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첫 신규원전 운영 허가…신고리 4호기 운영 승인

2019.02.01 14:19
울산 울주군 새울원자력본부 신고리 3·4호기의 모습. 신고리 3호기는 2016년 12월부터 정상 가동 중이고, 신고리 4호기는 1일 운영 허가를 받았다. - 연합뉴스
울산 울주군 새울원자력본부 신고리 3·4호기의 모습. 신고리 3호기는 2016년 12월부터 정상 가동 중이고, 신고리 4호기는 1일 운영 허가를 받았다. - 연합뉴스

정부가 신고리 원전 4호기 운영을 승인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운영허가를 신청한 지 7년 7개월 만이다. 탈원전 정책을 추진 중인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신규 원전의 운영을 허가하는 것은 처음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1일 제96회 원안위 전체회의를 열어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4호기 운영허가안'의 일부 내용을 수정해 의결했다. 당초 오전 회의에서 엄재식 원안위원장은 "여러 중요한 사항이 최종 자료에 반영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최근에 제출받은 자료에 대해서는 충분한 사전 검토를 할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이 보장된 이후에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뒤이어 오후에 속개된 회의에서는 "오전 회의에서 지적된 사항을 수정하는 조건으로 의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신고리 4호기는 울산 울주군에 건설된 열출력 3983㎿(메가와트·1㎿는 100만 W)급 원전으로, 2016년 12월부터 상업운전을 시작한 신고리 3호기와 같은 ‘한국형 신형가압경수로(APR1400)’다. 한국수력원자력이 2011년 6월 원안위에 운영허가를 신청함에 따라 같은해 11월부터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이 심·검사를 수행했고 그 결과가 전문위원회의 사전검토를 거쳐 원안위에 보고됐다. 한수원은 당초 2017년 하반기 신고리 4호기의 운영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경주지진과 포항지진이 발생함에 따라 지진 안전성 평가를 위해 1년 넘게 운영허가가 미뤄졌다.
 
이번 회의에서는 지난해 10월부터 총 7차례에 걸쳐 진행된 회의를 통해 중점적으로 논의돼 왔던 사항들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이뤄졌다. 여기에는 지진 안전성, 가압기안전방출밸브(POSRV) 안전성, 화재방호 관련 안전성, 원자로 건물 및 구조물 건전성, 증기발생기 이물질 제거 조치 적절성, 운영허가 심사 중 법령개정 관련사항 검토, 원자로 설계수명(60년)보다 수명이 짧은 부품에 대한 검토, 1차기기냉각해수 회전여과망 세척계통 누설조치 결과 등이 포함됐다. 
 
임시우 원안위 원자력심사과장은 "신고리 4호기는 '원자력안전법' 제21조의 허가기준을 만족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은미 위원(전남대 부총장)은 "향후 개선 조치할 예정인 사안들에 대해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INS 관계자는 "POSRV 누설 저감 조치는 2022년 전까지 완료될 예정이고 지난해 11월 제출된 방사성물질 배출계획서는 향후 심사를 거쳐 개선 조치를 할 것"이라며 "화재방호 관련 다중오동작 분석 결과와 법령 개정에 따른 중대사고 관리계획서는 올해 6월까지 한수원으로부터 제출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중오동작 분석은 원전 화재 시 2개 이상의 회로나 기기가 연쇄적으로 오동작을 일으키는 다중오동작에 대한 안전성 점검이다. KINS는 한수원에 올해 6월 말까지 분석 결과를 제출하라고 권고했지만, 앞서 전문위는 "화재확률론적 안전성 분석에 다중오동작 분석 결과가 반영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자 KINS 관계자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지침에서도 다중오동작 분석은 화재확률론적 안전성 분석의 필수 조건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호철 위원(법무법인 유한 변호사)은 "전문위와 KINS의 견해 차에 대한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며 "신고리 4호기 운영에 대한 조건부 승인 의사를 밝히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에 수정·반영된 사항에 대해서도 충분한 검토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일례로 한수원은 앞서 제출한 확률론적 지진재해도분석(PSHA) 결과에 경주·포항지진 평가 결과를 최근 반영했다. 또 최종안전성분석보고서(FSAR)의 화재위험도분석에 대한 기술기준 변경에 따른 새로운 분석 결과는 이번 회의가 열리기 하루 전인 지난달 31일 제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운영허가 신청서류에 명시된 1981년 기준(BTB CMEB 9.5-1)을 2001년 기준(RG 1.189)으로 변경해 적용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오전 회의가 끝난 뒤 15분가량 데이터 확인 등 비공개 회의 후 다시 모인 위원들은 전원 찬성으로 신고리 4호기 운영을 조건부 허가하는 데 합의했다. 사무처에서 오전 중 지적된 사항을 반영해 안건을 수정한 데 따른 것이다.

 

원안위는 POSRV 관련 설계변경 등 누설저감 조치를 2차 계획예방정비까지 완료할 것, 다중오동작 분석결과가 반영된 화재위험도 분석 보고서를 올해 6월까지 제출하고 이에 대한 원안위의 검토 결과에 따라 후속 조치를 취할 것을 전제 조건으로 달았다. 또 FSAR 내용 중 화재위험도분석에 대한 기술기준은 모두 1981년 기준(BTB CMEB 9.5-1)을 2001년 기준(RG 1.189)으로 변경해 명시할 것도 운영허가의 전제 조건으로 달았다.  

 

한 위원은 "원안위는 자문위원회가 아니라 의결기구다"며 "이렇게 바로 올라온 자료를 갖고 검토하는 일이 다시 없도록, 미리 충분히 자료를 숙지하고 준비해올 수 있는 시간을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재적 위원 5명(공석 5석) 가운데 김재영 위원(계명대 의대 교수)을 제외한 엄 위원장과 한 위원, 김 위원, 장찬동 위원(충남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등 총 4명이 참석했다. 안건은 재적 위원의 과반수가 찬성할 경우 의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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