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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촌평]전 원안위원장의 이유있는 ‘후안무치’

2019년 01월 10일 14:44

2018년 10월 29일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 국정감사 당일 아침 당시 수장이던 강정민 위원장이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작년 1월 취임한 강 전 위원장은 임기 1년을 채우지 못했다. ‘라돈 침대’로 촉발된 생활 방사선 위협에 정부의 탈원전 정책까지 더해져 어느 해보다 국민적 관심이 집중됐던 원안위였다. 사임 이유가 무엇이든 무책임한 사퇴로 구설수에 올랐다. 

 

원안위원장에서 물러난 이유는 ‘최근 3년 이내 원자력 관련 단체 사업에 관여한 경우’ 결격 사유로 정하고 있는 원안위 설치법 때문이다. 결격 사유가 있는 인사를 위원장에 선임한 것은 차치하더라도 문제가 불거지자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인 국회에서 ‘그런 일 없다’고 위증한 것은 더욱 큰 문제로 지적됐다. 정부 기관 수장으로서의 신뢰성과 도덕성의 문제다.

 

이랬던 강 전 위원장이 현재 원장 선임 절차가 진행중인 한국원자력연구원장 공모에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원안위를 무책임하게, 불명예스럽게 나왔던 그가 과학기술 출연연구기관 중 가장 ‘핫(hot)’한 원자력연구원의 원장을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낯두꺼운 것 아니냐” “너무 어처구니가 없다”는 반응이 당장 나온다. 원안위원장에서 물러난 지 2개월 만에 출연연 원장에 지원한 것 자체가 ‘후안무치’하다는 지적이다. ‘결격’을 넘어 이미 신뢰성과 도덕성 등에서 기관장을 할만한 ‘자격’이 없다는 목소리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청와대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으로부터 ‘원자력연구원장에 지원하라’는 언질을 받은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보내고 있다. 이른바 ‘윗선의 뒤봐주기’가 없는 상황에서 상식적·논리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다. 후안무치할 만한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25개 출연연구기관의 대표격인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의 원광연 이사장의 원자력연구원 관련 발언과 하재주 전 원자력연구원장의 석연치 않은 사임 배경은 이런 의구심을 증폭시킨다. 원 이사장은 작년 말 “원자력연구원을 일부 쪼개거나 이전하는 방안도 고려중”이라며 사실상 원자력연구원의 구조조정을 시사했다. 원 이사장은 “원자력연구원은 불통의 대명사라고 하더라”는 대전 지역 시민단체의 의견을 기자들에게 소개하며 원자력연구원에 대한 불신을 적극 내비쳤다. 

 

하재주 전 원장은 현재까지 원자력연구원이 진행해 온 사용후핵연료 재처리기술(파이로프로세싱) 연구개발(R&D)을 지속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하며 정부의 탈핵·탈원전 기조에 맞선다는 이유로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표면적으로는 방사성 폐기물 관리 처분 부실 등이 사임의 주요 이유였지만 하재주 원장 재임중에 벌어진 일이 아닌 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강정민 전 원안위원장은 대표적인 탈핵론자인 동시에 파이로프로세싱 무용론자다. 강 전 위원장은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과정에서 원전 건설 중단을 주장했다. 파이로프로세싱의 실효성에 대한 비판도 서슴치 않았다. 일련의 사태를 볼 때 의구심이 커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탈핵과 탈원전 논란과 관계없이 문재인 정부 들어 원자력연구원은 중대한 기로를 맞고 있다. 정부의 R&D 방향성도 원전 해체 기술과 안전성 강화 기술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1~2년으로 갈음되기 어려운 원자력 관련 연구개발의 면면을 꼼꼼히 살피고 재정립해야 하는 시점이다. 이런 중차대한 시점에 균형잡힌 전문가가 아닌 편향된, 그리고 자격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는 인선은 불신과 의혹만 키울 뿐이다. 2~3주 뒤에 가려질 한국원자력연구원장 후보 3배수를 보면 진의가 가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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