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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토크]'저장시설 포화까지 2년' 답 못찾는 사용후핵연료 처리

2019년 01월 27일 08:00
이미지 확대하기신한울 원자력발전소 2호기 원자로 설치 현장. 3, 4호기도 건설 예정이었으나 정부의 탈원전 정책 추진에 따라 잠정 중단된 상태다. 학계와 정치권은 신한울 3, 4호기 건설 재개 여부를 논의할 공론화위원회 설치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한울 원자력발전소 2호기 원자로 설치 현장. 3, 4호기도 건설 예정이었으나 정부의 탈원전 정책 추진에 따라 잠정 중단된 상태다. 학계와 정치권은 신한울 3, 4호기 건설 재개 여부를 논의할 공론화위원회 설치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당 중진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월 11일 원자력계 신년인사회에서 정부가 건설을 보류한 원전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탈원전’ 논란에 다시 불을 지폈다. 신한울 3·4호기는 부지 선정과 주기기 설계까지 이뤄진 상황에서 정부가 건설 보류 방침을 정해 혼란이 가중됐다. 

 

문재인 정부 들어 지속된 탈원전 논란은 추가 원전 건설 중단, 기존 원전 순차적 폐쇄,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 국가전력수급계획 및 에너지 정책과 맞물려 최대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탈원전이라는 키워드에 관심의 추가 기울어진 사이 사용후핵연료 처리 방안에 대한 관심은 식었다. 

 

경주 월성 원전에서 나오는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은 2021년 포화 상태가 된다. 앞으로 2년 뒤 중수로인 월성 원전 사용후핵연료를 임시로 저장할 시설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엄재식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3일 간담회에서 “월성 원전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 추가 건설 심사요청이 들어와 심사가 진행중”이라며 “몇가지 확인할 사항을 한수원에 질의했다”고 밝혔다.

 

25일 과학계에 따르면 사용후핵연료 저장과 처분,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중간저장 및 영구처분시설 검토 및 공론화를 위한 재검토 위원회 지원단이 2월 중 구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사용후핵연료 등 고준위 폐기물 처리 논의를 시급히 하지 않으면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 시설이 포화되는 2021년부터 곤란한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과 미국이 공동으로 연구중인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기술인 ‘파이로프로세싱’도 올해 안으로 연구 데이터를 도출해야 하는 중대한 기로점에 와있다. 

 

●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 포화까지 2년...처분기술 고도화 논의해야

 

정부가 지난 2016년 내놓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에 따르면 2028년까지 중간저장 및 영구처분 시설 부지를 선정하고 2035년 중간저장시설, 2053년 영구처분시설을 가동한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2021년 국내 유일 중수로인 월성 원전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이 포화된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다. 정부의 로드맵에 따르면 사용후핵연료 중간저장시설이 2035년 가동될 때까지 원전 내부에 사용후핵연료를 저장하는 임시저장시설을 추가로 건설해야 한다. 

 

김경수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사는 “중수로인 월성 원전에서는 경수로보다 사용후핵연료가 좀 더 많이 나온다”며 “습식으로 수조에 담가 저장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임시 건식저장시설(맥스터)을 지었는데 이 맥스터가 2021년 사실상 포화상태에 도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내달 중에 출범할 것으로 보이는 사용후핵연료 등 고준위 방폐물 재검토 위원회가 가장 시급하게 논의해야 하는 사안이 바로 임시저장시설 추가다. 이와 관련 엄재식 원안위 위원장은 이미 맥스터 추가 건설에 대한 심사가 진행중이라고 밝히며 2021년 임시저장시설 포화에 대한 대비가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맥스터 추가에 지역사회와 주민들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특히 사용후핵연료 저장과 처분 기술 수준이 국내 원전 발전 기술 수준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문제점도 제기된다. 원자력 전문가들은 국내 임시저장 및 중간저장 상용화 기술 수준은 선진국에 비해 70~80%에 달하지만 처분 기술은 세계적으로 앞선 핀란드나 스웨덴에 비해 60~70%에 그치는 것으로 분석한다. 

 

김경수 박사는 “사용후핵연료는 최소 10만년 동안 안전성이 확보되는 처분 기술이 필요한데 이 기술을 입증하고 실증하는 데 최소한 15년이 소요된다”며 “2050년대에 처분시설을 가동하려면 지금부터라도 선진국 기술 수준을 따라잡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단적인 예로 현재 대전 소재 원자력연구원 지하처분연구시설의 깊이는 약 120m에 불과하다. 반면 핀란드 등 해외 선진국들은 깊이 500m에서 실험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췄다. 고준위 방폐물 처분장 부지 선정을 위한 주민 수용성 확보는 또다른 문제다. 사용후핵연료 처분, 저장 관련 박사급 인력도 두자릿수에 그친다는 사실도 사용후핵연료 처분 기술 확보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 2019년은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파이로프로세싱’ 중대 기로

이미지 확대하기한국원자력연구원 PRIDE 시설내에서 연구원이 사용후핵연료 재활용 실험을 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한국원자력연구원 PRIDE 시설내에서 연구원이 사용후핵연료 재활용 실험을 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원자로에서 한번 태운 뒤 나오는 사용후핵연료를 재활용하는 파이로프로세싱 기술은 올해 중대 기로에 서있다. 지난해 2월 국회 요청으로 이뤄진 파이로프로세싱 재검토위가 올해까지 한미 공동연구에 집중한 뒤 도출되는 데이터를 살펴보고 2020년 이후 연구 지속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파이로프로세싱은 원전에서 나오는 사용후핵연료 부피를 줄이고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사용후핵연료를 전기 분해하면 나오는 세슘과 스트론튬 등 방사성 원소들을 별도로 처리하고 다시 연료로 쓸 수 있는 부분을 골라 차세대 원자로 기술인 소듐냉각고속로(SFR)에 활용한다. 한미원자력협정에 따라 한국과 미국이 공동으로 연구하고 있으며 이론상 사용후핵연료 부피를 20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이다. 

 

이에 따라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진행중인 파이로프로세싱 연구는 한미공동연구에 초점을 맞췄다. 한국은 모의사용후핵연료를 이용해 ‘공학 규모 파이로 일관 공정 시험 시설(PRIDE, 프라이드)’에서 50kg의 모의사용후핵연료를 통해 파이로프로세싱 기술과 경제성을 검증한다. 미국은 실제 경수로 원전에서 나오는 사용후핵연료 1kg을 재처리하는 최소 규모의 실험 검증에 나선다. 

 

송기찬 한국원자력연구원 핵연료주기기술연구소장은 “올해 파이로프로세싱 예산 약 170억원을 프라이드 공정 데이터를 얻는 데 활용할 계획”이라며 “미국은 이미 경수로 사용후핵연료를 활용해 실험을 시작했으며 올해 10여차례 이상 실험해 유의미한 데이터를 내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결국 현재까지 나오거나 앞으로 나올 사용후핵연료를 안전하게 처리하려면 임시저장과 중간저장, 처분 기술 연구뿐만 아니라 ‘파이로프로세싱’ 같은 재활용 기술도 함께 개발해야 한다고 말한다. 당장에는 탈원전 논의와 에너지 방향성이 시급해 보이지만 후대를 위한 사용후핵연료 탈원전 논의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미지 확대하기원전 내 사용후핵연료 습식저장소(수조).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원전 내 사용후핵연료 습식저장소(수조).한국수력원자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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