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위기 청계천·을지로 상인·장인들"제조산업문화특구 지정해야"

2019.01.17 18:21
청계천·을지로 일대 상인과 장인, 메이커, 예술가, 연구자들이 모인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가 17일 오후 1시 서울 중구청 앞에서 2차 기자회견을 열고 이 일대를 제조산업문화특구로 지정해 줄 것과 철거를 즉각 중단해 줄 것을 다시 촉구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청계천·을지로 일대 상인과 장인, 메이커, 예술가, 연구자들이 모인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가 17일 오후 1시 서울 중구청 앞에서 2차 기자회견을 열고 이 일대를 제조산업문화특구로 지정해 줄 것과 철거를 즉각 중단해 줄 것을 다시 촉구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재개발로 철거 위기에 내몰린 서울 청계천·을지로 일대 상인과 장인, 메이커, 예술가, 연구자들이 또 다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일대를 제조산업문화특구로 지정해줄 것을 주장했다.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는 17일 오후 1시 서울 중구청 앞에서 2차 기자회견을 열고 일대를 제조산업문화특구로 지정해 줄 것과 철거를 즉각 중단해 줄 것을 다시 촉구했다. 이달 8일 중구 청계천 관수교 사거리 앞에서 기자회견을 한 지 9일 만이다. 이날 30여명의 상인과 장인, 예술가들은 철거로 문을 닫은 업체명이 적힌 깃발을 들고 기자회견에 나섰다. 

 

세운상가 인근 청계천과 을지로 일대는 현재 ‘세운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돼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서울시 중구 청계 2~4가 사이의 공구 거리는 2006년 세운재정비촉진지구로 설정됐다. 해당 부지에는 2023년까지 재개발을 통해 주상복합 아파트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세운상가 옆 입정동 일대 세운 3-1, 3-4, 3-5 구역은 이미 전면 철거에 들어갔다.

 

보존연대 측은 기자회견에서 성명서를 내고 “청계천·을지로를 보존하면 4차산업이 있는 도시, 역사 문화 예술이 있는 도시, 도시권을 존중하는 도시로 전환할 수 있다”며 “서울시는 재개발 구역을 해제하고 제조산업문화특구로 지정하라”고 주장했다.

 

발언에 나선 김학률 신아주물 대표는 최근 폐업 신고를 하고 다른 지역으로 떠난 청계천 장인의 사례를 들며 청계천 생태계를 떠나서는 장인들이 생계를 유지할 수 없음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곳에서 장사를 접고 타지역으로 간 사람을 최근 청계천에서 만났다”며 “청계천에 온 이유를 물으니 타 지역에서는 아무런 일거리도 없고 부품을 사려고 해도 살 데가 없다고 한다”고 전했다.

 

세운상가 내 세운메이커스 큐브 입주 예술가 전유진씨가 발언을 하고 있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세운상가 내 세운메이커스 큐브 입주 예술가 전유진씨가 발언을 하고 있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기술을 융합한 예술작품을 만든다는 세운메이커스 큐브 입주 예술가 전유진씨는 “기술 예술에 입문하는 사람에게는 한 지역에서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는 이 일대는 세계 어디에도 없는 곳”이라며 “큰 포부를 가지고 활동한 지 2년 만에 상가만 남는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이중적 행태도 비판했다. “재개발은 2014년에 확정됐다고 하는데 서울시는 그 사실을 알고도 재생이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만들고 청년을 앞장세웠느냐”며 “기술 협업을 장려하면서 한쪽으로는 장인들의 터전을 철거하는 것은 무슨 논리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16일 시청에서 가진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세운재정비촉진사업으로 지역 상인들이 삶의 터전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공구상가 상인들 주장이 일리 있으며 전면적으로 재검토해 새로운 대안 발표하도록 얘기했다”고 말했다. 또 “서울에는 동대문 의류상가, 종로 쥬얼리, 중구 인쇄업, 공구상가, 조명상가 등 집중도심산업 근거지들이 있는데 이걸 없애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어떤 방식으로든 도심산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조만간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보존연대 측은 “이 지역 소상공인은 박 시장의 말을 진심으로 믿기 힘들다”며 “청계천 일대 공사를 중단하고 서울시와 중구청이 재개발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야한다”고 말했다.

 

보존연대는 기자회견 후 지역 상공인 및 시민들과 함께 청계천 관수교 사거리에 위치한 청계천 생존권사수 비상대책위원회의 천막 농성장으로 행진했다. 이날 행진에는 100여 명이 참석했다. 관수교에서는 보존연대와 비대위가 공동으로 ‘백년가게 수호 국민운동본부 출범식’을 열고 이어 서울시청으로 향했다.

 

보존연대 측은 이달 2일부터 15일까지 2주간 재개발 반대를 지지해달라는 서명을 시민들에게 받았다. 이날 시민 2만 906명의 서명과 성명서를 중구청과 서울시청에 전달했다.

 

보존연대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지역 상공인 및 시민들과 함께 일대를 행진했다. 이날 행진에는 100여 명이 참석했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보존연대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지역 상공인 및 시민들과 함께 일대를 행진했다. 이날 행진에는 100여 명이 참석했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일대 상인들이 행진 행렬을 바라보고 있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을지로 일대 상인들이 행진 행렬을 바라보고 있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지난 8일 1차 기자회견 당시 가림막으로 덮여 있던 건물은 17일 현재 철거가 진행중이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지난 8일 1차 기자회견 당시 가림막으로만 덮여 있던 건물은 17일 현재 철거가 진행중이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철거로 인해 인적이 거의 끊긴 청계천 공구상가 거리의 모습.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철거로 인해 인적이 거의 끊긴 청계천 공구상가 거리의 모습.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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