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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로 읽는 과학]'부자연 선택설'로 진화한 박테리아 효소

2019년 01월 05일 09:00
이미지 확대하기네이처 제공
네이처 제공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3일 새로운 유기 분자를 합성하고 있는 박테리아의 모습을 표지에 담았다. 두 개의 유기 분자를 박테리아가 속에서 결합시키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자연에서는 일어나지 않는 현상이다. 네이처는 제목으로 진화라는 개념을 만든 영국 과학자 찰스 다윈의 이론 ‘자연 선택설’의 반대인 ‘부자연 선택설’을 달았다.

 

이번 연구는 2018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인 프랜시스 아널드 미국 캘리포니아공대 교수가 주도했다. 생체 물질인 효소의 ‘방향적 진화’를 연구해 화학과 생물학을 결합한 공로로 노벨상을 받았다. 아널드 교수는 생명체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화학반응에서 촉매가 되는 효소 단백질을 진화 원리로 개발하는 길을 열었다. 아널드 교수는 이 방법으로 농업 부산물을 자동차·항공기의 바이오 연료나 친환경 플라스틱의 원료로 바꾸는 효소를 개발했다.

 

아널드 교수는 진화를 위해 단백질에 대한 정보를 담은 유전자에 여러 돌연변이를 도입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단백질 중 기능이 가장 향상된 단백질 변이체를 생산하는 개체를 골라낸다. 기능이 향상된 효소를 찾아내면 여기에 다시 돌연변이를 가해 돌연변이를 누적시킨다. 이를 반복하다 보면 원하는 방향으로의 진화, 방향적 진화가 이루어진다. 진화가 다윈의 ‘자연 선택설’을 따른다면 방향적 진화는 ‘부자연 선택설’을 따르는 셈이다.

 

탄소수소(C-H) 결합을 탄소간(C-C) 결합으로 바꾸는 것은 유기 분자를 만드는 새로운 전략이다. 아널드 교수는 박테리아 내에서 이러한 변형을 효율적으로 수행하도록 진화한 사이토크롬 P450 효소를 만들었다고 네이처에 소개했다. 헤모글로빈에서 유래된 물질인 헴철 기반의 이 효소는 탄소 수소 결합의 탄소를 두 개의 전자 결합만을 가지는 불안정한 상태인 카벤으로 바꿔 다른 카벤과 결합하게 해 탄소간 결합을 만든다. 일반적인 탄소는 네 개의 전자와 결합한다.

 

이번 연구결과는 이와 같은 반응을 유발하는 데 철 원소를 쓸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기존에 탄소수소 결합을 탄소간 결합으로 바꾸는 데 쓰였던 백금족 원소인 로듐(Rh)과 이리듐(Ir)과 같이 흔하지 않아 비싼 원소들을 상대적으로 값싼 철로 대체하는 길이 열린 것이다. 자연계의 화학 성분에는 존재하지 않는 물질을 진화된 효소로 만들어낸 부자연스런 진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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