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장인의 기술력과 AI 접목해 고성능 렌즈 만들 것”

2019.01.20 19:59
오가와 하루오 올림푸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달 15일 일본 도쿄 올림푸스 본사에서 최신 현미경 기술을 포함해 광학기기 제조생산 분야 자동화, 향후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올림푸스 제공
오가와 하루오 올림푸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달 15일 일본 도쿄 올림푸스 본사에서 최신 현미경 기술을 포함해 광학기기 제조생산 분야 자동화, 향후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올림푸스 제공

“현미경에 들어가는 렌즈를 제작하는 기술은 아직까지 기계가 사람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100년간 축적된 장인의 경험과 생산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공지능(AI)과 생산로봇을 결합한 새로운 광학 기술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

 

일본 광학회사 올림푸스는 올해로 100주년을 맞았다. 오가와 하루오 올림푸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지난 15일  일본 도쿄 신주쿠에 위치한 올림푸스 본사에서 마련한 연구개발(R&D)방향과 최신기술발표회에서 "35년 넘는 연구 끝에 현미경을 포함해 각종 광학기기에 들어가는 핵심인 중급 대물렌즈 제작공정을 자동화한 설비를 도입한데 이어 AI과 결합해 고도 기술자만이 만들던 고성능 렌즈를 제작하는 설비 플랫폼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1919년 당시 변호사이던 야마시타 다케시는 유럽에서 수입하던 현미경을 일본에서 독자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다카치호 제작소'를 설립했다. 이듬해 최초의 연구용 현미경인 ‘아사히’를 출시했고 1921년 브랜드명을 현재의 이름인 올림푸스로 바꿨다. 1935년에는 한 눈이 아닌 두 눈으로 보는 현미경을 개발하며 혁신적인 제품 개발에 힘을 쏟았다. 1968년에는 산업용 내시경의 초기 형태인 ‘파이버 스코프’를 내놓으며 사업 영역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지난 1984년부터는 현미경 렌즈 제조를 자동화하는 연구에 뛰어들어 중급 수준의 렌즈 생산이 가능한 기술을 확보했다. 현미경 렌즈는 재료인 유리를 원하는 형태로 자르는 공정과 표면을 최적의 상태로 다듬는 연마공정, 보호막을 씌우는 코팅 공정, 조립 공정과 편차 조정 등 다섯 가지 공정을 거쳐 생산된다. 고성능 렌즈를 만들기 위해서는 렌즈를 여러 장 쌓는 조립 공정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빛의 오차(편차)가 발생하는데 이를 미세하게 조정해 정밀도를 높여야 한다.

 

이런 조립 공정은 현재는 사람에 의존하고 있다. 14~15장의 렌즈를 쌓아 편차를 조정해야 하는 고성능 렌즈는 고도로 숙련된 장인만이 정밀도를 구현할 수 있다는 게 올림푸스 측 설명이다. 오가와 CTO는 “여러 연구자들과 연구소와 공동으로 숙련된 장인과 디지털화된 제조 설비를 융합하는 AI 생산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림푸스는 생명과학 연구에 필요한 현미경뿐 아니라 카메라 영상 장비와 산업용·의료용 내시경, 비파괴 검사기기를 생산하고 있다. 첫 현미경인 ‘아사히’의 모양을 본 따 1993년 내놓은 BX시리즈가 현재 과학연구 분야에 널리 쓰이고 있다. 2006년에는 비파괴 검사 장비를 내놓은데 이어 산업 내시경과 초음파탐상기, X선형광분석 장비도 꾸준히 내놓고 있다. 

 

올림푸스의 제품군별 개요및 점유율-올림푸스 자료 제공
올림푸스의 제품군별 개요및 점유율-올림푸스 자료 제공

올림푸스에 따르면 생물학과 의학 연구에 사용되는 생물현미경은 전체 시장의 45%를 차지한다. 산업용 현미경 점유율은 35%, 산업 내시경 40%, 비파괴 검사 장비 35%, X선형광분석기는 30% 등 광학분야 전반에 걸쳐 3분의 1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올림푸스가 세계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는 비결은 끊임 없는 기술 개발에 있다. 최근 생산된 현미경 장비에는 입체 영상 기술과 이를 분석하는 소프트웨어를 적용하고 있다.


표본의 미세한 온도 변화에 따른 빛의 굴절률을 포착해 세포를 3차원 실시간 이미지로 촬영하는 다차원 기술과 초점이 맞는 부분을 선명하게 만들어 표본의 깊이를 알아내는 공초점 기술이 대표 기술로 손꼽힌다. 표본 일부를 관찰한 이미지를 이어붙여 넓은 범위의 표본 지도를 그리는 리얼타임 매크로맵 기술도 비교적 최신 기술로 손꼽힌다. 올림푸스는 이들 기술이 적용된 기기를 클라우드 기반의 소프트웨어와 연동시켜 촬영한 이미지 데이터를 더 많이 활용하는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올림푸스는 최근 AI과 다양한 영상 이미지를 결합하는 시도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오가와 CTO는 “미국 항공기 회사인 보잉과 함께 항공기 결함을 찾아내는 초음파 검사를 자동화 로봇이 수행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며 "AI와 클라우드 서비스를 기반으로 데이터와 장비 유지와 관리를 편리하게 하는 환경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도쿄=김진호 기자 tw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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