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남성들…2009년 이후 자살률 감소 불구 30~40대 남성층 늘어

2019.02.07 16:52
이미지 확대하기30~49세 한국 남성 장년층 자살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30~49세 한국 남성 장년층 자살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전 세계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의 수가 한 해 81만 명을 넘어섰다. 다행히도 국내에서는 자살률이 2009년 이후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국립정신건강센터와 경희대 의대 예방의학과 연구팀이 지난해 9월 국제학술지 영국 내과학회지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2009년까지 한국은 남녀 모두 자살률이 증가했지만, 2010년부터는 매년 5.5%씩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1993년부터 2016년까지 전국 사망원인에 대한 통계청 자료를 통해 국내 자살률 변화에 대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1993년부터 2005년까지 노인층과 45세 이하 젊은 성인층에서 자살률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급속한 사회변화로 노인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데다 핵가족이 많아져 독거하면서 우울증을 겪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45세 이하 젊은 성인층의 경우 1997년 경제 위기로 인한 경제 불평등의 증가와 실업률의 증가가 자살률은 끌어올린 원인으로 분석됐다. 

 

성별에 따른 자살률은 남성의 경우 1993년부터 2010년까지 매년 5%씩 증가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다. 여성의 경우 1993~2010년까지 연평균 7.5%씩 증가했지만, 2009년 이후 매년 6.1%씩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 분석한 결과, 유일하게 30~49세 사이의 장년 남성의 자살률이 2009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0~39세 남성은 약 3.0%, 40~49세 남성은 1.9%씩 매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참여한 경희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오창모 교수는 이 시기에 결혼이나 집 마련 등 경제적 변화를 겪거나 직장 생활에서 오는 갈등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2014년 이후 장년층 남성도 자살 증가률이 조금씩 둔화되고 있다. 

 

이미지 확대하기연도에 따른 한국인의 자살률 변화. 2009년을 기점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위에서부터 순서대로 남성, 남녀 전체, 여성의 자살률 변화. BMJ 제공.
연도에 따른 한국인의 자살률 변화. 2009년을 기점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위에서부터 순서대로 남성, 남녀 전체, 여성의 자살률 변화. BMJ 제공.

연구진은 자살률이 줄어드는 원인을 자살 예방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의 경우 2000년대 초부터 전국적으로 자살 예방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2010년에는 지하철역에서 자살을 막기 위해 역마다 스크린도어를 설치했다. 2011년에는 지역별로 자살예방센터를 만들거나 독극물로 쓰이는 그라목손 등 파라쿼트 성분 살충제 판매를 금지시키기도 했다. 2013년에는 한국자살예방센터와 한국언론인협회에서 자살에 대한 선정적인 보도를 하지 못하도록 자살 언론보도 권고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유명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 일반인이 같은 방법을 따라하는 '베르테르 효과'를 줄이기 위해서다.

 

오  교수는 “사회적 문제인 자살률을 더욱 낮추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를 통해 원인을 분석해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현재 천식이나 전립선 비대증 같은 신체질환이 자살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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