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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접종은 反자연주의' 그릇된 신념이 홍역이라는 유령을 되살렸다

2019년 01월 23일 15:32
이미지 확대하기홍역 바이러스 모식도. 감기나 독감처럼 RNA 바이러스가 감염시킨다. 게티이미지뱅크.
홍역 바이러스 상상도. 감기나 독감처럼 RNA 바이러스가 감염시킨다. 게티이미지뱅크.

감염병 전문가들은 최근 국내에서 20~30대 연령층을 중심으로 홍역이 유행하고 있는 원인으로 백신 접종률 저하를 지목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3일 현재 국내 홍역에 걸린 확진 환자는 35명으로 집계됐다. 현재 홍역이 유행하고 있는 태국, 베트남, 필리핀에서 바이러스가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홍역은 감기(리노바이러스와 코로나바이러스), 독감(인플루엔자바이러스)처럼 RNA 바이러스가 옮기는 질환이다. RNA 바이러스는 숙주의 세포 안에서 세포 소기관과 효소를 이용해 자기 RNA를 복제하고, 외피를 만들어 새로운 바이러스 개체를 조립한 뒤 세포 바깥으로 내보낸다.  

 

보통은 숙주 세포 안에서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동안 돌연변이가 나타난다. 바이러스는 어느 정도 변형을 예측할 수 있는 DNA바이러스와 예측 불허의 RNA바이러스로 나뉜다. 신종 플루 바이러스 같은 독감 바이러스는 물론 홍역도 돌연변이를 예측하기 힘든 RNA바이러스다. 이런 RNA 바이러스는 DNA 바이러스보다 불안정하기 때문에 돌연변이가 일어날 확률이 1000배 이상 높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RNA를 복제하는 동안 돌연변이가 일어나도 교정하는 폴리머레이스 효소가 없기 때문에 돌연변이가 많이 생긴다”며 “이는 숙주의 면역계를 피해 살아남기 위한 바이러스의 생존전략”이라고 말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숙주 세포를 감염시키고 증식하는 데 필요한 수용체(헤마글루티닌)와 효소(뉴라미니데이스)에 변이가 잦아 이를 100% 막을 수 있는 백신을 만들기가 어렵다. 그래서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매년 어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유행하는지 분석하며, 이에 따라 매년 새로운 백신이 개발된다.  

 

WHO는 홍역 바이러스가 8종류이며 총 23개의 아형이 있다고 규정했다. 하지만 홍역의 항체는 헤마글루티닌 수용체에만 결합하는데, 이 단백질의 유전자형이 한 가지 뿐이다. 홍역 바이러스의 종류가 다양하더라도 한 가지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는 셈이다. 김 교수는 "홍역 바이러스도 돌연변이가 자주 생긴다"며 “다만 혈청 항원이 한 가지이기 때문에, 한 번 걸렸거나 백신을 맞으면 대부분 두 번 다시 걸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미지 확대하기홍역과 유행성이하선염, 풍진혼합백신(MMR). 홍역은 항원 혈청이 한 가지이므로 백신의 예방 효율이 93% 이상에 이른다. 사진 출처 Mountainside medical
홍역과 유행성이하선염, 풍진혼합백신(MMR). 홍역은 항원 혈청이 한 가지이므로 백신의 예방 효율이 93% 이상에 이른다. 사진 출처 Mountainside medical

홍역백신은 이미 1960년대에 개발됐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는 한 번 맞았을 경우 예방효율이 약 93%, 두 차례 맞았을 경우 약 97%에 이른다고 보고 있다. 전 세계에 백신이 널리 보급됐기 때문에 실질적인 효율은 약 99%에 육박한다. 

 

김 교수는 “이번에 홍역이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이유는 익히 알려진 것처럼 백신 접종률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면서 “유럽 등 선진국을 비롯해 국내에서도 일부 자연주의 열풍이 불면서 백신을 기피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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