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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과학 국제연구는 김일성종합대,국내 연구는 김책공대가 주도

2019년 03월 25일 03:00
이미지 확대하기김책공대연구소 전경.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책공대연구소 전경.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의 과학기술 분야에서 국제 연구는 김일성종합대가, 국내 연구는 김책공업종합대(김책공대)가 주도하는 것으로 국제 및 북한 학술지 논문 데이터 분석 결과 나왔다.

 

국제 연구에서는 레이저 등 물리학과 제어수학이, 국내 연구 주제로는 시스템이나 장치 구축 등 과학 인프라가 중요하게 다뤄진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2014년 이후로는 주체적으로 연구를 주도하는 과학자가 북한 국내에 등장하는 등 연구의 ‘맹아’가 탄생했다는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다.

 

●김일성종합대, 리과대가 주도한 국제연구…北 자생 연구자도 등장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가 공개한 ‘2008~2016 북한 과학자 국제 학술연구 현황분석’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국제 학술논문 발표는 김일성종합대와 김책공대, 국가과학원, 리과대가 대부분(90%)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14년 이후 양뿐만 아니라 질적인 도약도 조금씩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도 새롭게 밝혀졌다. 자문회의는  “국제연구원의 제2저자 등으로 참여한 연구가 아닌, 북한 국내 연구자가 주도한 제1저자 또는 교신저자의 연구가 이 때부터 증가했다”고 밝혔다. 자문회의는 남북 교류가 활성화됐을 때 구체적인 교류 대상 기관과 연구자를 발굴하기 위해 분석을 했다.

 

이미지 확대하기김일성종합대. 위키피디아
김일성종합대. 위키피디아

자문회의는 2008~2016년까지 9년 동안 국제학술논문 데이터베이스인 스코푸스(SCOPUS)에 등재된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북한 논문 가운데 99편을 선별해 양적, 질적 분석을 했다. 논문의 저자가 연구를 주도한 제1저자 또는 교신저자인지를 분석한 결과, 2013년까지는 해외 연구기관과의 공동연구에 방문연구자로 참여하던 북한 연구자들이 2014년을 기점으로 단독 연구논문 또는 제1저자 논문을 쓰는 횟수가 늘고 있음을 발견했다.

 

예를 들어 물리, 천문학에서 2008년 북한과학자가 쓴 주요 논문은 1편이었고 그나마 교신저자나 제1저자가 아니었다. 하지만 2015년에는 논문 수도 7편으로 늘었고 그 가운데 5편이 교신저자 또는 제1저자 논문이었다. 2016년에는 6편 중 3편이 교신저자였다. 재료과학 역시 2010년 주요 논문이 1편뿐이고 교신저자도 아니었지만, 2016년에는 5편으로 늘고 그 가운데 3편이 교신저자였다

 

주요 연구 분야도 분석했다. 제어, 전기전자 등 공학이 강세였지만, 물리, 화학, 수학 등 기초과학도 많았고 일부는 ‘피지컬리뷰’ 등 학계 대표적인 학술지에도 이름을 올렸다. 수적으로는 물리학과 천문학 분야 논문이 31건으로 가장 많았고, 수학이 15건, 컴퓨터과학과 재료과학이 8건, 농학과 생물학이 7건 순이었다.

 

두각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연구자도 물색했다. 물리 분야에서는 김광현 국가과학원 레이저연구소 교수, 강진우 김일성종합대 물리학과 교수가 꼽혔다. 수학에서는 리성혁 리과대 제어과학과 교수, 오형철 김일성종합대 수학과 교수가, 컴퓨터과학에서는 촤광민 김일성종합대 컴퓨터과학과 교수가, 재료과학은 유철준 김일성종합대 재료과학과 교수가 꼽혔다. 또 중국과 논문 공저가 늘어나는 추세도 감지됐다.

 

염한웅 자문회의 부의장은 “북한과 협력하고자 제안된 프로젝트가 수백 개나 있는데 전체를 아우르는 중장기적인 틀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분석을 했다”며 “과학기술계 상호간의 ‘파트너’가 될 수 있는 북한의 현장 과학자를 발굴하고자 했다. 김정은 체제 이후 자생적으로 맹아가 될 수 있는 과학자군이 형성돼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국내 연구는 김책공대가 ‘허브’...현장문제 해결형 연구중

 

북한 국내 과학연구 동향을 세밀하게 분석한 연구 결과도 최근 나왔다. 박한우 영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와 윤정원 한양대 산업융합학부 교수팀은 북한의 대표적인 국내 과학기술학술지 '기술혁신' 가운데 2015년에 발행된 논문 720편을 입수해 논문의 공저자 네트워크 분석 및 내부 단어 의미망분석한 결과를 학술지 ‘사이엔토메트릭스’ 3월호에 발표했다.

 

분석 결과 주요 북한 국내 연구 수행의 핵심 기관은 수적으로나, 공저 네트워크상으로나 김책공대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김일성종합대는 국내 연구에서는 5위권 밖이었고, 오히려 국가과학원과 리과대 등이 주요 성과를 냈다. 주요 연구 키워드는 과학기술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필요한 ‘체계’나 ‘조절’ ‘장치’ 등으로 나타났다.

 

박 교수팀은 논문에서 저자 이름과 소속, 키워드, 제목을 수집해 논문을 함께 지은 학자들의 관계망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북한 과학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네트워크 중심부에는 김책공대가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논문 저자의 수로도 전체의 20% 이상을 차지했고, 공동연구의 네트워크에서도 가장 중요한 ‘핵심’이었다.

 

그 다음으로 논문 공저 네트워크의 중심부에 자리한 학교는 교육대학인 리과대와 김형직사범대로 나타났다. 리과대는 논문 저자 수에서도 김책공대에 이어 2위를 차지해, 북한 국내 과학기술계의 주요 연구 주체임이 이번에 드러났다. 평양기계종합대와 평양인쇄공업대, 평양건축종합대 등 수도에 자리한 공대도 공동연구 네트워크 상에서 중요한 핵심 연구기관으로 떠올랐다. 레이저연구소 등 산하 연구 기관을 거느린 상급 기관인 국가과학원 역시 국내 기술 연구의 주요 ‘거점’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외와 달리 김일성종합대는 기술혁신에 논문을 낸 연구자 네트워크에서는 5~6위, 저자의 수에서는 5위권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박 교수는 "국외 학술활동은 김일성종합대가, 국내 현장문제 해결형 연구활동은 김책공대와 국가과학원이 각각 맡은 형국"이라며 "대학과 과기특성화대,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연구 분야나 내용에 큰 차별점이 없는 한국과는 다른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논문에 사용된 단어를 분석한 결과에서는 단독 논문과 공동 저술 논문이 각기 다루는 내용에도 차이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도 흥미롭다. 단독 논문은 '체계(시스템)'와 '조종' '장치' ‘측정’이 핵심어로 제시됐다. 반면 공저 논문에서는 '장치'와 '자식(방식)' '처리'가 핵심어로 제시됐다. 연구팀은 “단독 논문은 인프라에, 공저 논문은 구체적인 요소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공동연구는 보다 큰 틀의 주제에 집중하고 있다는 게 데이터로도 드러난다"며 "기관별, 공동 또는 단독 연구 별로 역할 분담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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