 산업 진흥을 동시에 모색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민경제에 이바지하는 연구원으로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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