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여성 자살률 세계 4위 국가"...전세계 자살자 수 연 80만명 돌파

2019.02.07 08:30
전북 완주군에 사는 50대 남자가 지난 22일 야권후보단일화를 촉구하는 유서와 플래카드를 남기고 자살했다. 이미지비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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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에서 자살로 목숨을 끊는 사람의 수가 한 해 81만 명을 넘어섰다는 사실이 국제연구팀의 대규모 분석 결과 밝혀졌다. 매년 대도시 하나의 인구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목숨을 잃는 셈이다. 연구팀은 국가나 지역별로 자살자의 수와 발생 특징을 세밀히 밝힌 뒤, 이를 바탕으로 지역에 맞춰 자살을 막을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모센 나가비 미국 워싱턴대 교수팀은 세계보건기구(WHO)가 분석한 가장 최근의 세계 질병 현황 의학 통계인 '2016 세계질병부담(GBD)'의 자료를 이용해 지역, 연도 별 자살률 자료를 수집하고, 나이와 성별, 출산, 수입, 교육 정도 등 사회 경제적 요인에 따른 영향을 분석해 국제학술지 ‘영국의학저널(BMJ)’ 6일자에 공개했다. 전세계 자살률을 여러 가지 요인과 함께 장기간 분석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16년 전세계 자살자 수는 27년 전에 비해 6.7% 증가한 81만 7000명에 이르렀다. 이는 역대 가장 많은 수다. 반면 같은 기간 인구가 더 큰 폭으로 증가해, 인구 10만 명 당 자살자의 수(자살률)은 오히려 약 3분의 1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률이 떨어진 가장 큰 이유는 큰 비중(44%)을 차지하는 중국과 인도의 자살률이 크게 떨어져서다. 특히 중국의 감소가 커서, 인구 10만 명 중 자살자의 수가 23.4명에서 8.4명으로 64%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 사이에는 남성이 10만 명당 15.6명으로 여성(7명)보다 두 배 이상 자살률이 높았다. 15~19세만 제외하고 모든 연령대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더 많이 자살을 했다. 연구팀은 자살이 27년간 33% 줄어들었는데, 이런 감소세가 여성에게 더 두드러졌기 때문으로 봤다. 27년 동안 여성의 자살률은 거의 절반(49%) 줄어들어 남성(24%)의 두 배였다.


연령별로는 30세 미만 젊은이와 60세 이상 노인들의 자살이 두드러져 양극화를 보였다. 남아시아에서는 전체의 46%가 30세 미만의 젊은이가 자살을 했다. 중남미 국가와 북부 아프리카, 중동 지역도 자살자의 39%가 30세 미만이었다. 반면 아시아 태평양의 선진국들은 60세 이상 노인의 자살이 전체의 21%였고,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 호주 등은 25%가 60세 이상 노인이었다.

 

전세계의 2016년 자살률을 표시한 지도. 남녀 합한 수치다. 한국보다 높은 나라는 손에 꼽힌다. -사진 제공 영국의학저널
전세계의 2016년 자살률을 표시한 지도. 남녀 합한 수치다. 파란색이 진할수록 자살률이 낮고 붉은색으로 갈수록 높다. 한국보다 자살률이 높은 나라는 손에 꼽힌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진 제공 영국의학저널

한국은 특히 여성 자살률이 높게 나타났다. 인구 10만 명 당 15.5명으로 아프리카의 레소토(35.4)와 우간다(18.7), 라이베리아(17)에 이어 세계 4위였다. 연구팀에게 한국을 비롯해 특정 국가의 여성 자살률이 특별히 높은 이유에 대해 문의했으나 연구팀은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엘리콧 메테이 미국 UC샌프란시스코 역학및생물통계학과 교수는 e메일 인터뷰에서 "각종 자살 관련 증감 현황을 (처음으로) 구체적인 수치로 알게 된 연구로, 아직 모든 이유를 이해하지는 못하고 있다"며 "답보다는 앞으로 연구로 해결할 질문을 더 많이 던지는 결과로 받아들여 달라"고 말했다. 다만 한국의 경우, 남녀를 합산한 전체 자살률도 최상위권에 속하며, 중국 등 주변국이 모두 자살률이 낮아진 상황에서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자살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임을 짐작할 수 있다.


연구팀은 “세계의 자살률은 줄어들고 있지만 자살자 수는 늘고 있고, 자살률 감소세도 아직 불충분하다”며 “자살을 줄이기 위한 연구와 활동이 더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현재 추세라면 2030년까지 자살률을 2015년 대비 66%로 줄인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에 대부분의 나라가 미달할 것이라는 것이다. 

 

연구팀은 “27년 동안 자살률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자살 예방 활동 때문인지 전반적인 보건 수준이 개선돼서인지는 불분명하다”며 “자살은 지역, 국가, 사회경제적 요건에 따라 복잡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이번과 같은 조사 및 연구가 정기적으로 필요하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지역이나 국가에 맞는 전략을 계속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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