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전세계적 홍역 확산 배후에 반백신 운동 있다"

2019.01.22 17:39
이미지 확대하기대구에서 홍역 환자가 잇따라 발생한 이후 14일 경북 포항 북구보건소 출입에 홍역 의심 증세가 있으면 미리 알려달라는 홍보문이 붙어 있다(2019.1.14) 연합뉴스
대구에서 홍역 환자가 잇따라 발생한 이후 14일 경북 포항 북구보건소 출입에 홍역 의심 증세가 있으면 미리 알려달라는 홍보문이 붙어 있다(2019.1.14) 연합뉴스

국내에서 홍역이 급격히 확산하는 가운데 홍역이 전세계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22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한국에서 22일까지 31명의 홍역 확진자가 신고됐다. 해외에서 유입된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이다. 세계적 홍역 유행의 원인으로 백신에 대한 잘못된 이해로 백신을 맞기 주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때문이라는 보고서가 나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4일 발표한 세계 10대 보건 위협에 관한 보고서에서 주요 위협 중 하나로 백신 접종을 주저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WHO는 “지난해 홍역 감염자 수가 전세계적으로 2017년 대비 32.4% 증가한 원인은 복합적이므로 백신에 대한 주저 때문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며  “백신을 맞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홍역 퇴치국에서도 홍역이 다시 살아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최근 한국에서 최근 홍역이 발발하는 원인은 백신을 맞지 않아서는 아니다. 한국은 2006년에 홍역 완전 퇴치를 선언한데 이어 2014년 WHO로부터 퇴치국 인정을 받았다.  한국은 주로 20대와 30대 연령층에서 발병하고 있다. 홍역 예방을 위해서는 MMR(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을 만 1세 무렵과 만 4세에서 6세 사이에 두 차례 맞아야 예방확률이 97%까지 늘어나는데, 2차례 모두 무료가 된 것이 1997년부터여서 20대와 30대가 예방접종을 한 번만 맞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보건위생 상태가 상대적으로 좋은 지역인 유럽에서도 홍역이 창궐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5만9578건의 홍역이 발생했다. 유럽에서 홍역이 유행하는 원인으로는 낮은 접종률이 꼽힌다. MMR(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 1차 예방접종률이 97.8%, 2차 98.2%로 WHO기준인 95%보다 높은 국가인 한국과 달리 유럽은 MMR 2차 접종률이 85% 이하로 낮다. 미국도 접종률이 낮아지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19개월에서 36개월 사이 아이들의 비율이 2017년에 2001년 대비 네 배로 증가했다.

 

백신 접종률이 떨어지는 원인으로 과학적인 정보 없이 공포감을 조장해 접종을 거부하게 만드는 반(反)백신 운동이 꼽힌다. 인터넷에는 수백개의 사이트가 백신에 대한 공포를 조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메건 모란 존스홉킨스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 교수가 480개의 안티 백신 웹사이트를 분석해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65.6%가 백신은 위험하다, 62.2%가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등의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도 ‘안전한 예방접종을 위한 모임’ 등 안티 백신 사이트가 운영되고 있다. 

 

인터넷의 잘못된 정보를 업고 반 백신 이론의 신봉자들은 세도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해 ‘플로스원’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백신을 맞지 않아도 된다는 정책을 펴는 미국 내 18개 주 중 12개 주에서 백신을 맞지 않는 수가 상승했다. 호주에서는 4만 명의 어린이가 부모의 반대로 백신을 맞지 않았고, 이탈리아는 지난해 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맞아야 하는 필수적인 백신 접종을 중단하는 법안을 냈다.

 

기관과 언론들은 정부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WHO 내 백신 자문단은 “발병이 없는 상황에 안주하는 것, 백신을 접근하는데 있어서의 불편함, 신뢰 부족이 백신을 주저하게 되는 주 원인”이라며 “지역사회의 보건 담당자들이 백신 결정에 있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조언자로 백신에 대한 신뢰할만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뉴욕타임즈는 19일 “인터넷에는 반백신 선전이 친백신 정보를 앞지르고 있다. CDC는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음에도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며 정부에 공격적인 캠페인을 할 것을 주문했다.

 

브루스 리 존스홉킨스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 교수는 20일 포브스에 낸 기고문에서 “WHO가 백신 망설임을 선정한 것은 공공보건계에 퍼지는 사이비과학 백신에 대한 선전에 대처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누가 백신을 불신함으로써 가장 큰 이득을 얻는가가 문제”라며 “규제와 과학 연구에 의해 위협을 받을 수 있는 어떤 것을 파는 사람들은 소비자들에게 빛을 제공하는 과학과 규제를 두려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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