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가 본 당뇨병] 답 없는 ‘혈관이 아픈 병’…합병증 예방이 관건

2019.03.11 18:00

소리 없이 찾아오는 성인병, 잘 먹고 잘사는 부자들의 병, 병보다 합병증이 더욱 무서운 병. 당뇨병을 말할 때 언제나 따라오는 또 다른 이름이다. 하지만 병에 대한 공포만큼 무관심도 크다.

 

지난 12월 질병관리본부에서 발간한 ‘2018 만성질환 현황과 이슈’에 따르면 국내에서 당뇨병으로 인한 사망은 연간 1만 명으로 10만 명당 25.6명꼴이며, 국내 사망원인 6위를 차지한다. 지난 게다가 당뇨병 환자만 많은 게 아니라, 이전 단계인 당뇨 고위험군이 성인 4명 중 1명꼴로 증가했다. 당뇨병에 걸릴 확률을 2배 이상 높이는 비만도 3명 중 1명꼴이다. 심지어 소아비만도 10명 중 1명꼴이다.

 

당뇨병은 내과 중에서도 내분비내과에서 진단한다. 우리 몸에서 다양한 호르몬의 생성과 분비, 작용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분야다. 당뇨병이 왜 생기는지 어떻게 치료할 수 있는지 등을 내분비내과 전문의에게 물어봤다.


‘달콤한 피’가 온몸을 돌며 합병증 일으켜 

 

인슐린이 혈당을 낮추는 원리.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인슐린이 혈당을 낮추는 원리.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당뇨병은 혈중 포도당의 양(혈당)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호르몬인 인슐린이 부족하거나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대사질환이다. 분비기관인 췌장 세포가 파괴돼 인슐린이 전혀 분비되지 않거나(제1형 당뇨병), 인슐린의 기능이 떨어져 세포가 포도당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한다(제2형 당뇨병). 고혈당 상태를 오랫동안 지속해 다른 합병증이 나타나는 경우에 당뇨병으로 진단한다. 건강한 사람은 공복 시 100mg/dL 미만, 식사한 직후 139mg/dL 정도다.  

 

당뇨병의 대표적인 증상은 과다한 소변량과 과식, 과음(물)하는 습관, 체중감소 등이다. 모두 고혈당에서 오는 증상들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당뇨병 환자의 50%가 초기 증상을 못 느낀다. 유형준 CM병원 내과 교수(전 한강성심병원 내과 교수)는 “혈당이 정상보다 두 배가량 많아도 겉으로는 증상이 오랫동안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당뇨병을 ‘침묵의 병’이라 부르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래서 당뇨성 망막병증이나 당뇨발, 만성 신부전증 등 합병증도 소리 없이 찾아올 위험이 크다. 김현민 중앙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우리 몸 곳곳에 혈관이 분포하기 때문에 여러 기관에 합병증이 일어날 수 있다”며 “미세한 혈관이 문제를 일으키면 당뇨병성 망막병증이나 당뇨병성 신증, 당뇨병성 신경병증 등이, 이보다 큰 혈관에 문제가 생기면 동맥경화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중 가장 위험한 합병증은 심근경색, 뇌경색 같은 심뇌혈관질환이다. 김 교수는 “당뇨병 환자의 경우 비교적 젊은 나이에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위험성도 훨씬 크다”고 말했다. 

 

혈당 수치 관리만 잘 하면 합병증 거의 안 생겨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당뇨병의 원인과 근본적인 치료법은 밝혀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당뇨병에 대한 유전적 요인을 가진 사람에게 여러 환경적인 요인이 함께 작용하기 때문으로 추정한다. 환경적 요인은 비만이나 고칼로리 식생활, 운동 부족, 과도한 스트레스, 다양한 호르몬 이상 등을 말한다. 

 

유 교수는 “혈당이 오르는 원인은 다양한데 외래에서는 고혈당이 지속하는 공통적인 현상만을 보고 당뇨병으로 진단한다”며 “학계에서는 추후 당뇨병의 원인에 대해 좀 더 알게 되면 하나의 병이 아닌, 여러 질환으로 세분화될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고 설명한다. 

 

당뇨병을 완치하기 어려운 까닭은 인슐린을 분비하는 기관인 췌장의 기능을 정상적으로 되돌리는 방법을 찾지 못한 데다, 환자에 따라 인슐린이 정상적으로 분비되더라도 근육 등 기관에서 작용하는 데 문제가 있을 수 있어서다(인슐린저항성). 

 

그래서 당뇨병 환자는 혈당을 정상 수치에 가까워지도록 조절한다. 짠맛과 단맛, 지방과 탄수화물 등 고칼로리를 피하고 섬유소를 늘린 건강한 식이요법을 하고, 담배과 술을 줄이고 규칙적인 운동으로 체중을 관리해야 한다. 과도한 관리로 저혈당에 빠지지 않도록 혈당을 자주 체크하는 일도 중요하다. 

 

김 교수는 ”초기에는 증상이 없으므로 합병증이 발생하기 쉬운 눈이나 신장은 정기적으로 검사해 합병증 발생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심뇌혈관질환을 예방하려면 이상지질혈증이나 고혈압, 비만 등 동반질환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40대 이상은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당뇨병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만약 비만이나 고지혈증, 고혈압이 있거나 가족 중에 당뇨병 환자가 있다면 30세부터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 교수는 "오랫동안 당뇨병을 앓았어도 혈당을 정상 수치에 가깝게 유지한다면 합병증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에는 췌장뿐 아니라 뇌와 소화기관, 신장, 근육 등에서 인슐린의 작용을 돕거나, 혈당을 높이는 호르몬(글루카곤)의 분비를 억제해 혈당 상승을 막는 등 다양한 신약이 나오고 있다”며 “환자 개개인에 맞게 혈당을 관리한다”고 당뇨학계의 트렌드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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