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여행자를 위한 안내서

2018.10.20 11:00

달나라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달나라가 처음이라면 달나라 역사의 숨결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는 가이드 투어를 추천하겠습니다. 약 50년 전 인간이 달에 첫발을 내디딘 역사적 장소부터 마지막 방문지까지 대표적인 볼거리를 알려드리겠습니다. 

 

1971년, 아폴로 15호는 세계 최초로 달에 월면차를 보냈다. 사진은 아폴로 15호를 타고 달에 도착한 월면차와 우주 비행사 제임스 어윈의 모습. - NASA 제공
1971년 미국 달탐사선 아폴로 15호는 인류 최초로 달에 월면차를 싣고 갔다. 미국의 우주 비행사 제임스 어윈이 아폴로 15호에 실려 달에 도착한 월면차를 조작하고 있다.  - NASA 제공

● 세계 최초의 달나라 여행자는 누구? 


“예술가들이 달에 다녀오면 새로운 영감을 받을 거예요.” 


지난 9월 18일, 미국 민간기업 ‘스페이스X’에서는 세계 최초의 달 여행자가 결정됐다고 발표했어요. 바로 일본 2위 전자상거래 기업 스타트투데이 창업자이자 최대 온라인 쇼핑몰 조조타운 설립자인 마에자와 유사쿠 대표였지요. 마에자와 대표는 2023년 6~8명의 예술가와 함께 스페이스의 차세대 우주선 ‘빅팰컨로켓(BFR)’을 타고 일주일 정도 달 궤도를 돌아볼 예정이랍니다. 

 

기자회견 중인 일론 머스크(왼쪽)과 마에자와 유사쿠. -사진 제공 스페이스X
기자회견 중인 일론 머스크(왼쪽)와 마에자와 유사쿠. -사진 제공 스페이스X

마에자와 대표는 1972년 아폴로 17호가 달에 다녀온 이후, 46년 만에 다시 달을 방문하는 지구인이 됐어요. 유인 달 탐사는 아폴로 17호가 마지막이었습니다. 

 

최초의 유인 달 탐사는 1968년, 세 명의 우주 비행사가 ‘아폴로 8호’를 타고 달 궤도를 돌면서 시작됐어요. 이후 아폴로 11호, 12호, 14호, 15호, 16호, 17호가 달 착륙에 성공하며 12명의 우주 비행사가 달의 표면을 밟고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유인 달 탐사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요. 이 때문에 유인 달 탐사는 아폴로 17호를 마지막으로 멈췄지요.

 

하지만 2007년 일본이 달 궤도선 ‘가구야 1호’를 보내는가 하면, 중국과 인도도 달 탐사 경쟁에 뛰어들며 무인 달 탐사는 계속 이어졌어요. 올해부터 2020년까지 예정된 달 탐사 계획만 해도 10개가 넘지요. 달 탐사 경쟁은 아직 진행 중입니다. 

 

 

● 달나라여행, 어디서 묵을까? 

 

후보지 1. 외부로부터 보호해줄 곳, ‘용암동굴’


2018년 1월 미국항공우주국(NASA) 파스칼 리 연구원팀은 달의 북극에서 550km 떨어진 ‘필로라우스 크레이터’ 주변에서 ‘용암동굴’의 입구를 찾았다고 발표했어요. 용암동굴은 달 기지의 후보지로 꼽히는 중요한 지형이지요.


용암동굴은 화산이 폭발한 뒤 용암이 흘러나오면서 만들어져요. 흘러나온 용암은 바깥쪽부터 서서히 굳는데, 안은 여전히 뜨거운 상태예요. 이때 안쪽 용암이 바깥으로 빠져나오면 용암동굴이 되지요. 

 

달의 북극에 위치한 용암동굴 입구로 추정되는 장소 - NASA 제공
달의 북극에 위치한 용암동굴 입구로 추정되는 장소 - NASA 제공

용암동굴은 벽이 두터워 인체에 치명적인 우주 방사선을 막아줄 수 있고, 달에 떨어지는 운석을 막아 줄 수도 있어요. 또 영하 173℃부터 영상 127℃까지 오가는 달의 기온차를 줄여주는 역할도 하지요.


연구를 주도한 리 연구원은 “필로라우스 크레이터에 있는 동굴은 극지방과 가까워 한번도 녹지 않았던 얼음이 있을 수 있다”며 “우주 비행사나 로봇을 보내 진짜 물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다음 단계일 것”이라고 설명했답니다.

 

후보지 2. 물이 많은 곳, ‘달의 극지방’


지난 8월 20일 달의 표면에서 엄청난 양의 얼음을 찾았단 소식이 들려왔어요. 미국 하와이대학교 연구팀이 달의 표면에 많은 양의 얼음이 있다며, 지도를 공개한 거예요. 


달에서 물을 발견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에요. 2008년, 인도우주국이 발사한 달 궤도선 ‘찬드라얀 1호’가 달 먼지에서 물 분자를 찾아내는가 하면 2009년, 미국 엘크로스(LCROSS) 위성이 달의 남극에 부딪히며 처음으로 물을 찾아냈지요. 또, 2017년엔 미국 브라운대학교 연구팀이 물 지도를 완성하기도 했답니다. 

 

최근 연구 결과는 인도우주국의 찬드라얀 1호가 측정한 자료를 다시 분석해 더욱 직접적인 증거를 찾아냈다는 데 의미가 있어요. 연구팀은 지금껏 한번도 햇빛을 받아본 적 없는 ‘영구 음영 지역’을 조사했어요. 그 결과 발견한 영구 음영 지역의 약 3.5%에 얼음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답니다. 또 달의 북극보다 남극에 얼음이 더 많다는 사실도 알아냈지요.

 

2018년 8월,  미국 하와이대학교에서  공개한 달의 남극(왼쪽)과  북극(오른쪽)의 물 지도. 하늘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물을 나타낸다. - NASA 제공
2018년 8월, 미국 하와이대학교에서 공개한 달의 남극(왼쪽)과 북극(오른쪽)의 물 지도. 하늘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물을 나타낸다. - NASA 제공

달나라는 친구들이 지내던 지구와 환경이 아주 많이 달라. 자, 달에서 지내는 동안 주의해야 할 것들을 먼저 알려줄게. 주의하지 않으면 큰일 날 수도 있으니 집중!

 

● 달나라여행 주의사항 

 

첫 번째 , 달에서도 미세먼지 조심!
달에 다녀온 12명의 우주 비행사들은 모두 돌아오는 우주선에서부터 ‘달 알러지’라고 불리는 증상을 겪었어요. 콧물이 나거나 코가 막히고, 목이 따끔거리는 등 기관지에 이상이 생겼습니다. 때로는 눈이 따갑고 눈물이 나기도 했답니다. 알고보니 이 증상은 달에 다녀온 뒤, 우주 비행사들의 몸에 붙어있던 달 먼지 때문이었어요. 달에서 탐사를 마치고 우주선에 오른 우주 비행사들이 헬멧을 벗자 달 먼지가 우주 비행사들의 눈과 코로 들어간 거예요. 

 

NASA 제공
 

달 먼지와 지구의 먼지는 모양부터 달라요. 지구의 먼지는 바람이나 물에 의해 가장자리가 깎여요. 그래서 확대해 보면 둥글둥글한 모양이죠. 하지만 달에는 바람과 물이 없어 달 먼지 입자들의 끝부분이 날카롭고 뾰족뾰족하답니다. 이런 모양 때문에 사람의 기관지에 더 잘 달라붙을 수 있지요.

 

 

게다가 달에는 지구와 같은 자기장이 없어요. 그래서 낮에는 태양에서부터 양의 전하를 띠며 날아오는 ‘양성자’를 그대로 받지요. 그러면 습도가 낮은 달에서는 달 먼지에 양성자가 붙기 쉬워요. 이렇게 양성자를 얻은 달 먼지는 공중에 둥둥 떠올라 전하량이 낮은 달의 밤 쪽으로 이동한답니다. 즉, 정전기가 일어난 달 먼지는 바닥에 머물러 있지 않고 공중에 떠다니기 때문에 우주복이나 사물에 쉽게 달라붙을 수 있지요. 그럼 사람의 눈이나 기관지로 더 많이 들어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아폴로 17호에 탑승했던  우주 비행사 ‘유진 서난’은  달 먼지가 묻은 우주복을  입고 지구로 귀환했다. - NASA 제공
아폴로 17호에 탑승했던 우주 비행사 ‘유진 서난’은 달 먼지가 묻은 우주복을 입고 지구로 귀환했다. - NASA 제공

두 번째, 달 뒷면에선 연락두절
여러분이 만약 달의 뒷면으로 간다면, 지구에 있는 가족들에게 연락하기 어려울 거예요. 달의 뒤쪽에서는 지구까지 전파를 바로 보낼 수 없기 때문에 통신이 어렵거든요. 


달은 자전 주기와 공전 주기가 모두 약 27.3일로 같아요.  달이 스스로 한 바퀴 도는 동안 지구도 한 바퀴 공전하지요.  그래서 지구에서는 늘 달의 앞면 밖에 볼 수 없답니다. 

 

이 때문에 달의 뒷면은 늘 지구에서 먼 쪽에 있어요. 그래서 달의 뒷면과 지구 사이를 직진하는 전파를 쏘는 일은 불가능했지요. 


그런데 올해 5월 21일, 중국이 처음으로 달의 뒤쪽에 통신 위성 ‘췌차오’를 쏘아 올렸어요. 췌차오는 견우와 직녀를 이어주었던 ‘오작교’를 뜻하는 중국어예요. 달의 뒤쪽에 떠 있으면서 달과 지구 사이에서 전파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지요. 

 

L1부터 L5까지 지구와 달  주변에 있는 라그랑주 포인트  다섯 곳. 이중 통신 위성  ‘췌차오’는 달의 뒤쪽에 있는  L2 포인트에 머물러 있다.
L1부터 L5까지 지구와 달 주변에 있는 라그랑주 포인트 다섯 곳. 이중 통신 위성 ‘췌차오’는 달의 뒤쪽에 있는 L2 포인트에 머물러 있다.

 

지금 췌차오는 달의 뒷편에 있는 ‘라그랑주 포인트’를 돌고 있어요. 라그랑주 포인트는 두 천체의 중력이 평형을 이루어 중력이 0에 가까운 지점이에요. 지구와 달 근처 라그랑주 포인트에 위성을 띄우면 어느 한 쪽으로 추락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머무를 수 있지요. 


하지만 아직 달의 뒷면에는 전파를 보낼 수 있는 장비가 없어요. 이에 중국은 올해 12월, 달의 남극 뒤쪽으로 탐사선 ‘창어 4호’를 보낼 계획이랍니다.

 

유럽우주국은 지난 8월,  달 먼지와 같은 성분으로  만든 1.5t 짜리 벽돌을  공개했다. - ESA 제공
유럽우주국은 지난 8월, 달 먼지와 같은 성분으로 만든 1.5t 짜리 벽돌을 공개했다. - ESA 제공

 

● 달나라 광산투어 

 

달에 광산이 있다고?!
지금까지 우주 비행사들은 여섯 번에 걸쳐 달을 방문하면서 모두 382kg의 달 암석을 지구로 가져왔어요. 이후, 과학자들은 달에서 가져온 암석이 어떤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분석했지요. 

 

Wknight94(W) 제공
Wknight94(W) 제공

그 결과 달에서 가져온 암석은 산소 40%, 실리콘 20%, 철 12%, 칼슘 8.5%, 알루미늄 7.3%, 마그네슘 4.8%, 타이타늄 4.5% 등으로 구성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어요. 또 지구에서 찾기 힘든 헬륨-3과 헬륨-4도 발견됐지요. 


이중 과학자들은 헬륨-3에 주목하고 있어요. 헬륨-3은 원자력 발전 과정 중 핵융합 반응에 쓰이는 삼중수소를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죠. 지구에서 삼중수소는 자연상태에서 찾을 수 없어 리튬과 중성자를 반응시켜 만들어야 해요. 매우 비싸고 복잡한 과정이지요. 그런데 이를 헬륨-3으로 바꿀 수 있다면, 과정도 줄이면서 비용도 아낄 수 있답니다.

 

달에 매장된 헬륨-3의 지도. 붉은색에 가까울수록  매장량이 많다. - Chinese Science Bulletin 제공
달에 매장된 헬륨-3의 지도. 붉은색에 가까울수록 매장량이 많다. - Chinese Science Bulletin 제공

그런데 지구와 달리, 달에서는 타이타늄이 있는 곳에서 흔히 헬륨-3을 찾을 수 있어요. 타이타늄과 산소, 철 등이 뭉쳐 암석 ‘일메나이트’가 만들어질 때, 광물 입자 사이사이에 공간이 생겨요. 지구라면 중력 때문에 그 공간이 아주 작지만, 달의 중력은 지구의 6분의 1밖에 되지 않지요. 따라서 달에서는 그 사이 공간에 태양에서 날아온 헬륨-3이 끼어들 수 있는 거예요. 


이렇게 달의 토양에 끼어든 헬륨-3의 양은 상당해요. 중국의 달 궤도선인 ‘창어 1호’가 수집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달의 앞면에 헬륨-3이 37만t, 뒷면에 29만t이나 있었지요. 


달에 이렇게 자원이 풍부하다보니, 달에 있는 자원을 채굴할 목적으로 달 탐사를 계획하는 곳도 있어요. 바로 미국의 민간 기업 ‘문 익스프레스(Moon Express)’예요. 문 익스프레스는 2016년, 민간 최초로 달에 착륙해도 된다는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기도 했지요. 

 

문 익스프레스가 개발 중인 달 자원탐사선 ‘MX-5’의 모습. - Moon Express 제공
문 익스프레스가 개발 중인 달 자원탐사선 ‘MX-5’의 모습. - Moon Express 제공

문 익스프레스는 2020년까지 달의 암석을 상업적으로 수확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어요. 우선 2019년, 가장 먼저 달의 토양을 탐색할 탐사선 ‘MX-1’을 달로 보내고, 이후 조금 더 큰 탐사선 MX-2, MX-5, MX-9를 차례대로 달에 보낼 계획이랍니다. 


문 익스프레스 밥 리차드 대표는 “정부만 달 암석을 갖는 시대를 넘어 모든 사람들이 달의 암석을 가질 수 있는 날을 꿈꾼다”고 말했답니다. 

 

언젠가 우주에서 이런 셀카를 찍을 날이 올까요? NASA의 우주 비행사 트레이시 콜드웰 다이슨이 ISS에서 촬영한 셀카 – NASA 제공
언젠가 우주에서 이런 셀카를 찍을 날이 올까요? NASA의 우주 비행사 트레이시 콜드웰 다이슨이 ISS에서 촬영한 셀카 – NASA 제공

달나라 여행이 너무 먼 미래의 일처럼 느껴지나요? 여기 정말 달나라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와이에서 달 기지 건설을 시험해 보고 있는 테트리스 컴퍼니 ‘헹크 로저스 회장’과 인류 최초의 달도시 떠나는 사람들 ‘아르테미스’를 소설로 쓴 ‘앤디 위어’ 작가입니다.  


*관련기사 : 어린이과학동아 19호 '옥토끼와 떠나 보자! 달나라 안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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