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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이제 중국 과학이 ‘초일류’다

2019년 01월 04일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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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신영 기자

벌써 6, 7년 된 이야기다. 전 세계적으로 연구자가 많지 않은 미래 에너지 기술 관련 학술대회에 참석했다. 한국 연구자는 한 손에 꼽을 정도이고, 세계적으로도 연구하는 나라가 많지 않았다. 가장 앞서던 벨기에의 한 연구소가 100여 명이 연구한다고 발표해 부러움을 샀을 정도다. 중국 학자의 발표 차례가 됐다. 3분이 지나지 않아 한 과학자가 의아한 표정으로 질문했다. “제가 방금 잘못 들은 것 같은데, 연구자가 몇 명이라고 하셨죠?” “1000명입니다.” 중국의 인해전술식 기술 투자를 실감한 순간이었다.

‘기술 굴기’라는 말이 수년째 유행할 정도로 중국 기술의 부상은 익숙하다. 신년 초부터 인류 역사상 최초로 달 뒷면 무인착륙 임무를 성공시켰고, 세계 최대 입자가속기를 짓고 있다.

그럼에도 최근까지 중국은 ‘첨단’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었다. 국가가 주도하고, 연구자의 수나 투자의 양으로 승부할 수 있는 거대과학 분야에 국한된 성과라는 인식이 컸다. 학술 연구 부문에서는 연구윤리를 지켰는지 등 기초적인 진실성부터 의심하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이런 선입견을 바꿔야 할 때가 왔다. 이제 중국은 첨단 과학 연구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에 빠르게 근접하고 있다. 지난해 말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 네덜란드의 학술정보기업 ‘엘스비어’는 중국이 차세대 배터리와 단원자층 반도체, 신소재 등 30개 첨단 과학기술 분야 중 80%(23개)에서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2013∼2018년 발표된 논문과 인용 수 등을 근거로 계산한 결과다.

일본 문부과학성 과학기술학술정책연구소가 펴낸 ‘과학기술지표2018’ 보고서도 비슷한 결과를 보여준다. 2014∼2016년 중국이 낸 과학 분야 세계 상위 10% 논문 수와 1% 논문 수는 모두 미국에 이어 2위이다. 불과 10년 전 5, 6위였던 데 비하면 정말 급격한 발전이다.

 

이런 분위기는 현장에서도 감지된다. 최근 국제 학회에서 중국의 도약을 대세로 인정해야 한다고 고백하는 학자가 많아졌다. 자기 분야 최고 학자를 묻는 질문에 중국 학자를 거론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칭화대나 중국과학원 등 중국의 몇몇 대학과 연구기관은 이름만으로도 위압적인 존재가 됐다. 최근 1, 2년 사이에 학술지 ‘사이언스’나 ‘네이처’에 게재한 논문에서 실제로 연구를 주도한 제1저자가 중국인 학생인 경우가 부쩍 늘었다. 현재는 미국 대학에 소속돼 미국의 성과로 잡히지만, 몇 년 뒤 이들이 중국에서 활약하며 펼칠 ‘차이나 사이언스’는 세계 과학계를 주도할 게 분명하다.


한국은 그간 중국의 기술 추격을 걱정해 왔지만, 그 근간이 되는 중국 과학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우리보다 앞선다고 여기던 일본만 겨냥해 따라잡자고 했다. 반면 일본은 일찌감치 중국을 주시해 왔다. 세계 과학계 판도가 크게 바뀌고 있다. 우리만 이런 흐름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따져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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