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인공위성 요격에 성공" 美·러·中 이어 세계 네 번째

2019.03.28 17:50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27일 TV 연설에서 인도가 위성 요격무기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유튜브 캡처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27일 TV 연설에서 인도가 위성 요격무기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유튜브 캡처

인도가 미국, 러시아, 중국에 이어 세계 네 번째로 위성 요격무기(ASAT)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인도는 세계 우주 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이로 인해 발생할 우주 쓰레기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27일 TV 연설에서 “인도가 ASAT 시험에 성공하면서 역사의 장을 썼다”고 선포했다. 이어 “인도는 세계 우주 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며 “지금까지 미국, 러시아, 중국 등 3개국만 이 능력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인도는 2012년에 요격기술을 갖고 있다는 것을 밝혔지만 실제로 미사일을 발사해 위성을 격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도 여신의 이름을 딴 ‘샤크티 임무’로 이름 붙은 이번 시험은 300㎞ 고도의 낮은 지구 궤도에 있던 인도의 위성 중 하나를 파괴했다. 인도 국방연구개발기구(DRDO)의 탄도미사일 요격기가 미사일로 쓰였다. 압둘 칼랄 섬 발사단지에서 발사된 미사일이 목표에 도달하기까지는 3분 걸렸다. 인도는 자국 위성인 것만 밝히고 인공위성의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인도 언론은 올해 1월에 발사한 740㎏ 중형급 군용 관측 위성 ‘마이크로샛 R’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 육군의 분석에 따르면 마이크로샛 R은 262~280㎞의 저고도 위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27일 즉각 인도의 미사일 발사를 감지했다고 밝혔다. 미국 우주 전문매체 스페이스뉴스에 따르면 데이비드 톰슨 미국 공군 우주사령부 부사령관은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발사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며 “위성 통신사업자에게 즉각적으로 통보했다”고 말했다. 톰슨은 청문회 후 기자들과 인터뷰에서 “이러한 유형의 테스트는 미국의 위성을 비롯한 모든 위성에 위험을 준다”며 “궤도에 오랜 시간 남아있을 잔해를 만들고 연쇄적 영향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위성사업자들에게 통보한 이유는 인공위성이 파괴되며 나온 잔해가 다른 위성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공위성을 파괴하면 수십 년간 우주 궤도를 떠돌 수백에서 수천 개의 잔해가 우주쓰레기로 남는다. 500㎞ 고도에서 초속 8㎞ 이상으로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에 위성에는 큰 위협이 된다. 미국이 위성 통신 사업자들에게 즉각 통보한 이유다. 잔해 중 하나가 다른 위성에 부딪히면 위성이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잔해 중 작은 것은 추적이 어려운 것도 문제다.

 

ASAT 실험으로 만들어진 잔해가 실제 인공위성에 피해를 준 사례도 있다. 2007년 중국이 약 800㎞ 고도에 있던 퇴역 위성 펑윈 1호를 대상으로 시험했을 때 3000개가 넘는 파편이 만들어졌다. 이 파편은 우주 궤도를 떠돌다 2013년에 러시아의 과학실험용 인공위성 ‘블리츠(BLITS)’와 부딪혀 블리츠가 궤도를 이탈하는 사고를 일으켰다.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우주쓰레기의 상상도. 위키미디어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우주쓰레기의 상상도. 위키미디어

인도도 이를 의식해 저궤도에 위치한 위성을 상대로 테스트했다고 밝혔다. 300㎞의 저궤도 파편은 대부분 지구 중력의 영향을 받아 대기권으로 들어오며 불타 소멸한다. 미국이 2008년 실시한 ASAT 실험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 미국은 250㎞ 궤도에 진입한 직후 오작동을 일으켜 기동이 정지된 인공위성 ‘USA-193’에 미사일을 발사해 파괴했다. 이때 발생한 파편은 1년 내 대부분 대기권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이 당시에도 파편 중 일부가 충돌의 충격으로 고궤도로 날아갔다는 지적이 있었다.

 

ASAT 시험은 정치적인 의도가 강하다는 지적도 있다. 적대적 위성을 격추할 수 있는 국가의 능력을 증명하지만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요격하는데도 같은 기술이 쓰이기 때문이다. 특히 인도에서는 다음 달 11일 인도 총선이 시작돼 일각에서는 모디 총리가 이번 발표를 총선 캠페인용으로 활용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인도가 실험에 성공하며 앞으로도 각국이 ASAT 실험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에 미국은 우주쓰레기를 감시하는 우주상황인식(SSA)에 더욱 힘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짐 브라이든스틴 나사 국장은 27일 미 하원 세출위원회에 참석해 “더 나은 SSA와 우주쓰레기 추적이 필요하다”며 “더 많은 국가가 ASAT를 테스트하면 파편이 문제가 될 것이고 우리가 만약 우주를 어지럽히면 되돌릴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이든스틴 국장은 위성을 파괴하는 행위는 잘못이라고도 했다. 그는 “ASAT를 시험하는 국가들은 우주에 파편을 만들고는 우리에게 우주 상황 인식 정보를 요구한다”며 “미국 납세자의 돈으로 운영되는 우주 상황 인식이 전 세계에 무료로 제공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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