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상학회 “한반도 봄철 이른 폭염 더 심해진다”

2018.12.18 13:58
극심한 기근으로 고통 받고 있는 아프리카 사헬 지역
극심한 기근으로 고통 받고 있는 아프리카 사헬 지역

2017~2018년 지구를 달군 폭염과 가뭄, 대형 홍수 등이 인간의 활동과 그에 따른 기후변화 때문이라는 사실이 세계 10개국 120여 학자가 참여한 기후 연구 결과 다시 한번 확인됐다. 한반도의 2017년 봄을 뜨겁게 달군 이례적으로 이른 폭염 역시 인간 활동에 의한 결과이며, 이런 추세는 점점 가속화될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기상학회(AMS)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17편의 보고서를 발간하고 그 내용을 종합해 기후, 기상 분야 국제학술지 ‘미국기상학회보(BAMS)’ 특별판에 10일 공개했다.


연이은 겨울 추위에 벌써 잊혀졌지만, 2018년은 한국의 무더위 기록을 대거 갈아치운 최악의 폭염을 기록한 해였다. 올해만의 유별난 현상도 아니어서, 이미 작년부터 조짐이 보였다. 폭염이 찾아오는 시기가 빨라서, 아직 늦은 봄 또는 초여름으로 분류되던 2017년 5월 평균기온은 197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름은 평년보다 8일 일찍 시작됐다. 경상북도와 전라남도에는 같은 달 말부터 폭염 특보가 내려졌다.


포스텍 환경공학부 민승기·김연희 교수와 박인홍·이동현 연구원팀은 특정 국가나 지역의 대기 움직임 등을 분석해 기후를 예측하는 지역기후모델(RCM)과, 지구 전체의 대기 및 기후를 데이터 기반으로 예측하는 전지구기후모델(GCM) 자료를 이용해 인류의 활동이 개입했을 때와 개입하지 않았을 때의 기상이변 발생량을 비교했다. 그 결과 2017년 한국에서 발생한 기록적인 5월 이상고온과 이른 여름 시작은 온실가스 증가 때문에 발생 가능성이 2~3배 증가한 결과임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산업화에 따른 온실가스 증가로 전지구적인 기온 증가뿐만 아니라, 한반도 같은 작은 지역에서도 여름의 시작이 빨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최초로 확인한 연구다. 그 동안 이른 폭염이 인류의 환경 오염 때문일 것이라는 추측은 많았지만 방대한 기후모델 데이터가 필요해 증명이 어려웠다.


민 교수는 “기후변화가 지속됨에 따라 앞으로 이른 봄 폭염은 더 자주, 강하게 발생될 것”이라며 “이른 폭염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고서에는 한반도의 봄철 폭염 외에도 2017년 동남아시아의 홍수와 유럽의 폭염, 아프리카의 해수온도 상승 등 6개 대륙 2개 대양에서 벌어진 2017년의 다양한 극한기후를 진단했다. 먼저 유럽과 지중해 연안 국가의 경우 1950년대에 비해 폭염이 세 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년에 한 번은 2017년과 같은 폭염이 다시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중국과 동아시아는 더욱 상황이 나빠서, 5년에 한 번 2017년 규모의 폭염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다.


2017년 방글라데시와 인도 등에는 큰 홍수가 일어나 어마어마한 피해를 냈다. 몬순 시즌이 되기 전에 6일간 내린 비로 온 나라가 범람했다. 중국은 2017년 6월 동남부에 홍수가 나 수천 채 집이 잠겼다. 이런 극단적인 홍수 가능성이 기후변화로 두 배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해수의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아프리카 해안에 인접한 바다의 온도는 2017년 비정상적으로 높았다. 이 때문에 동아프리카에 가뭄이 일어날 가능성이 두 배로 높아졌고 소말리아의 주민 600만 명이 기아에 시달렸다. 이번 연구 결과로 이 같은 해수 온도 상승 역시 산업화시대 이전이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것으로 밝혀졌다. 


보고서의 책임 편집을 맡은 마틴 회링 미국해양대기청(NOAA) 연구원은 “1990년 첫 번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보고서에서 예측한 내용을 확인시켜주는 연구들”이라며 “과학적 증거가 인간 활동이 점점 급격한 극한 기후를 유발한다는 사실을 확신시켜주고 있다.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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