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재난] ②미세먼지만 보다가 '오존' 놓친다

2019.03.06 17:01
3월 5일 실시간 미세먼지 농도. earth.nullschool.net 제공
3월 5일 실시간 미세먼지 농도. earth.nullschool.net 제공

엿새째 이어지고 있는 최악의 미세먼지에 비상저감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차량 2부제와 노후경유차 운행 제한 등의 조치를 실시하고 있지만 미세먼지 농도는 쉽사리 떨어지지 않고 있다. 워낙 시급하다 보니 국내 대기오염 정책이 모두 미세먼지에 집중되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미세먼지 농도의 급격한 감소가 자칫 또다른 대기오염물질인 오존의 생성을 높일 수 있다는 올해 초 해외 연구가 새롭게 조명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세먼지와 함께 다른 오염물질 관리를 함께 해야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켈빈 베이츠 미국 하버드대 공학및응용과학대 교수와 리케 중국 난징정보과학기술대 연구원팀은 중국에서 미세먼지 저감조치가 이어진 2013~2017년 여름의 오존 생성 과정을 분석하고, 급격한 미세먼지 저감조치가 오존 농도를 직접 높였다는 사실을 밝혔다. 연구 결과는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1월 9일자에 발표됐다.

 

중국은 2013년 초, 정부 주도로 대기오염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PM2.5(초미세먼지) 배출을 제한하는 정책을 시작했다. 도시는 자동차의 운행을 제한하고 석탄 화력발전소도 배출량을 줄이거나 아예 운전을 멈추고 천연가스를 이용한 발전으로 전환했다. 이 정책 덕분에 5년 동안 중국 동부의 PM2.5 농도는 40% 줄었다.

 

연구팀은 중국 내 1000여 곳에서 측정한 데이터를 살펴보다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또다른 오염물질인 오존이 대도시를 중심으로 크게 증가한 것이다. 오존은 스모그의 주성분으로 마스크 등으로 막을 수 없는 기체 성분이다. 원래 오존은 햇빛이 강한 날 산업체 등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인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이 산화하면서 반응성이 높은 물질(라디칼)을 만들고, 이 물질이 자동차 배기가스 등에 포함된 대기오염물질인 질소산화물(NOx)과 VOCs 사이의 반응을 유도하면서 만들어진다. 

 

그런데 연구팀이 분석한 결과 중국의 미세먼지 저감조치 기간에는 특별히 질소산화물과 VOCs의 농도가 증가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다른 원인이 오존 형성을 늘린 것이다. 연구팀은 미세먼지가 이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미세먼지가 마치 스폰지처럼 작용해 VOC가 산화해 만들어진 반응성 물질을 흡수하는 역할을 했고, 그 덕분에 오존이 만들어지는 ‘고리’가 끊겼다는 것이다. 


공동 연구자인 대니얼 제이콥 하머드대 대기화학및환경공학과 교수는 “미국에서 30년 동안 저감한 미세먼지를 중국은 4년 만에 달성했다”며 “지금까지 중국만큼 급격하게 미세먼지를 저감한 나라가 없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지금에야 관찰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랴오홍 난진대 교수는 “오존 문제를 줄이기 위해 미세먼지 저감 노력과 함께 질소산화물과 VOC 배출을 함께 줄이려는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순태 아주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미세먼지가 오존 발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새로운 시각의 가능성을 제기한 논문이지만, 아직 세부 과정 등이 밝혀지지 않아 확신하기에는 이르다”며 “중국과 한국은 질소산화물과 VOCs 등의 조건도 다르고 (오존이 주로 발생하는) 중국에서 한반도로 향하는 여름철의 대기 흐름(남서풍)도 겨울(북서풍)과 달라 바로 적용하기에도 이르다”고 말했다.

 

다만 미세먼지와 함께 질소산화물, VOCs 등을 종합적으로 관리해야 미세먼지와 오존까지 다 저감할 수 있다는 결론 자체는 시사점이 있다.


한국은 중국만큼 급격한 미세먼지 저감을 경험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오존 농도가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의 ‘2017 대기환경연보’에 따르면, 서울의 오존농도는 1989년 0.008ppm에서 1999년 0.17ppm, 2009년 0.021ppm, 2017년 0.025ppm으로 약 30년 사이에 3배 이상 높아졌다. 대전은 1989년 0.014ppm에서 2017년 0.029ppm으로, 제주는 1995년 0.031ppm에서 2017년 0.043ppm으로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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