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면 오버하는 이유는 뇌를 자극하는 '이것' 때문

2018.12.30 11:00
과하게 술에 취한 사람들의 행동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곤 하는 연말이다. 술에 취하면 동작이 과해지는 이유가 밝혀졌다. 게티이미지뱅크
과하게 술에 취한 사람들의 행동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곤 하는 연말이다. 술에 취하면 동작이 과해지는 이유가 밝혀졌다. 게티이미지뱅크

술에 취한 사람의 행동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연말이다. 미국 과학자들이 술에 취하면 동작이 과해지는 이유를 알아냈다.

 

스콧 한센 미국 플로리다주 스크립스연구소 분자의학부 교수는 알코올이 뇌에 직접 영향을 주지 않고 대사작용으로 신경세포를 자극하는 중간물질로 바뀌면서 사람을 더 활동적으로 만든결과라는 사실을 국제학술지 ‘분자생물학저널’에 소개했다.

 

알코올은 술의 주성분이자 마취제로도 쓰이기도 한다. 취하는 것도 마취와 비슷하다. 몸에 흡수된 알코올 일부는 뇌에 도달해 몸을 의지대로 움직일 수 없게 한다. 알코올이 기억을 관장하는 해마에 도달하면 소위 ‘필름이 끊기는’ 현상인 단기 기억상실증이 유발된다. 과학자들은 알코올이 뇌에 직접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고 봤다. 하지만 술을 마시고 취하면 움직임이 과해지고 동작이 많아지는 현상은 그간 규명하지 못했다. 

 

연구진은 신경세포막의 인지질을 분해하는 효소 중 하나인 '포스포리파아제 D2(PLD2)'에 주목했다. 연구진은 이 효소가 알코올을 지질과 반응하도록 포스파티딜에탄올(PEtOH)을 만든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물질은 신경세포막의 칼륨 이온 채널을 열어 신경이 더 많이 자극받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했다. 그 결과 뇌가 자극을 더 많이 받는다는 게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PLD2 효소를 없앤 과실파리를 술에 취하게 했더니 과한 움직임이 사라지는 걸 확인했다. 실험에 쓰인 파리의 모습. -스크립스연구소 제공
연구진은 PLD2 효소를 없앤 과실파리를 술에 취하게 했더니 과한 움직임이 사라지는 걸 확인했다. 실험에 쓰인 파리의 모습. -스크립스연구소 제공

연구진은 유전자를 조작해 PLD2 효소를 없앤 초파리를 만들었다. 초파리는 유전체 크기가 작아 유전자 조절이 쉬울뿐더러 알코올에 취하기까지 한다. 연구진은 알코올을 30% 섞은 배양액을 마신 파리의 움직임을 추적했다. 30도의 술을 마신 파리는 마시지 않은 파리에 비해 같은 시간 동안 1.5배에서 2배 정도 더 긴 거리를 날아다녔다. 반면 PLD2 효소를 만드는 유전자가 제거된 초파리는 알코올을 마셨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와 움직이는 거리에 큰 차이가 없었다.

 

연구진은  포스파티딜에탄올이 생성되는 과정이 술에 취한 후 몸이 무기력해질 때도 관여하는지와 숙취와 관련 있는지에 대해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한센 교수는 “분자 단위에서 알코올의 전달 경로를 파악하면 취하지 않게 해주는 약, 나아가 숙취해소제까지도 개발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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