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읽어주는 언니]와인잔에 마시는 맥주가 더 맛있다

2018.10.18 12:19
 

대학교 엠티(MT)를 가면 꼭 챙겨가는 종이컵과 맥주. 하지만 이상하게도 종이컵에 따라 마시는 맥주는 맛이 없다. 실제 연구에 따르면, 참가자들은 똑같은 물을 마시더라도 종이컵 같은 무른 컵에 마셨을 때 더 맛이 없었다고 답했다. 도대체 어떤 컵이 음료를 더 맛있게 만드는 걸까.

 

이미지 확대하기일러스트 우아영 기자
일러스트 우아영 기자

커피는 ‘향’이 중요한 음료다. 향은 휘발성 성분이 코 안에 있는 감각 세포를 자극할 때 느낀다. 휘발성 성분은 온도가 높을수록 많이 발산된다. 따뜻한 커피가 맛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만약 에스프레소를 일반 커피용 종이컵에 담으면 넓은 면적에 커피가 퍼져 빠르게 식어 향은 날아가고 쓴 맛만 남는다. 만약 종이컵에 담긴 식은 카페라테를 전자레인지로 다시 데우면, 이미 향기는 다 날아갔는데 커피 온도가 다시 높아지는 바람에 종이컵 냄새 분자가 활발하게 배어 나오면서 커피에서 종이 냄새가 난다. 음료를 맛있게 먹기 위한 첫 번째 방법은 최대한 처음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벽이 두꺼운 머그나 보온이 잘 되는 보온병이 좋다. 

 

이미지 확대하기일러스트 우아영 기자
일러스트 우아영 기자

음료의 맛을 좌우하는 요인은 또 있다. 바로 시각적인 효과다. 차가운 음료수는 투명한 컵에, 따뜻한 음료수는 불투명한 컵에 담는 것이 시각 효과를 이용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투명한 컵은 마치 투명한 얼음과 같아 더 시원하게 느끼도록 한다.

 

컵의 색상이 음료의 맛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도 있다. 핫초콜릿은 흰 색이나 빨간색 컵보다는 주황색이나 미색 컵에 담아 마실 때 더 맛있게 느껴진다. 흥미로운 것은 미색 컵에 담긴 핫초콜릿이 더 달고 향기롭게 느껴졌다는 점이다.커피 광고에서 왜 커피가 항상 크림색 컵에 담겨 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추가로 노란색 캔은 레몬 향을 더 강하게 했으며, 푸른색 컵은 빨간색 컵보다 갈증을 해소시켜 주는 효과를 냈다. 분홍색 컵은 더 달게 느끼게 했다.

 

이미지 확대하기일러스트 우아영 기자
일러스트 우아영 기자

컵의 모양은 어떨까. 컵 모양은 음료의 특징과 문화와 관련이 있다. 소주나 양주잔이 작은 것은 알코올 도수가 높은 술을 조금씩 마시기 위해서다. 흔히 알고 있는 맥주잔은 머그 모양인데, 편리하게 들고 다닐 수 있도록 만들어졌을 뿐이다. 

 

와인글라스를 빼놓을 수 없다. 입구가 좁고 아래가 넓은 튤립모양의 잔을 가느다란 다리가 떠받치고 있는 모양이다. 얇고 투명해 내용물이 잘 보이고,입구가 좁아 냄새 분자도 잘 날아가지 않는다. 다리 부분을 잡으면 체온이 컵에 직접 닿는 일도 없다.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와인글라스에 맥주를 담아 먹어보자. 맥주 고유의 색을 보면서, 온도도 크게 변하지 않고, 향도 붙잡으며 마실 수 있다. 

 

관련기사: 와인 잔에 든 맥주가 더 맛있다! 음료와 컵의 밀당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작성하기

    의견쓰기 폼
    0/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