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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로 읽는 과학] 기후변화 이길 '감자 2.0' 만든다

2019년 02월 10일 09:00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남미 서부의 안데스 산맥에서 자라는 알록달록한 토종 감자들을 이달 8일자 표지에 실었다. 라이오네스, 튜니카, 타르메냐 등으로 불리는 이 감자들은 수천 년 동안 고지에서 살아온 야생종들이다. 주변에서 흔히 보는 노란 감자와 달리 붉은 빛을 띤 감자들의 모습은 마치 자연이 준 선물인 듯, 한 아름 가득 안을 수 있는 꽃다발처럼 보인다.

 

전 세계 13억 명의 인구를 먹여 살리고 있는 감자는 밀과 쌀 다음으로 중요한 식량 작물로 세계 감자 생산량은 꾸준히 증가해왔다. 중국은 최근 20년 사이 감자 수확량이 2배로 늘었다.인도와 우즈베키스탄, 방글라데시는 식량 안보에서 감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 아프리카 국가들도 감자 생산량을 계속 늘린다는 방침이다.

 

최근 과학자들은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새로운 감자 품종을 개발하기 위해 유전적 다양성을 지닌 야생종 감자의 유전체(게놈)를 분석하고 있다. 기후변화가 기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늘어나는 감자 수요와 반대로 생산 효율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야생에서 극한 환경을 이겨낸 감자에서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해법을 찾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6월부터 브라질의 농업기술회사인 ‘엠브라파(EMBRAPA)’의 구스타보 하이든 연구원 팀은 감자 유전자은행인 국제감자센터(CIP)에서 보관 중인 야생 감자 4350종을 대상으로 게놈을 분석해 기후변화 적응에 유리한 유전자를 찾는 연구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런 유전자를 이용해 기후변화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확률을 보이는 차세대 감자 품종을 개발한다는 목표다. 이른바 '감자 2.0'이다.
 
브라질은 안데스 산맥의 주요 감자 재배지와는 사실 거리가 멀다. 하지만 야생종은 브라질 남부 히우그란지두술주까지 뻗어 있다. 하이든 연구원은 “겨울은 혹독하게 춥고 여름은 덥고 건조한 이 지역에서 자란 야생 감자는 이 같은 잦은 날씨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진화해 왔다”며 “감자의 기후변화 적응에 대한 새로운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유전자은행에 아직 저장돼 있지 않은 새로운 야생종도 계속 찾고 있다. 페루, 브라질, 에콰도르, 과테말라, 코스타리카, 칠레 등 6개국에서 현재까지 39종의 야생 감자를 수집했다. 다만 기후변화 적응 유전자를 찾더라도 기존에 생산해왔던 감자들을 개량 품종으로 대체하기까지는 10년 이상의 긴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송경은 기자

kyunge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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