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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진주에서 피부 자국까지 완벽한 공룡 발자국 화석 세계 첫 발견

2019년 02월 19일 14:27
이미지 확대하기미니사우리푸스의 복원 상상도. Zifeng Wang 제공
미니사우리푸스의 복원 상상도. 몸길이 30cm 미만으로 닭보다 작다. Zifeng Wang 제공

경남 진주에서 피부 자국까지 완벽하게 보존된 공룡 발자국 피부 자국 화석이 세계 최초로 발견됐다. 공룡의 발바닥 피부가 생생하게 밝혀진 것은 물론, 공룡이 걸을 때 피부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밝히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경수 진주교대 한국지질유산연구소장(과학교육과 교수)와 임종덕 국립문화재연구소 복원기술연구실장 공동연구팀은 미국, 중국 연구팀과 공동으로 진주 정촌면 뿌리일반산업단지 조성공사구역의 1억 1000만 년 전 중생대 백악기 지층(진주층)에서 초소형 육식 수각류 공룡의 발바닥 피부 흔적화석을 발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14일자에 발표됐다.


이번에 발표된 발자국 화석은 5개의 발자국 중 네 개는 걸음걸이가 그대로 남은 ‘보행렬’ 화석으로,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만 발견된 초소형 육식 수각류 공룡인 ‘미니사우리푸스’의 발자국으로 밝혀졌다. 미니사우리푸스는 발자국 평균 길이가 2.4cm로, 몸 길이는 닭보다 작은 최대 28.4cm 정도로 추정된다. 보폭은 발 길이의 약 10배 정도로, 시속 8.19~9.27km의 빠른 속도로 달렸던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는 1억 년 전 지층에서 주로 발견됐는데, 이번에 1억 1000만 년 전 지층에서 처음 발견됐다.


이번 화석은 가장 완벽한 발자국 화석으로, 발바닥 피부까지 완벽하게 남아 있는 것이 특징이다. 보행렬을 이루는 4개의 발자국 모두 피부가 남아 있으며, 표면에 지름 0.5mm 미만의 아주 작은 돌기가 가득하다. 공룡의 ‘지문’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셈이다. 연구팀은 “초식, 육식공룡의 발자국 화석에서 피부가 일부 발견된 적은 기존에도 많았지만, 발자국 전체의 피부가 선명히 남은 것은 매우 희귀한 사례”라고 말했다.

 

발자국 내 돌기의 기능은 아직 불분명하다. 임 실장은 "이동할 때 마찰력을 내기 위한 용도로, 크기는 체중 등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과거 공룡 발자국에서 발견된 부분적인 피부 화석에서도 돌기 구조가 관찰된 적 있지만, 크기가 이번보다 더 컸다. 또 2~3번째 발자국 사이의 돌기 구조가 3~4번째 돌기 구조보다 선명한 것도 특징이다. 

 

이미지 확대하기확대한 미니사우리푸스 발자국 피부 화석. 돌기가 생생하다. 진주교대 제공
확대한 미니사우리푸스 발자국 피부 화석. 돌기가 생생하다.진주교대 제공

이번 발견으로 공룡의 걸음걸이를 추정할 수 있게 됐다. 임 실장은 “동물들 가운데에는 발가락 끝부분만 체중을 실어서 뛰어가는 동물들도 있고, 반 정도만 바닥 지면에 닿으면서 이동하는 경우도 있다."며 "시속 8~9 km로 이동하던 소형 육식 공룡이 한걸음 내디딜 때마다 발바닥의 뒷꿈치부터 발가락 끝까지 순차적으로 지면에 닿으면서 걸었다는 것을 이번 화석으로 알 수 있다. 발바닥 피부와 지면 사이에 미끌림과 같은 어떠한 움직임도 없이 완전히 밀착되었다가 떨어지는 모습이 생생히 드러났다”고 말했다.


완벽한 화석을 낳은 환경도 연구 주제다. 논문의 제1저자로 연구를 주도한 김경수 교수는 “진주층이 매우 풍부하고 다양한 발자국 화석들의 보고라는 것을 진주혁신도시 발자국 화석산지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뿌리산단 화석산지에는 빗방울 흔적이나 물결 흔적이 고스란히 남은 화석이 여럿 발견돼 있다.

 

임 실장도 “척추동물의 발자국 화석분야에서 단연 진주지역의 화석산지가 세계에서 1등이라는 것을 증명했다"며 "세계 최초의 중생대 백악기 뜀걸음형 포유류 발자국 화석,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개구리 발자국 화석, 세계에서 가장 작은 랩터류 육식공룡 발자국 화석 등 7개 이상의 세계적 발자국 화석 기록을 갖고 있는 지역은 진주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진주층에서 다양한 화석이 많이 발견되는 이유는 단연 당시 환경 덕분이다. 김 교수는 "이 일대는 1억 1000만 년 전 당시 호숫가였던 곳으로, 부드러운 모래에 발자국 찍혀 그대로 건조됐다, 물을 통해 다시 그 위로 모래가 쌓이며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임 실장도 "당시 매우 다양한 종류의 척추동물이 살기 좋은 환경이었고, 생물다양성이 좋았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화석화될 때 다른 지각변동이나 자연재해가 없어서 피부흔적까지 고스란히 남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에 화석이 발견된 진주 정촌 뿌리일반산단에는 세계 최대 밀집도를 자랑하는 공룡 발자국 화석산지가 있다(본보 1월 28일 보도 '진주서 발견된 세계 최대급 공룡발자국 화석지 사라지나'). 하지만 이 화석산지는 현재 조사가 끝난 뒤 산단 조성공사로 사라질 위기에 빠져 있다.

 

이미지 확대하기발견된 화석 전체의 모습이다. 5개의 발자국이 나 있고, 4개는 보행렬을 이루고 있다. -사진 제공 진주교대
발견된 화석 전체의 모습이다. 5개의 발자국이 나 있고, 4개는 보행렬을 이루고 있다. -사진 제공 진주교대

● 인터뷰 “7개 세계 기록 갖고 있는 진주는 세계 최고의 척추동물 발자국 화석 산지”
_공동연구자 임종덕 문화재연구소 복원기술연구실장(아래 사진) 

 

Q. 최초로 발바닥 전체 피부가 찍힌, 그리고 전체 보행렬에서 피부가 발견된 화석을 보고하셨습니다. 기존에도 피부가 찍힌 화석이 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발바닥이 온전히 찍힌 화석으로 최초라는 뜻인지요.
A. 네, 맞습니다. 발자국 전체가 아닌 일부분에 국한하여 피부의 흔적이 남아있는 상태의 발자국 화석들은 더러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 마리가 남긴 하나의 보행렬 전체 발자국 4개 모두 완벽하게 피부 흔적이 담겨있는 상태의 발자국 화석으로 최초입니다.

 

Q. 발바닥 피부 형태가 찍힌 화석이 갖는 중요성은 무엇일까요. 예를 들어 팔이나 몸통 일부라면 깃털 유무 등을 판별하는 데 도움이 될텐데요. 발바닥 피부도 공룡의 어떤 점을 이해할 때 중요할 것 같습니다.
A. 결정적으로 알 수 있는 사실은 이 공룡이 이동할 때 어떤 방식으로 이동했는지를 알 수 있는 직접적 사실입니다. 동물들 가운데에는 발가락 끝부분만 체중을 실어서 뛰어가는 동물들도 있고, 반 정도만 바닥 지면에 닿으면서 이동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작은 미니사우리푸스 육식공룡은 발바닥 전체를 지면에 밀착시켜 닿게 하면서 움직였다는 점을 밝혀낸 것입니다.

 

Q. 오돌토돌한 0.5mm 크기의 돌기가 피부에서 발견된 점이 특이합니다. 걸음이나 뜀박질 등 운동에 어떤 도움이 됐을까요.
A. 이 부분은 좀더 현생 동물들과의 비교 연구가 진행되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만, 돌기의 크기는 해당 공룡의 몸집이나 체중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으로 개인적으로 추축하고 있습니다. 분명, 미끄러지지 않거나, 빠르게 이동시 발생할 수 있는 마찰력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Q. 발견된 피부의 특징이 중국 쪽의 후기 백악기 조류와 비슷하다는 점도 특이합니다. 어떤 시사점이 있는지요.
A.이 점은 ‘조류의 기원’ 문제와도 연관이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분명 기능 형태학적(Functional Morphology)인 의미가 어느 정도 두 동물군 사이에 있을 것으로 추측합니다.

 

Q. 논문의 화석 설명(discription) 중 피부 흔적(skin trace) 항목을 보면 발가락 별로 발자국 특징을 살피는 부분이 나옵니다. 어떤 특이사항이 발견됐는지요.
A. 2번째 발가락과 3번째 발가락 사이 공간의 피부 흔적의 돌기 구조가 3번째 발가락과 4번째 발가락 사이 공간 보다 훨씬 선명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Q. 미니사우리푸스는 중국과 한국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발자국 외에 몸 뼈 화석도 발견된 적이 아직 없는지요. 
A. 네, 아직 발자국만 발견되고 있습니다.

 

Q. 논문에 따르면 발견된 발자국 화석 수가 수십 개가 되며, 이를 바탕으로 이 발자국이 어떤 큰 공룡의 어린 개체의 발자국일 가능성은 거의 사라졌다고 돼 있습니다. 그렇다면 미니사우리푸스는 얼마나 작은 종으로 결론 내릴 수 있을까요. 또 이런 종이 백악기에 살았던 데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A. 전체 몸길이는 30cm 미만으로 추측됩니다. 분명, 자신의 몸 크기가 작게 될 경우, 먹이 사냥이나 천적으로부터 피할 수 있는 장점이 있을 것으로 봅니다. 따라서, 보다 다양한 종류나 크기의 공룡들이 존재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Q. 미니사우리푸스 발자국 특유의 특징이 있는지요. Fig.5를 보면 비교가 나오는데, 2,3,4 발가락만 나오고 다른 공룡들보다 좀더 방향이 나란해 보입니다. 수각류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A. 2, 3, 4번 발가락들의 사이가 매우 좁습니다. 발가락 끝이 다른 수각류 공룡들 보다 날카롭지 않은 점도 구별이 됩니다.

 

Q. 진주층에서 발견된 화석이라 더 흥미롭습니다. 이렇게 많은 질 좋은 발자국 화석이 나온 데에는 어떤 환경적 장점이 있었을지 궁금합니다.
A. 당시 매우 여러 종류의 척추동물들이 살기에 적합한 환경이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거대한 호수를 중심으로 곤충, 양서류, 파충류, 어류, 조류, 포유동물, 익룡 등 공룡들이 먹이로 삼을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 형성되어 있었을 것입니다. 생물다양성 측면에서는 가장 좋았을 것으로 봅니다. 뿐만아니라, 화석화 되는 과정 역시 다른 지각변동이나 자연재해가 없었기 때문에 작고 미세한 피부흔적까지 고스란히 화석으로 남아있게 된 것 같습니다.

 

이미지 확대하기임종덕 문화재연구소 복원기술연구실장
임종덕 문화재연구소 복원기술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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