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재주 원자력연구원장 돌연 사임…사퇴 이유 석연찮아 논란

2018.11.14 14:55
하재주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장.
하재주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장.

하재주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이 돌연 사임했다. 14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하 원장은 이달 20일 이임식을 열고 원장직에서 물러난다. 


정부 출연연구기관을 총괄하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 관계자는 “이달 초 원광연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과 하 원장이 만난 자리에서 퇴진 문제가 논의된 것 같다”며 “자진 사퇴인지 해임 성격인지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 원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원자력기구(NEA) 하재주 원자력개발국장을 하다 지난해 3월 원자력연구원장에 선임됐다. 하 원장은 이번 일로 3년 임기의 절반을 조금 넘기고 물러나게 됐다. 


원자력연구원은 지난 1997~2008년 서울 공릉동의 연구용 원자로 트리가 마크3를 해체한 뒤 연구원에서 보관하던 방사선 차폐용 납과 2004~2011년 원자력연구원이 자체 원자로 연구시설을 해체하면서 나온 폐기물 등을 무단으로 처분하거나 폐기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지난 9월에도 자진 신고를 통해 추가 위반사항은 16건이 드러나는 등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됐다.

 

연구원 관계자는 “하 원장이 이미 지난 7월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한 차례 사퇴 권고를 받는 등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고 말했다. 연구회 관계자는 “하 원장이 연구원 내 문제를 해결할 리더십 등을 의심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구원 안팎에서는 하 원장의 사퇴 이유가 명쾌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하 원장은 폐기물 무단 폐기 등 문제에 직접적으로 관여되지도 않았다. 연구회 실무 부서 내에서도 모를 만큼 비공식적이고 비밀스럽게 이뤄졌다는 점도 석연치 않다. 연구회 관계자는 “원자력연구원 폐기물 문제처리에 대해 하 원장의 책임을 물어야한다는 이야기는 있었지만 하 원장이 실제로 사퇴한다는 사실은 몰랐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원자력연구원이 타고 남은 사용후 핵연료를 재활용하는 ‘파이로프로세싱’ 연구개발 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하려 하면서 정부 내 탈핵진영의 반감을 샀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핵연료를 계속 사용하는 기술인 파이로프로세싱은 현재 정부의 탈핵 방침에 반하는 대표적 기술로 손꼽혀왔다. 

 

과학계 관계자는 “자신이 비리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폐기물 관리 문제 해결을 잘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위기를 관리할 원장직을 사임하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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