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20여년간 감소 추세…인식 격차 줄여야"

2019.02.26 05:50

“전문가들과 일반인들의 잣대가 다른 것 같고 미세먼지에 대한 결론도 다른 것 같습니다. 실제로 1995년부터 2017년까지 통계를 보면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점차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전문가들은 상황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 보지만 일반인은 OECD 국가 미세먼지 농도 순위가 7위에서 2위로 악화된 것을 보게 됩니다. 전문가들과 일반인 간 인식 격차를 줄이는 게 필요합니다.”

 

이미지 확대하기25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제1회 미세먼지 국민포럼′에서 장임석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장이 미세먼지 실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25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제1회 미세먼지 국민포럼'에서 장임석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장이 미세먼지 실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장임석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장은 25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제1회 미세먼지 국민포럼’에서 미세먼지 실태를 제대로 알려면 인식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장 센터장은 "전문가들은 미세먼지 문제가 점차 개선되고 미세먼지 발생원이 다양하다고 인식한다"며 "반면 일반인은 미세먼지가 과거에 비해 악화되고 중국으로부터의 유입이 가장 큰 원인이라 믿는다"고 인식 격차를 설명했다.

 

이번 포럼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바로 알고 무엇이 문제인지를 알아보자는 취지로 국민 참여형태로 주최했다. 서울 지역에 이틀 연속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되는 등 일주일째 미세먼지가 가시지 않는 상황을 반영하듯 200명이 넘는 인파가 대강당을 채웠다. 토론회는 유튜브로도 생중계돼 온라인상에서 질문을 받기도 했다.

 

미세먼지 국민포럼은 전문가와 시민의 의견을 듣고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자는 목표로 총 6회에 걸쳐 계속 열린다. 고윤화 미세먼지 국민포럼 운영위원장(전 기상청장)은 “국민 시각에서 미세먼지 대책을 추진하기 위해 국민포럼을 발족하게 됐다”며 “총 6회에 걸친 포럼에서 토론을 통해 이슈를 발굴하고 찾아내서 미세먼지 해결 계획을 만드는 데 포럼의 초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중국의 미세먼지 상황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장 센터장은 2001년부터 2013년까지 자료를 보면 미세먼지 측면에서 중국 동부와 한국이 동기화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의 대기오염 실태자료를 살펴보면 2013년을 기점으로 미세먼지 배출량이 감소하는 것을 볼 수 있다”며 “중국은 자료가 선진국 수준으로 도달했고 위성 등을 통한 일부 연구 지표는 우리보다 앞서 있지만 한국 과학자들도 과학적으로 중국과 논의할 수 있는 시기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이미지 확대하기이정용 환경부 푸른하늘기획과 팀장이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 추진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이정용 환경부 푸른하늘기획과 팀장이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 추진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정부 측은 미세먼지 문제에 대해 반성할 점이 있다고 인정했다. 이정용 환경부 푸른하늘기획과 팀장은 “공기를 뜻하는 에어와 종말을 뜻하는 아포칼립스를 합한 ‘에어포칼립스’라는 신조어가 나오는 등 국민의 불안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미세먼지와 기후변화를 연계해 고려하지 못한 점, 규제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 점, 정확한 체크 없이 클린디젤에 끌려다닌 점, 미세먼지 기준 정한 것이 미국보다 20년 늦은 점은 반성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향후 정책 방향도 소개했다. 이 팀장은 “10년 이상 된 노후 경유차 260만대를 조기에 퇴출시키고 휘발유가와 경유가의 상대가격도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10년 이상 된 노후 보일러가 450만대인 상황에서 2022년까지 감축목표가 16만대에 불과한데 속도감있게 가려면 예산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과 협력에 관해서는 “중국에 대해서도 할 말은 하겠지만 강제할 수단은 없다”며 “중국이 경보체계를 제공한다든지 자발적 저감 목표를 제시하는 협력으로 중국의 배출량을 줄이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미지 확대하기패널로 참석한 전문가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패널로 참석한 전문가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이어진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정부의 실책을 지적했다. 장영기 수원대 에너지공학과 교수는 “불법소각 같은 비관리 연소형태에서 나오는 일산화탄소나 비산배출이 주원인인 VOC가 과소평가된다”며 “배출실태를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효율성을 높이고 대책을 이행하는데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장 교수는 “미세먼지를 한방에 해소할 기술인 양 인공강우같은 검증되지 않은 기술을 정치 논리로 도입하면 안되고 비용대비 오염물질 저감 효과를 검토해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며 “대책이 쏟아져 나오면서 현장에서 이행평가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사회활동가들은 국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알려줄 것을 주문했다. 지현영 환경재단 미세먼지센터 국장은 “국민들의 90%가 미세먼지를 심각하게 느끼지만 심각한 피해를 일으키는 뇌졸중 같은 미세먼지로 발생하는 질환과 달리 달리 안구질환이나 환기공포가 실제 느끼는 고통 1위를 차지한다”며 “설문조사를 보고 국민의 생각을 살펴보면서 제대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원 에코맘코리아 대표는 “공기청정기 설치와 미세먼지 측정기 설치는 미세먼지 저감 정책이 아니고 회피정책이다”며 “미세먼지 정책 수용성을 높이려면 국민 개개인의 인식변화가 일어나도록 대국민소통과 제대로 된 교육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1999년부터 4년간 환경부 장관을 지내기도 했던 김명자 과총 회장은 이번 포럼에 대해 “미세먼지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가를 먼저 다룬 다음에 구체적 접근을 하는 것으로 포럼 방향이 설정돼 있음을 말씀드린다”며 “환경부가 주무부처지만 혼자 풀 수 없는 일을 모두 힘을 모아 통합적으로 접근해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자는 취지”라고 포럼의 의의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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