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인구 100만명]④진통제도 먹는 법 따로 있다

2019.02.2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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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한두통학회는 소아청소년 2명 중에 1명 꼴(58.4%)로 편두통을 겪고 있지만 실제로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경우는 4.2%에 불과하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어린 시절 두통이 잦으면 성인이 됐을 때 만성두통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다른 통증에 비해 두통은 가볍게 지나치기가 쉽다. 진통제를 먹거나 진통제 없이 통증을 참는 경우도 더러 있다. 하지만 진통제를 지속적으로 먹으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김범준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머리가 아플 때 가끔 진통제를 먹는 것은 문제없다”면서도 “한 달에 15일 이상 복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진통제를 습관적으로 먹으면 정상적인 통증 방어 체계가 무너져 결국 만성두통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잦은 진통제 복용이 다른 부작용을 발생시킬 수도 있다. 최근 미국의학협회가 운영하는 국제학술지인 '저널오브아메리칸메디컬 어소시에이션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이부프로펜이나 나프록센 등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를 지속적으로 복용할 경우 고령층 뿐만 아니라 젊은 청년층에서도 만성 및 급성 신장 손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연구팀의 연구결과가 실리기도 했다. 

 

김 교수는 “특히 신장 기능이 떨어지는 사람이나 뇌혈관질환자의 경우 반드시 전문의에게 처방받은 진통제를 먹어야 한다”며 “가령 아스피린과 항혈소판제재를 복용하고 있는 뇌혈관질환자가 진통제를 먹으면 위장 출혈이 증가하고, 아스피린의 약효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통이 잦은 사람 중에는 두통이 시작되기 전에 통증을 미리 막기 위해 약을 먹는 경우도 있다. 이 역시 진통제 오남용이 될 수 있다. 김 교수는 “편두통이 있을 때는 트립탄제(혈관 확장을 억제해 통증을 완화하는 약물) 같은 진통제를 먹어야 하고, 두통이 잦을 때는 이를 예방하기 위해 베타차단제(교감신경의 베타수용체를 차단해 혈관을 확장시키는 약물)나 항경련제, 항우울제를 먹어야 한다”며 “두통의 원인이나 유형에 맞게 전문의에게 약을 처방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진통제를 먹을 때 절대 잊어서는 안 되는 사실은 두통의 원인은 정말 다양하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스트레스로 인한 일차성 두통이 아닌, 뇌질환으로 인한 이차성 두통 때문이라면 진통제로 통증을 줄이는 일이 위험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오히려 병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허승곤 연세대 의대 신경외과 명예교수는 "뇌질환뿐만 아니라 녹내장이나 대상포진일 때도 두통이 생길 수 있다"면서 "이런 경우에는 진통제가 아닌, 원인이 되는 병을 치료해야 하므로 두통의 원인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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