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 속 액체방울로 게놈 조절 가능해졌다

2018.12.17 15:05
캐스드롭 기술의 개념도(왼쪽 위)와 액체상 응집체와 유전체의 역학적 상호작용을 나타낸 그림. - 사진 제공 서울대 공대
캐스드롭 기술의 개념도(왼쪽 위)와 액체상 응집체와 유전체의 역학적 상호작용을 나타낸 그림. - 사진 제공 서울대 공대

물에 기름을 떨어뜨리면 서로 섞이지 않고 기름 방울을 만든다. 이렇게 현상을 서로 다른 특성을 지닌 물질이 서로 경계면을 이루며 분리되는 현상을 ‘상분리’라고 부른다. 세포는 상분리 현상을 이용해 내부에 여러 가지 ‘방울’을 만들어 세포 내부의 활동을 조절한다. 이런 세포 내 상분리를 인위적으로 조작해 게놈을 조절하는 새로운 기술이 개발됐다.


신용대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팀은 클리프 브랭윈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팀과 함께 세포 내 상분리를 제어해 액체 방울으르 형성하고, 이를 이용해 게놈의 구조를 조절하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셀’ 11월 29일자에 발표했다.


신 교수팀은 빛을 이용해 세포 내 단백질 분자의 특징을 조절하는 광유전학 기술과, 원하는 유전자를 정확히 찾아 내 교정할 수 있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CRISPR-Cas9) 기술을 동시에 이용했다. 세포는 전제 게놈 가운데 필요한 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기능이 있다. 꽁꽁 뭉친 실타래 같은 염색체의 특정 부위를 마치 바늘처럼 파고 들어 사이를 벌려 주면, 유전자 발현과 관련한 단백질이 접근해 유전자를 읽고 단백질을 만들어 생체기능을 수행한다. 이렇게 이미 존재하는 유전체를 읽고 사용하는 방법을 조절해 생체 기능을 다양하게 조절시키는 방법을 후성유전학이라고 한다.


만약 게놈을 종이접기 방법(유전자)이 가득 담긴 백과사전이라고 하면, 후성유전학은 여러 종이접기 방법 페이지 가운데 필요한 페이지를 찾아 펼친 뒤 종이를 접게 하는 것과 같다. 만약 종이접기 결과물이 많이 필요하면 많이 접도록 과정을 조절하면 된다. 실제 세포에서는 이 과정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조절하는데, IDP라는 단백질도 이런 조절자 가운데 하나다. 

 

신 교수팀은 IDP 단백질을 분리해 마치 주머니처럼 액체 방울로 감싸고, 이를 자유자재로 게놈의 가운데 원하는 곳에 보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에는 ‘캐스드롭(CasDrop)’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텔로미어와 액체상 응집체의 역학적 상호작용. -사진 제공 서울대 공대
텔로미어와 액체상 응집체의 역학적 상호작용. -사진 제공 서울대 공대


신 교수팀이 만든 이 액체 방울은 크기가 100㎚(나노미터. 1㎚는 10억 분의 1m) 크기로 매우 작다. 하지만 다양한 다른 생체 분자들을 포함할 수 있어 다양한 세포 활동을 조절할 수 있다. 실제로 캐스드롭 이용해 게놈을 교정하는 실험을 해본 결과, 마치 필터처럼 게놈의 특정 부위를 골라서 수정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신 교수는 “유전체와 액체 방울 응집체 사이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도구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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