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산업 메카 꿈꾸는 홍릉에 300억원 특화펀드 만든다

2018.12.18 14:44
벤처캐피털(VC) 케이그라운드파트너스의 조남훈 대표가 홍릉 특화펀드의 성공 조건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송경은 기자 kyungeun@donga.com
벤처캐피털(VC) 케이그라운드파트너스의 조남훈 대표가 홍릉 특화펀드의 성공 조건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송경은 기자 kyungeun@donga.com

바이오·헬스 산업의 메카를 꿈꾸는 홍릉 클러스터에 특화된 총 300억 원 규모의 민·관 합동 펀드가 조성된다. 이를 바탕으로 홍릉 지역에서 향후 6~7년간 연간 기술창업 10건, 글로벌 진출 5건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홍릉 클러스터링 추진단의 김현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기술정책연구소 정책기획팀장은 17일 서울 성북구 KIST 본원에서 열린 ‘홍릉 클러스터 연구개발사업(R&DB) 전략 세미나’에서 “홍릉 지역 연구기관이나 대학, 기업 등의 바이오 혁신기술 사업화를 전 주기로 지원하는 특화펀드를 조성 중”이라며 “정부와 서울시 R&D 사업 또는 운영펀드와 연계하는 형태로 추진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월곡동과 종암동, 청량리동, 회기동을 아우르는 홍릉 클러스터에는 KIST를 비롯해 9개 연구기관과 고려대, 경희대 등 8개 대학이 자리해 있다. 이 지역의 대학생은 12만 명, 박사급 연구인력은 6000여 명에 이른다. 올해 5월 공식 출범한 홍릉 클러스터링 추진단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강소특구 지정 제도’와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 뉴딜 사업’, 서울시의 ‘바이오허브 사업’을 연계해 홍릉을 바이오·헬스 분야 혁신성장의 중심지로 발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벤처캐피털(VC) 케이그라운드파트너스의 조남훈 대표는 “홍릉 특화펀드가 성공하려면 성장 단계별로 정부의 지원과 민간 투자 생태계, 글로벌 기업의 신사업 요구와 연계돼야 한다”며 “사업화 이후 민간의 후속 투자 유치를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종성 미국 보스턴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급성장한 미국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 사례를 봐도 기초연구 단계에서는 정부가 연구비를 지원하고 사업화 이후에는 민간 벤처캐피털을  통해 성장해나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홍릉 클러스터링 추진단의 김현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기술정책연구소 정책기획팀장이 홍릉형 R&DB 모델인 ‘H-TRAIN’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 송경은 기자 kyungeun@donga.com
홍릉 클러스터링 추진단의 김현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기술정책연구소 정책기획팀장이 홍릉형 R&DB 모델인 ‘H-TRAIN’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 송경은 기자 kyungeun@donga.com

홍릉은 최근 서울 시내 강소특구 유력후보로 떠올랐다. 홍릉 외에도 신기술 상용화를 위한 벤처창업단지가 조성되는 마곡, 양재 등 다른 후보지가 있지만 최근 산업 트렌드가 정보통신기술(ICT) 중심에서 바이오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는 데다 시내 균형발전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강소특구는 정부가 특정 지역의 역동성 제고와 경제 활성화 등을 도모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연구소, 대학 등 기술핵심기관을 중심으로 2㎢ 내외의 지역에서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 서비스를 자유롭게 실증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등 기술 사업화를 지원한다.

 

김 팀장은 “서울 시내에 지정할 수 있는 강소특구 수가 한정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낙후된 동북권에 있는 홍릉을 강소특구로 지정해 우수한 바이오 벤처들을 유치하고 시의 균형발전을 도모하자는 데 서울시와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특구화를 통해 홍릉에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규제 샌드박스는 어린이들이 모래놀이터(sandbox·샌드박스)에서 노는 것처럼 유망한 신기술에 대한 규제를 일정 기간 면제 또는 유예해 주는 것을 말한다. 

 

이날 추진단은 홍릉형 R&DB 모델인 ‘H-TRAIN’을 제시했다. H-Train은 ‘홍릉(Hongneung)’ ‘중개의학(Translation)’ ‘사업화(Industrialization)’ 등 3가지 핵심 단어의 앞글자를 딴 말이다. 연구소와 대학에서 확보한 바이오 기초·원천기술을 기반으로 만든 제품·서비스가 대학병원의 임상시험을 거쳐 창업과 산업화, 재투자로 이어지는 산·학·연·관 선순환 구조를 뜻한다. 이를 위해 첨단 융복합 R&DB의 핵심기능을 지원하는 ‘홍릉 컴플렉스’를 설립할 계획이다. 인재 양성을 위해 홍릉 내 연구기관과 대학을 하나의 캠퍼스처럼 운영해 자유롭게 교류할 수 있도록 하는 ‘원캠퍼스’ 제도도 추진된다.

 

홍릉 클러스터 개요. - 자료: 홍릉 클러스터링 추진단
홍릉 클러스터 개요. - 자료: 홍릉 클러스터링 추진단

이날 세미나는 홍릉형 R&DB 모델 구축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선진 혁신 클러스터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홍릉 특화펀드를 모색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김종성 교수는 실리콘밸리를 뛰어넘은 ‘보스턴 바이오 혁신생태계’를 주제로 최근 급성장한 보스턴-케임브리지 지역 바이오 클러스터의 성공 요인에 대해 분석했으며, 조남훈 대표는 정부출연연구기관 기술 사업화 투자 사례를 바탕으로 홍릉 특화펀드의 성공 조건에 대해 발표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는 손미진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 박구선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 이사장, 지동현 한국임상시험산업본부 이사장, 묵현상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장, 이해성 존슨앤존슨 이노베이션 이사 등이 참여해 홍릉 클러스터링 성공을 위한 R&DB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윤석진 홍릉 클러스터링 추진단장(KIST 부원장)은 “홍릉이 대한민국 바이오 생태계의 큰 축이 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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