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이 찾아 17㎝' 최초의 다세포 생물 21억년 전 첫걸음 뗐다

2019.02.12 15:01

 

가장 오래된 다세포 생물의 이동 흔적이 가봉의 21억 년 전 지층에서 발견됐다. PNAS 제공
가장 오래된 다세포 생물의 이동 흔적이 가봉의 21억 년 전 지층에서 발견됐다. 먹이를 찾아 움직인 것으로 추정된다. PNAS 제공

21억 년 전 동물이 얕은 바다에서 몸을 움직여 이동한 흔적이 화석으로 발견됐다. 기존에 발견된 가장 오래된 이동 흔적 화석보다 무려 15억 년이나 앞선 세계 최고(最古)의 움직임 화석이다. 


도널드 캔필드 프랑스국립과학연구센터 교수팀은 가봉에서 긴 실 모양의 황철광 흔적 화석을 발견하고, 그 형태적, 화학적 특성을 분석해 초기 다세포 생물이 움직인 흔적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연구 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11일자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가봉 남동부 지역의 21억 년 전 지층에서 긴 실 모양의 황화철 구조를 80여 개 발견했다. 이 구조는 굵기가 최대 0.6㎝, 길이가 최대 17㎝였으며, 구부러지거나 꼬인 모양 등 형태가 다양했다. 연구팀은 전자현미경과 마이크로 컴퓨터단층촬영(CT) 등의 기술을 이용해 단면과 입체 구조를 복원해 연구했다. 그 결과 이 구조는 21억 년 지구 얕은 바다에 살던 다세포 진핵생물 또는 단세포 진핵생물 군집이 물과 뭍의 경계 지역인 갯벌 등에서 몸을 위아래 또는 좌우로 움직이며 만든 것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몸을 움직인 이유는 먹이가 있는 곳을 찾아가기 위해서로 추정했다.


이번 발견으로 가장 오래된 생물 화석 기록이 두 개 깨졌다. 먼저 최초의 이동 흔적 화석 기록이 바뀌었다. 기존에 발견돼 있던 가장 오래된 이동 흔적 화석은 6억 3500만 년 전 '에디아카라기'에 남은 화석으로, 이번 화석은 이보다 15억 년 앞섰다. 진핵생물이 등장한 시점도 앞당겨졌다. 기존에 가장 오래된 진핵생물 화석은 18억 년 전 화석으로, 3억 년 앞당겨졌다.


연구팀은 21억 년 전 갑작스럽게 진핵생물이 등장하고 이동까지 가능해진 데에는 산소의 공이 컸다고 봤다. 당시 급격히 증가한 대기 및 해양의 산소 농도가 효율적인 에너지 대사를 가능하게 했고, 더 복잡한 생물도 탄생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에 화석이 나온 지층은 21억 년 전에는 얕은 바다 또는 물가로 대기와 물을 모두 접할 수 있는 곳이다. 얕은 바다는 미생물이 뭉쳐 있어 먹이도 풍부하다. 


다만 현재의 다세포 생물이 이번에 발견된 화석 속 생물의 직접적인 후손인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이 생물은 계속 살아남아 진화적 혁신을 이어 갔을 수도 있고, 생존 실험에 실패해 대가 끊겼을 수도 있다"며 "다만 에디아카라기에 동물이 등장하기 훨씬 전에, 복잡한 생물이 최소 한 번 이상 탄생했다는 사실만은 점점 확실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화석 속 생멸은 긴 실 모양의 황화철 구조를 갖고 있으며, 굵기가 최대 0.6㎝, 길이가 최대 17㎝였다. PNAS 제공
화석 속 생물은 긴 실 모양의 황화철 구조를 갖고 있으며, 굵기가 최대 0.6㎝, 길이가 최대 17㎝였다. PNAS 제공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작성하기

    의견쓰기 폼
    0/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