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칼텍·혼다 삼각동맹, 전기차 주행거리 해결 실마리 찾았다

2018.12.11 09:05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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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일본의 연구진이 힘을 합쳐 전기차에 사용되는 리튬 배터리보다 8배 이상 큰 용량을 가진 배터리를 개발했다. 리튬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기차의 짧은 주행거리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풀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캘리포니아공대(칼텍), 일본 자동차 회사 혼다 연구진으로 구성된 국제 공동 연구진은 재충전이 가능하고 리튬 배터리보다 용량이 큰 액상 플루오린 배터리 프로토타입을 개발했다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6일자에 발표했다.


충치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어 불소라는 이름으로 친숙한 플루오린은 원소 중 가장 큰 전기음성도를 가졌다. 전기음성도란 분자에서 공유 전자쌍을 끌어당기는 능력을 상대적 수치로 나타낸 것이다. 원자의 전자에 대한 친화력이 높을수록 커지며 이 원자가 이미 보유하고 있는 전자를 떼어내는 데 힘이 많이 들수록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각각의 금속은 전기음성도를 가지고 있는데, 통상 배터리는 전자를 쉽게 잃는 원소와 전자를 쉽게 얻는 원소를 음극과 양극으로 정한다. 어떤 금속이 음극과 양극이 되냐에 따라서 배터리의 용량과 수명이 달라진다. 전기 음성도가 클수록 이온의 확산속도를 증가시켜 높은 전류에서 빠르게 충전과 방전이 이뤄진다. 

 

플루오린 배터리는 현재 휴대전화나 노트북에 사용되는 리튬 배터리와 비교해 거의 8배 이상의 에너지 밀도를 가진다. 에너지 밀도는 단위 면적당 에너지 양이다. 이는 플루오린 배터리가 리튬 배터리와 비교해 같은 면적의 양극에 8배 많은 에너지 용량을 가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만큼 무게와 부피에서 소형화를 이룰 수 있다. 


과학자들은 일찍부터  플루오린 배터리에 관심을 뒀다. 1970년대에 이미 고체 플루오린 배터리를 만들려는 시도도 있었다. 그러나 고체 플루오린 배터리는 실패했다. 

분홍색 플루오린 이온이 BTFE 분자에 둘러싸여 있는 모습이다.-사진 제공 Brett Savoie
분홍색 플루오린 이온이 BTFE 분자에 둘러싸여 있는 모습이다.-사진 제공 Brett Savoie

연구진은 ‘BTFE’이라는 액상 전해물질을 만들어 문제를 해결했다. 배터리는 보통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이온을 이동시켜 전류를 유도하고 이온 수송은 전해물질이 역할을 맡는다. 이런 과정은 액체 상태에서 실온일 때 더 쉽게 일어난다. 리튬 배터리도 액상 전해물질의 도움을 받아 양극과 음극 사이의 이온을 주고받는 원리다. 


BTFE는 유기 플루오린 에테르 용매에 용해된 고체 테트라알킬암모늄 플루오린 염제를 사용한 전해물질이다. 플루오린 이온을 화학적으로 안정화시켜 액체 상태의 플루오린이 실온에서도 잘 녹게 한다. 플루오린 배터리 안에서 이온이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전류가 유도되는 셈이다. 


2005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로버트 그럽스 미국 캘리포니아공대 화학과 교수는 “플루오린 배터리는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가지고 있어 현재 쓰는 리튬 배터리보다 8배 이상 더 오래 쓸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고 밝혔다.


공동 개발에 참여한 혼다 측은 “플루오린 배터리는 리륨 배터리보다 최대 10배 이상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가질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며 “친환경 전기 자동차 개발에 있어 또 다른 진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사이먼 존스 NASA 연구원은 “아직 초기 연구 단계지만 실온에서 사용할 수 있는 첫 플루오린 배터리”라며 “인류가 더 오래 가는 배터리를 만드는 새로운 방법을 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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