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에 감염된 뇌, 치매 걸릴 가능성 있다"

2019.01.04 19:00
치매 인구가 계속 늘고 있다. 미래에는 세 명 중 한 명은 치매에 걸리는 시대가 올 것이다. 이에 대배한 치료제 개발이 필요하다.
치매 인구가 계속 늘고 있다. 미래에는 세 명 중 한 명은 치매에 걸리는 시대가 올 것이다. 이에 대배한 치료제 개발이 필요하다.

곰팡이가 뇌 속에 침투해 기억 장애와 치매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우이판 미국 베일러의대 연구원과 데이비드 코리 교수팀은 인체에 흔한 곰팡이가 혈액을 통해 포유류의 뇌에 침투할 수 있으며, 뇌염증과 치매를 유발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동물 실험으로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4일자에 발표됐다.


코리 교수팀은 ‘칸디다 알비칸스’라는 곰팡이에 주목했다. 사람의 입과 장 등에도 흔한 곰팡이로, 평소에는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하지만 공기중에 떠다니던 포자가 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들어올 경우 천식과 같은 호흡기 알레르기를 일으키거나 심하면 패혈증을 발생시킨다. 코리 교수는 “이런 증세를 겪은 사람이 나중에 치매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가 있다”며 “곰팡이가 직접 뇌에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연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코리 교수팀은 쥐의 혈관에 콘디다 알비칸스 곰팡이를 약 2만 5000개체 주입했다. 기존 이론에 따르면, 뇌로 향하는 혈관에는 ‘혈액뇌장벽(BBB)라는 일종의 ‘필터’가 있어서 뇌 안에 세균 등 이물질이나 병원체가 들어가는 것을 막는다. 곰팡이 역시 혈액뇌장벽에 막혀 뇌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게 정설이었다. 그런데 코리 교수팀의 시험 결과 곰팡이는 장벽을 쉽게 통과해 뇌에 들어가는 것으로 드러났다.


뇌로 들어간 곰팡이는 뇌 속 이물질을 제거하는 ‘경찰’인 면역세포들과 만나 염증을 일으켰다. 이 과정에서 곰팡이는 약 열흘 뒤 제거됐다. 하지만 면역세포가 곰팡이가 있던 곳 주변에 덩어리지며 육아종으로 자라 일종의 노폐물처럼 쌓였다. 뇌 속 노폐물은 치매 학자들이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유력한 원인으로 꼽는 물질이다. 코리 교수팀은 이 노폐물이 곰팡이가 완전히 제거된 뒤에도 두 배 이상 긴 기간 뇌에 남아 있고, 노폐물 주변과 내부에 또다른 유력한 치매 유발 물질로 꼽히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추가로 불러들여 더욱 큰 노폐물을 만드는 현상도 발견했다.


연구팀은 곰팡이가 실제로 뇌의 기능을 떨어뜨리는지 확인했다. 곰팡이 뇌염을 일으킨 쥐를 T자 모양의 미로에 넣고 새로운 길을 얼마나 잘 찾는지 알아보는 실험을 한 결과, 감염된 쥐는 정상 쥐에 비해 새 길을 약 3분의 1 못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리 교수는 “공간 기억력이 떨어졌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공간기억력은 감염이 다 나은 뒤 일부 회복됐다.


코리 교수는 “곰팡이가 알츠하이머와 파킨슨병, 다발성경화증 등 여러 퇴행성신경질환의 발병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장기 연구를 통해 더 구체적인 발병 과정과 치료방법을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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