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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아의 미래병원]스마트병원이 진짜 똑똑해지려면

2019년 04월 09일 15:00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 앤 설리번이 내놓은 '스마트병원의 미래' 보고서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2025년까지 전 세계 종합병원의 약 10%가 인공지능(AI)을 구축한 스마트병원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리고 스마트병원이 구축될 핫스팟으로 미국과 캐나다, 영국, 스웨덴, 핀란드와 함께 한국을 꼽고 있다. 한·중·일에선 유일하다.
 
이미 해외에서는 미국 존스홉킨스병원과 캐나다 해밀턴의료과학기관, 미국 피츠버그의료센터 가 스마트병원을 천명하고 적극적으로 체질을 바꾸고 있다. 국내에서도 분당서울대병원과 서울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 이대서울병원, 강동경희대병원이 스마트병원의 개념을 내세웠다.

 

스마트병원이라고 하면 대중은 SF 속 의료기기를 떠올리기 쉽다. 가령 영화 '패신저스'에서는 사람이 유리챔버에 눕자 혈압과 혈당, 상처 유무와 손상 정도 등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심지어는 예측 수명까지 알려준다. 영화 '엘리시움'에서는 몸 전체를 스캔해 암을 진단하고 주사 한 방으로 치료하기도 한다. 

 

하지만 스마트병원이 갓 태어나고 있는 초기인 만큼, 현재의 스마트병원은 엄밀히 말해 '디지털병원'이다. SF에서처럼 병을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인공지능은 아직 존재하지 않으며, 대부분은 AI와 IoT(사물인터넷) 기기등을 활용한 '환자의 편의를 위한 서비스'다. 

 

예를 들면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진료 날짜와 시간을 예약하고, 내원하고 나서는 가야 할 검사실 위치와 대기 순번을 확인하거나 수납을 한다. 의사가 환자에게 설명했던 녹음파일이나 진료 시 봤던 이미지파일도 앱으로 다시 볼 수 있다. 병원 내에서 길을 잘 못 찾거나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등 번거로움을 해소하는 효과가 있다. 

 

또는 의사가 수술실에서 수술하기 전 컴퓨터 프로그램을 세팅하거나, 음성을 인식해 의무기록을 받아적는 등 의료행위 외의 '잡일'을 스마트기기가 대신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SF에서처럼 우리가 상상하는 '진짜 스마트한 병원'을 만들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먼저 AI 등을 활용한 첨단 기술과 빅데이터가 필수다. 

 

국내 병원 중에서도 이미 의료용 AI를 도입한 곳이 있다. IBM에서 만든 '닥터 왓슨'이다. 2016년 말 가천대 길병원이 국내 최초로 암 진단에 활용할 수 있는 '왓슨 포 온콜로지'를 도입한 이후, 현재 총 7개 병원에 도입됐다.

 

왓슨은 전 세계 왓슨을 갖춘 병원들의 임상 데이터나 유전정보 데이터(왓슨 포 지노믹스의 경우), 의학적 자료, 의학교과서, 저널에 실린 논문 등을 토대로 각 환자에게 적당한 치료법을 제시한다. 환자의 임상 데이터와 의학 분야 연구 성과 데이터가 많으면 많을수록 왓슨이 제시하는 치료법에 대한 정확도가 증가한다. 왓슨의 능력을 좌표로 설명하자면 가로축으로는 암의 종류가, 세로축으로는 치료 방법이 매일 늘고 있는 셈이다. 

 

스마트병원에게 필요한 두 번째 요소는 개인 정보가 해킹 당하거나 외부로 유출되는 일이 없도록 하는 '사이버보안 기술'이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는 곧 개인 정보다. 프로스트 앤 설리번 전문가들은 '비전 2025-헬스케어의 미래' 보고서에서 현재 전세계 의료 관련 데이터가 최소 150EB(엑사바이트)라고 보고 있다. 1엑사타이트는 기가바이트(GB)의 약 10억 배다. 

 

또 다른 고민거리는 종이차트와 X선 촬영 필름이 사라지는 일이 오히려 불편한 환자도 많다는 사실이다. 병원 관계자들은 내원하는 환자 대부분이 고령이며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지 않은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우려한다. 의사와 문진하는 시간이 줄고, 처방전을 온라인으로 전송받는 등 사람간 커뮤니케이션이 줄어드는 탓에 소통이 어긋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몇몇 대형병원들은 스마트병원으로 진화할 필요성을 굳이 못 느끼고 기존 방식을 유지하기도 한다. 

 

하지만 누구나 의학과 IT 기술이 발달하면서 결국 병원이 점차 스마트하게 진화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유선 전화기에서 무선 전화기로..., 2G 휴대전화 등을 거쳐 결국 스마트폰이 등장했듯이 스마트병원도 디지털병원 수준에서 한 단계씩 발전해 언젠가는 SF에서 상상한 것과 비슷한 수준으로 탄생할 것이다.  

 

'청진기'가 점차 사라지더라도 환자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 따뜻한 스마트병원이 등장할 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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