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도인지장애’ 혈압만 관리해도 예방 가능하다

2019.01.29 01:00
 

혈압을 낮게 관리하면 치매의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MCI)’의 진전을 늦출 수 있다는 사실이 미국의 대규모 의학 연구 결과 밝혀졌다. 치매와 경도인지장애를 완화시키거나 치료하는 검증된 의학적 방법이 아직까지 전무한 상황에서, 치매 치료 또는 예방에 활용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미국 최대의 치매 환자 단체인 알츠하이머 협회는 후속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약 9억 원(80만 달러)의 추가 투자를 선언한 상태다.


제프 윌리엄슨 미국 웨이크포레스트 의대 교수팀은 집중적인 혈압 관리가 기억력 및 인지 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 조사하는 미국국립보건원(NIH)의 대규모 임상시험인 ‘스프린트 마인드(SPRINT MIND)’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반적인 혈압 관리 권고치인 140mmHg 이하(피를 뿜어낼 때인 ‘수축기 혈압’ 기준)로 관리한 그룹에 비해, 보다 엄격한 120mmHg로 관리한 사람들의 경도인지장애 발병 위험이 낮아진 것을 확인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의학협회지(JAMA) 28일자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2010년 11월부터 2013년 3월까지 미국과 푸에르토리코의 102개 병원에서 다양한 성별, 인종으로 구성된 50세 이상의 고혈압 환자를 9361명 모집해 두 그룹으로 나눈 뒤, 각각 다른 강도로 혈압 관리 처방을 했다. 원래 5년짜리 프로젝트였지만, 연구의 1차 목표 중 하나인 혈압 관리가 심혈관 질환 예방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너무나 분명하게 드러나면서 약 3년 만인 2015년 8월에 실험이 조기 종료됐다. 이번 연구는 이 3년 동안 얻은 데이터를 재분석해 경도인지장애 및 치매와 혈압과의 연관성만 따로 살핀 것이다.


연구 결과, 혈압을 120mmHg 이하로 낮추는 강도 높은 혈압 관리 치료는 보통수준(140mmHg)으로 관리한 환자들보다 경도인지장애 발병을 20% 낮추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통수준 관리 때는 1000명 당 18.3명이 경도인지장애 증상을 보였지만, 엄격하게 관리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14.6명만 발병했다. 치매 역시 1000명 당 8.6명에서 7.2명으로 발생 위험은 16% 낮아졌다. 다만 경도인지장애와 달리, 치매는 발병 데이터가 부족해 통계적으로 확실한 결론을 내리기 어려웠다. 윌리엄슨 교수는 “스프린트 마인드 연구가 조기에 중단돼 치매 관련 데이터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탓에 치매와의 연관성이 분명히 드러나지 않았다”며 “후속 연구를 통해 데이터를 추가로 수집하면 관련성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알츠하이머 협회는 “치매와 혈압 관리 사이에 좀더 명확하고 확실한 결론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후속 연구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협회는 올 상반기에 시작되는 후속 연구 스프린트 마인드 2.0에 약 9억 원을 다시 투자하기로 했다. 마리아 카릴로 알츠하이머협회 최고과학자는 "혈압을 낮게 관리하면 치매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증명된다면, 전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의 삶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투자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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