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스탠퍼드도 못한 생체간이식 한국서 받고 '새 삶'

2019.02.25 15:38
왼쪽에서 두번째가 찰리 칼슨 씨. 서울아산병원 제공
왼쪽에서 두번째가 찰리 칼슨 씨. 서울아산병원 제공

지난 22일 금요일 오후 서울아산병원 동관 10층 간이식병동에서는 생일파티가 열렸다. 이 병원에서 간이식을 받고 회복 중인 찰리 칼슨 씨의 46번째 생일이었다.  칼슨 씨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검색엔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다.

 

그는 2011년 간경화와 골수 이형성 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특히 골수 이형성 증후군은 조혈모세포 이상으로 혈소판, 백혈구 등의 혈액세포가 줄어 면역기능 이상, 감염, 출혈을 일으키고 만성 백혈병으로 진행할 수 있는 위험 질환이다. 

 

칼슨 씨는 스탠퍼드대 병원에서 골수 이형성 증후군 항암치료를 10회 이상 받았다. 그 결과 간 기능이 나빠져 더 이상 치료를 할 수 없게 됐다. 마지막 희망은 간 이식 수술이었다.

 

하지만 미국 스탠퍼드대 병원에서조차 수술이 성공할지 장담하지 못했다. 미국의 간 이식 센터들은 생체 간이식 경험이 적은데다 칼슨 씨가 골수 질환까지 앓고 있어 수술 후 회복을 장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자칫 수술 후 매우 사소한 수술 합병증이도 생기면 환자 상태가 급격히 악화될 위험이 있었다.

 

스탠퍼드대 병원 의료진은 한국 생체간이식 기술이 세계적이라고 인정해, 서울아산병원에 칼슨 씨를 직접 부탁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생체간이식 기록이 5000건 이상으로 세계 최다일 뿐 아니라 간이식 후 1년 생존율이 97%로 미국(89%)보다 높다.  

 

결국 칼슨 씨는 지난해 11월, 마지막 희망을 안고 한국에 왔다. 당시만 해도 새해를 건강히 맞을 수 있을지 생일파티를 할 수 있을지 불투명했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 의료진은 어려운 케이스인 만큼 혈액내과와 긴밀한 협의를 하며 치료계획을 세웠고, 환자가 위험도가 높은 복잡한 수술과 긴 수술 후 회복과정에서 합병증 없이 무사히 잘 회복할 수 있도록 치료계획을 세웠다.

 

지난해 12월 19일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칼슨 씨의 간이식 수술을 진행했다. 부인인 헤이디 칼슨 씨에게 간을 기증받았다. 복부 약 10cm 정도로 절개하는 최소 절개 기법으로 흉터와 합병증 가능성을 최소로 줄였으며, 생체 간 62%를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절제했다.  

 

칼슨 씨는 간경화에 따른 잦은 복막염으로 장 유착이 심했고 간 문맥 혈전과 많은 부행혈관들이 발달해 있어 고난이도 수술 기술이 필요했다. 보통 생체간이식 수술이 10시간 정도 걸리는데, 칼슨 씨의 경우 18시간이나 걸렸다.  혈소판 16팩, 혈액 20팩 등 엄청난 양의 수혈이 진행됐다. 

 

수술 후에도 칼슨 씨는 골수 기능에 문제가 생기거나 예상보다 회복이 더뎌 오랜 기간 중환자실에 머물러야 했다. 다행히 두 달 동안 나아졌고 2월 중순부터는 일반병실에서 회복 중이다.

 

송기원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교수는 “처음 병원에 왔을 때는 간경화로 인해 복수가 많이 차 있었고, 여러 차례 항암치료를 받아 쇠약해진 상태여서 결과를 장담할 수가 없었다"며 "환자와 가족들이 본인 병에 대한 이해가 깊고 워낙 치료 의지가 강한데다, 치료 과정 내내 의사와 중환자간호팀 등 간이식팀이 환자 상태를 매일 공유한 결과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칼슨 씨는 스탠퍼드 대학에서 골수 이형성 증후군에 대한 항암 치료를 다시 진행할 수 있게 됐다. 골수이식은 이식 후 1년 이상 정밀한 경과 관찰이 필요해 오늘(25일) 미국으로 돌아가 미국 병원에서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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