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비밀 간직한 '운석의 보고' 극지, 현장연구에 답이 있다"

2018.12.20 12:12
한국이 보유한 7500t급 쇄빙연구선 ‘아라온호’. 1년 중 70% 이상을 남극에서 지내 북극 연구에는 연간 15일 밖에 활용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한국이 보유한 7500t급 쇄빙연구선 ‘아라온호’. 1년 중 70% 이상을 남극에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극지연구소 제공

과학자들은 우주에서 날아온 운석에서 태양계 생성의 비밀을 찾고 있다.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수집된 운석은 약 5만개로 추산된다. 이 중 80%가 남극에서 발견됐다. 그만큼 남극이 우주 연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높다.

 

강원도 춘천 우석중학교에 다니는 3학년 홍현지 양은 한국극지연구진흥회가 주최한 ‘제9회 전국학생극지논술공모전'에 낸 논술문에서 태양계의 물질을 연구해 그 비밀을 밝히기 위해서는 극 지방 운석 연구가 더 없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양은 이번 공모전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극 지역 운석 연구의 미래와 전망’ 논술문으로 대상을 차지했다.

 

올해로 아홉번째를 맞이한 공모전은 지난 9월 14일부터 10월 26일까지 약 한 달 여 동안 ‘극지와 과학연구’와 ‘극지와 기후변화’, ‘극지 연구 인프라(시설)’ 등 세 가지 주제 중 하나를 선택해 중·고등부 학생을 대상으로 논술문을 모집했다. 중등부 245편과 고등부 994편 등 총 1239편의 논술문이 참가했다.

 

20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는 대상자인 홍 양을 포함해 이번 대회에서 특별상과 중·고등부 부문별 금·은·동상 및 장려상 수상자에 대한 시상식이 열렸다. 대상과 특별상은 모두 극지와 과학연구를 주제로 선정한 학생의 작품이 수상했다

 

● 남극 운석 연구로 태양계 비밀을 밝힌다

 

홍 양은 자신의 글에서 태양계의 물질을 연구해 그 비밀을 밝히기 위해서 극지방 운석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홍 양은 "지구에서 발견되는 대부분 운석이 남극에서 발견되고 있다"며 "운석을 찾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현장 조사"라고 주장했다.

 

과학자들은 남극 채취한 빙하 코어나 표면에서 운석의 흔적을 찾은 다음,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실제 극지에서 발견된  운석은 큰 연구 성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1996년 8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남극 빙하에서 발견된 앨런 힐스 운석에서 화성에서 온 생명체의 흔적을 담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운석 위에 약 20~100㎚(나노미터, 1㎚는 10억 분의 1m)크기의 지렁이처럼 생긴 생명체 화석이 남아 있다는 내용이다. 이후 과학자들은 이 흔적이 생명체가 아니라는데 동의했지만 여전히 일각에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홍 양은 “더 깊은 과거 빙하에서 운석을 찾으면 옛 태양계의 비밀을 밝힐 단서를 찾을 수 있다”며 “한국을 포함한 각국이 자신이 보유한 운석을 종합적으로 비교하고 새로운 운석을 찾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 지구 위기 속 우리가 알아야 할 극지방의 생물들

 

지구온난화로 지구 환경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는 가운데 극지 연구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특별상을 받은 부산 기장군 부산장안고에 다니는 문송이 양(1학년)은 ‘마지막 퍼즐 조각을 극지 연구에서 찾다’란 글에서 극지방에서 서식하는 생명체 연구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문 양은 극지방 생물들은 지구온난화로 가장 크게 타격을 받고 있다. 하지만 빠른 속도로 사라지는 생물도 있지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종도 있다. 문 양은 “점점 악화되고 있는 지구 환경에 맞서 생명체가 버티는 방법에서 인류가 우주에서 생존할 방안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극도로 낮은 온도에서 더 활성화하는 단백질을 가졌거나 물이 부족한 건조한 환경에 적응한 생물에서 인류 생존의 지혜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문 양은 “서둘러 극지방의 해양 퇴적물이나 빙하 퇴적물에 있는 생명체의 유전자를 비교분석해 데이터베이스화해야 한다”며 “과거 기후를 거쳐 극지 생명체가 진화해 온 과정을 자세히 밝히면 향후 생명체가 극한 상황에 적응하는 과정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거센 바람에 다친 장비의 확충 보완, 극지오로라 연구도 필요

 

이밖에도 중등부와 고등부 금·은·동상과 장려상도 수여됐다. 중등부 금상 수상자로는 극지 연구 인프라를 주제로 ‘우리의 도전, 새로운 미래를 향해 외치다’란 제목의 논술문을 쓴 김하늬 양(마산삼진중 2년)이 받았다. 김 양은 “남극의 매서운 바람과 소용돌이를 맞은 연구 장비를 보완하고, 새로운 연구 시설도 더 확충해야 한다”며 “위급상황을 위한 국가간 통신 시설의 보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각 연구기지와 시설을 더 개방해 국제적 교류 협력을 통한 공동 연구도 진행해가야 한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여동규 군(충북과학고 2년)은 커튼 너머에 감춰진 미래’란 제목의 글로 고등부 금상을 받았다. 극지방에선 태양에서 오는 입자의 영향으로 오로라 현상이 관찰된다. 오로라는 태양의 대기라 불리는 플라스마 형태의 코로나가 지구로 몰려와 공기 분자와 반응하며 빛을 내는 현상이다. 여 씨는 오로라를 천상의 커튼이라 비유하며, 오로라를 통해 태양을 연구해 우주 날씨에 대한 연구도 더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중등부는 은상 2명과 동상 3명, 장려상 10명, 고등부는 은상 2명과 동상 5명, 장려상 15명이 상을 받았다. 대상을 받은 홍 양은 해양수산부 장관상과 함께 북극다산과학기지에 다녀오는 체험 기회가 제공된다. 특별상을 받은 문 양에게는 극지연구소장상과 함께 상금 200만원이 수여된다. 금·은·동상의 수상자에게는 한국극지연구진흥회장상과 함께 각각 상금 100만원, 50만원, 20만원이 부상으로 주어졌다. 이와 별도로 김현정 경주고 교사와 김승준 마산삼진중 교사 등 7명이 지도교사상을 받았고, 인천논현고와 충주중산고 등 5개 학교가 단체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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