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토크]동남권 해상 단층은 ‘깜깜이’, 중급 지진 나도 속수무책

2019.02.17 06:00
양산단층이 힘에 의해 끊어져 좌우로 멀어지면서 그 안에 영해분지가 마련되는 과정을 모식도로 나타냈다(왼쪽). 양산단층이 확장될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을 지도에 하얀 점선으로 표시했다. 보라색 사각형으로 표시된 부분은 지역 어민들의 어망의 위치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양산단층이 힘에 의해 끊어져 좌우로 멀어지면서 그 안에 영해분지가 마련되는 과정을 모식도로 나타냈다(왼쪽). 양산단층이 확장될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을 지도에 하얀 점선으로 표시했다. 보라색 사각형으로 표시된 부분은 지역 어민들의 어망의 위치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지난 10일 포항, 울산 등 동남권 지역 시민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낮 12시 53분경 포항시 북구 동북동쪽 50km 해역 지점에서 규모 4.1의 지진이 발생해서다. 다행히 지진해일(쓰나미)이 없었고 육지에서 50km나 떨어진 곳이어서 직접적인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예민한 사람들은 2016년 경주지진과 2017년 포항지진을 떠올릴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10일 해상에서 발생한 규모 4.1의 지진은 규모면에서 이례적이다. 최근 3~4개월 동안 규모 2~3 정도의 미소지진이 있었지만 규모 4를 넘는 지진이 예측하지 못했던 곳에서 일어났다는 점에서 주목됐다. 전문가들은 유사한 규모의 해상 지진이 50km보다 육지에서 더 가까운 연안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언제든 존재한다고 본다. 지층에 쌓인 응력이 해소되는 과정에서 지반의 가장 약한 고리인 단층에서 지진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16년 역대 최대 규모 5.8의 경주지진을 유발한 것으로 결론내려진 양산단층이 해저 단층으로도 연장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단층의 길이가 길면 더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다. 양산단층 주변 조사가 육상뿐만 아니라 해상 단층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 “양산단층 북쪽 끝단을 찾아라”

경주지진 이후 발생한 여진을 종합한 그래픽. 양산단층보다 바로 옆 ‘무명단층’에서 주로 지진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경주지진 이후 발생한 여진을 종합한 그래픽. 양산단층보다 바로 옆 ‘무명단층’에서 주로 지진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활성단층으로 파악되고 있는 양산단층의 가지 단층이 어디까지 연결돼 있고 이 지역에 또다른 단층이 어떻게 분포됐는지에 대한 연구가 현재 진행중이다. 이와 함께 양산단층이 해저지형과 어떻게 연장돼 있는지에 대한 조사도 이뤄지고 있다. 

 

양산단층이 남쪽으로 해저 단층과 연장됐는지는 어느 정도 파악됐다. 김한준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해저활성단층연구단 책임연구원 연구진은 양산단층이 바다 쪽으로는 거제도 동쪽까지 연장됐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2016년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공기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단층은 육지에서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닐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있다는 추론을 누구나 할 수 있다”며 “양산단층 북쪽 끝자락의 경우 포항 위쪽에서 끝난다는 예측과 3개의 분절 단층이 존재하며 일부는 바다쪽으로 뻗어있을 수도 있다는 예측도 있다”고 설명했다. 

 

공기수 연구원 연구팀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양산단층의 북쪽 끝자락에 있는 영해 분지 북쪽에 활성 단층으로 볼 수 있는 신생대 4기 단층 2개를 발견했다. ‘자부터 단층’과 ‘평해 단층’이 주인공이다. 이 2개의 단층 사이가 후포항과 대진항 사이에 만 형태로 만들어진 해역이 존재한다. 연구진이 이 곳이 양산단층과 연장된 부분인지 확인하기 위해 2018년 탄성파 탐사와 시추를 진행했다. 

 

공 연구원은 “양산단층은 수직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좌우로 움직이는 주향이동단층이기 때문에 위에서 보는 탄성파 탐사로는 명확하게 구별이 안된다”며 “시추를 했지만 결과적으로 단층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단층이 하나의 직선으로 연결된 게 아니라 수많은 가지 단층들이 하나의 단층을 만들어내는 만큼 더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산단층의 해저 연장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육상 단층이 해상 단층과 연결될 경우 단층 길이가 훨씬 길어져 지진이 발생한다면 더 큰 지진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16년 미국 지질조사국(USGS) 연구진은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만 지역에 있는 로저스 크릭 단층과 헤이워드 단층이 바다를 통해 해저로 연결돼 있다는 분석결과를 지난 2016년 ‘사이언스 어드벤스드’에 발표했다. 당시 연구진은 이 지역에서 규모 7 이상의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두 단층이 연결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동남권 해상 단층 데이터 업데이트 필요

공기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석유해저연구본부 책임연구원. 김진호 기자 twok@donga.com
공기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석유해저연구본부 책임연구원. 김진호 기자 twok@donga.com

동해 해저 단층 지도는 1970년대 독일 연구팀이 들어와서 국내 주변을 탐사하며 연구한 결과가 있다. 이후 나온 연구들은 대부분 이 연구결과를 참고하고 있다. 지난 10일 포항에서 50km 떨어진 곳에서 일어난 지진과 가까운 곳에 있는 ‘후포 단층’도 이 연구결과를 토대로 알려졌다. 하지만 독일 연구팀이 만든 데이터는 동해가 만들어질 때 생긴 단층과 그 이후의 단층까지 모두 포함했기 때문에 최근까지 활동했던 활성 단층으로 파악할 수 있는 신생대 제4기 단층을 알아보기 어렵다. 

 

공기수 연구원은 “해상도가 좋은 탄성파 시스템을 구축해 현재 동남권 해상 일부 지역을 탐사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탄성파 탐사 자료와 연대 데이터를 결합해 동해상의 각 단층의 어느 시기까지 활동했는지 구별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지난 10일 포항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처럼 한반도 주변에 잠재된 응력이 해소되는 과정에서 육상 지진뿐만 아니라 해상 지진이 가능한 곳을 예측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유동근 지질연 석유해저연구본부 해저지질탐사연구실 책임연구원은 “울진이나 영덕, 부산까지 이어지는 동남권 동해상에 부분적으로 탐사한 결과를 보면 육상 단층과 연장돼 있는 것으로 보이는 단층선들이 적지 않게 분포하고 있다”며 “지난해 5월부터 사전 조사된 결과를 토대로 올해 5월부터 동남권 해상 단층을 면밀히 조사하는 탐사를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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